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되찾아온 삶 <생초국제조각공원 –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 있다. 책에 따르면 “미쳤다는 것은 감각적 인식이 고조되는 상태이거나 남들이 경험하지 않는 것을 보고 듣는 것과 평범하고 일상적인 경험을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편 요즘 젊은이들은 간혹 맛이나 환경에 너무 감동적일 때 <미쳤다.>라는 표현을 한다. 언어를 가지고 노는 입장에서는 <구지 저렇게 표현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런데 오늘 경남 산청군을 휘돌아 지리산 자락을 파고들면서 나도 모르게 <와 미쳤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해마다 보아온 4월의 푸르름이 해마다 새롭게 가슴을 헤집어 놓는다. 고속도로변 등꽃은 더 이상을 기대할 수 없이 만발하였다. 산에 서 있는 나무라는 나무는 온통 새순은 틔워 지리산 산자락은 살아볼만한 세상으로 또 다시 초록 초록 가닥을 추려 내려앉았다. 그런 가운데 산청군 생초국제조각공원의 낮은 꽃들의 축제라니 낮아질수록 더욱더 화려해지는 꽃잔디길을 한바탕 걸어보기로 한다. 아침 7시 30분 도착하니 한가롭고 꽃들은 차분하다. 역시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몰리는 축제장을 목적으로 가는 길은 새벽출발이 더 없이 좋다. 특히 여행을 시작하는 느낌은 새벽공기만한 것도 없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내 동네를 고요히 익숙하게 빠져나오는 순간이거나 착 가라앉은 새벽공기를 킁킁거리며 운전대를 잡는 기분은 우선 활기참이다. 어젯밤 팔다리가 쑤시던 기억이랄지 온 몸이 몸살기로 욱신거렸던 통증의 패턴도 다시 시작하는 하루의 새벽공기는 단번에 싹 잡아주는 특효약이 되는 것이다. 매년 이맘 때 산청에 있는 생초국제조각공원를 다녀오고자 계획했다가도 먼저 트고 나오는 초록 이파리에 마음 팔려 옆길로 빠져버린 몇 년이 훌쩍 지나버렸었다. 올 사월은 꽃잔디 개화시기에 맞추어 온 것이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일대에 분홍빛이 내려앉았다. 경호강을 내려다보는 완만한 경사 위에 3만㎡(약 9,000평) 부지를 가득 채운 꽃잔디가 일제히 피어났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꽃잎들이 실눈을 뜨고 맞이하는 앙징스러움도 있다. 국내외 작가들의 20여 점의 작품으로 이미 문화예술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뿐더러 공원 내에는 가야시대 생초고분군 2기와 어외산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천 년 전 유적과 현대 조각이 같은 경사면 위에서 공존하는 독특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 단순한 자연공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고분군 주변 산책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역사와 현재의 예술이 동시에 시야에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느 방향에서 내려다보아도 어떠한 배경도 완성된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상단부로 오르면 경호강과 주변 산세가 한눈에 펼쳐지는 조망 지점에 닿는다. 공원 내 경사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200km가까이 운전을 하고 산책을 하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공원 인근에는 어외산성이 함께 위치해 역사 탐방이 적합하도록 동선이 연계되어 있었지만 이곳에 오면서부터 계획했던 또 다른 곳 빨치산 토벌 전시관이 있어 한 바퀴 휘 둘러본 후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오는 길에는 <목아전시관>이 있어 잠시 둘러본다. 산청 목조각장전수관은 <국가무형 유산 제 108호 목조가 가장 목아 박찬수의 기능과 정신을 통해 전통 목조 강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2011년 10월 건립되었다>고 되어 있다. 국가 무형유산 목조가 가장 박찬수의 예술혼이 가득 담긴 목아전수관은 교육뿐만 아니라 전시와 전통문화의 역사와 미래를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데 휴일이라 문이 닫혀있어 각 방마다 닫힌 특유한 문틀의 문향만 들여다보고 돌아 나왔다. 그렇게 9시를 약간 지나 내려오는데 지금부터 몰리기 시작하는 인파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야말로 축제분위기는 지금부터였다. 정해진 주차장이나 축제장이 따로 없어서 춘상객들을 실은 버스들이 길 가장자리에 줄줄이 서고 축제장을 돌고 도는 간식거리 장사들은 인도에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부산한 축제장을 벗어나 이곳에서 약 50km떨어진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으로 향한다. 빨치산토벌전시장 가는 길에 하동방면으로 접어 들면서 지리산자락의 푸르름은 그야말로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푸른 5월이라지만 연둣빛 싹을 트고 나오는 이파리가 4월을 몽땅 뒤엎는 신비감을 느낄 수 있는 차마 자동차로 달리기에는 참으로 아까운 풍경이다. 가는 내내 창문을 열고 “미쳤다. 미쳤네.>를 거듭 중얼거리며 빨치산토벌전시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중심으로 6·25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을 주제로 빨치산들의 생활상, 군경의 토벌 상황과 양민들의 고통을 생생한 자료를 통하여 전시하고 있는 역사 공간으로 빨치산의 실체와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2001년 건립한 2층 규모의 전시관으로, 1층 역사실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의 기간에 걸쳐 빨치산이 형성된 배경과 빨치산 관련 사건 등을 보여주고, 2층 생활실, 산청과 지리산실, 소영상실에서는 지리산에서의 빨치산과 토벌부대 생활상과 지리산이 간직한 역사·자연경관 및 산청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빨치산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상영한다. 당시 빨치산과 군경토벌대가 사용한 총기류와 의복·공민증·화폐·나침의 등의 압수품, 토벌 작전 모형, 다양한 사진자료와 설명자료를 갖추고 있다. 야외전시장에서는 움집과 바위 동굴 등 빨치산의 지리산 아지트 8개를 복원하여 인형 모형과 함께 설치하였고, 탱크·장갑차·포 등의 무기류와 다양한 조형물들을 전시하였다.>-출처 네이버 중동전쟁으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이 불편을 겪고 있는 지금 오늘은 이 중요한 이슈들을 새겨보고 싶었다. 그리고 한국전쟁 전후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 등 당시의 역사를 돌아보고 살펴보고자 이곳에 들어왔다. 입구에 도착해보니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중산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지리산 빨치산 토벌 전시관은 한국전쟁 전후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 등 당시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2001년 개관해 성인 기준 1,000원의 입장료를 받아오다가 요즘은 무료로 개방하고 있었다. 특히 지리산이 간직한 역사와 자연경관과 아울러 산청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또한 야외전시장에서는 움집과 바위동굴 등 빨치산의 아지트와 다양한 무기류와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빨치산토벌전시장에서 내려 보는 지리산의 위엄은 대단하였다. 단 한 송이 꽃이 없는 풀 핀 지리산 자락을 굽어본다. 가슴이 벅차오름과 드디어 세상에 나와 이보다 더한 황홀함은 없을 듯 초록물결 만개한 숲을 여한 없이 만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특별하게 고생해온 인생이라지만 원 없이 꽃을 보았고 풀 피어 산 오르는 풍경을 원 없이 굽어보았으니 잠시 사람으로 하여금 아팠던 날들이야 사소하게 묻어둘 수 있지 않겠던가? 말하지 않아도 남아 있는 기억 때문에 혼란스럽다가도 오늘 지리산 자락의 여행길에 머문 지금 이 순간으로 하여금 다시 삶의 활력을 되찾아 간다.
*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536 1-2층 * 생초국제조각공원 -경남 산청군 생초면 산수로 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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