코를 고는 아이를 보면 하루 열심히 놀아 피곤한가 보다 하고 무심코 넘기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소아 코골이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커져 있다면 수면 장애는 물론,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이에 더해 이비인후과 김영효 원장(김영효이비인후과)은 "숙면을 취하지 못한 아이들이 주간에 졸음을 쫓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산만한 아이로 비칠 수도 있다"라고 전한다. 편도가 커지는 원인부터 수술 방법까지, 김영효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Q. 코골이가 심한 아이들이 병원에 가면 ‘편도가 커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하는데요. 편도와 코골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가요?
편도는 우리 몸에서 세균과 맞서 싸우는 면역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편도는 목 안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것이 너무 커지면 반대로 목구멍은 그만큼 좁아집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목구멍을 통해 폐로 넘어가야 하는데, 목구멍이 좁아지면 이곳을 공기가 빠르게 지나면서 목젖이 부르르 떨리고, 코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골이가 더 심해지면, 기도가 막혀서 숨을 쉬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수면 무호흡’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이 발생하면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어른처럼 코를 심하게 골고, 숨을 쉬지 않아요”라고 걱정스럽게 말씀하시며 병원을 찾으시게 되는 것이죠.
Q. 그렇다면 편도는 어떤 이유로 커지는 건가요? 편도 비대증의 원인이 궁금합니다.
모든 분들은 어렸을 때 편도가 어느 정도 커져 있었을 것입니다. 편도라는 면역 기관은 출생 직후부터 만 10세까지 커지다가 이후 성인이 되기까지 점점 작아지는 성장 패턴을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편도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코골이가 생겼다가 점차 성장하며 편도가 다시 작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코골이가 없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편도가 지나치게 커져서 기도를 막는 수면 무호흡이 생기거나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는 수술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합니다.
Q. 편도 비대증과 함께 많이 언급되는 것이 ‘아데노이드 비대증’입니다. 편도 비대증과 비교해 생소하게 느껴지는데요. 이는 어떤 질환인가요?
‘아데노이드’라는 이름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으신데요. 아데노이드 역시 편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우리가 흔히 편도라고 부르는 것은 목구멍 안쪽에 위치한 ‘목 편도’고요. 이보다 깊숙하게 위치해 있는 코 편도를 바로 ‘아데노이드’라고 합니다.
어린아이들에서 목 편도가 커져 있을 때는 대개 코 편도, 즉 아데노이드 역시 비대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동시에 절제해 주는데요. 이러한 수술을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술’이라고 부릅니다.
Q. 편도가 크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성장기에는 편도가 어느 정도 커지기 때문에 단순히 크기가 좀 크다고 해서 편도 수술을 권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편도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편도 비대 때문에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수면 무호흡이 발생하면 아이의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밤에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또래보다 성장이 느려집니다. 이로 인해 키도 잘 안 크게 되죠. 또 밤에 깊이 수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데요. 아이들이 이 졸음을 극복하기 위해 과다한 행동을 하면서 산만하거나 주의력이 결핍되어 있는 아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편도에 염증이 너무 자주 생기는 경우입니다. 최근 2, 3년간 적어도 10여 차례 정도 편도염이 발생했다거나 편도염 때문에 너무 심하게 열이 나서 입원을 해야 할 정도였다면 편도염이 생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편도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각종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세균의 저장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편도 조직에 있던 세균이 코 안쪽에서 축농증, 귀로 넘어가면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축농증이나 중이염이 너무 자주 발생하는 아이들도 편도 수술을 고려해 볼 수가 있습니다.
성장기 아이들이 코를 골고, 수면 무호흡이 나타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아이들의 편도를 절제해도 괜찮은가요? 수술에 대한 걱정∙불안감을 갖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편도는 면역 기관인 만큼, ‘절제하면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편도 외에도 수많은 면역 기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편도를 절제하더라도 전신적인 면역력과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따라서, 편도 수술을 한 후 아이 몸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Q. 그렇다면 소아 편도 수술치료 시기는 언제쯤이 좋을까요?
편도 수술은 전신마취 수술이다 보니 주로 나이보다는 몸무게를 기준으로 수술 시기를 정하는데요. 몸무게가 15kg 이상이라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편도 수술을 집도하다 보면,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편도염을 앓은 횟수가 적기 때문에 수술이 더 쉬운 편입니다. 출혈도 적고, 수술이 끝난 후에도 통증이 적은 경우가 많죠. 반면 편도염을 한 번이라도 더 앓았던 큰 아이들이나 성인의 경우에는 염증 때문에 편도가 주변 조직에 유착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를 떼어낼 때 주변 조직에 손상이 좀 더 가해지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좀 더 심하고, 출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편도 수술 자체는 응급한 수술을 아니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면 편도염이 반복되기 전, 좀 더 빨리 수술을 결정하시는 것이 아이를 위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영효 원장 (김영효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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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