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들의 주된 여가 생활인 스포츠도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모두가 하는 운동을 하여야 하고, 모두가 관심 있는 운동 경기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일상생활의 대화 속에서 ‘왕따’를 당한다. 그리고 이렇게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면에 프랑스는 서로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대화의 좋은 내용이 된다. 프랑스는 ‘취향의 다양성’이 특징인 사회이다. 따라서 프랑스는 스포츠 부문에서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 사회에서 하나의 스포츠를 가지고 붐을 일으키기란 매우 어렵다. 미국 같은 경우는 일부 운동경기, 즉 미식축구, 농구, 야구 등에만 우수한 운동선수들과 돈이 집중되어 있다. ‘취향의 다양성’보다는 ‘취향의 대중성’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스포츠 면에서도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골프를 치다가도 골프가 대중화되면 그만둘 정도로 차별화를 중요시한다. 일 부문에서는 할 수 없이 남들과 비슷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취미는 남들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다. 프랑스 텔레비전에서는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야구나 농구 배구 등을 쉽게 볼 수 없다. 프랑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운동경기는 자동차 경주, 축구, 요트 경주, 테니스 등이다. 그중에 매년 6월에는 세계적인 테니스 대회가 있다. 세계 4대 테니스 그랜드 슬램 중에 하나인 프랑스 오픈이 롤랑 가로스(Roland Garros) 경기장에서 열린다. 흙으로 만들어진 코트에서 진행되는 유일한 대회이다. 따라서 매년 6월이 오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민에 빠진다. 6월은 학생들이 학기를 마치면서 시험을 보아야 하는 달이기 때문에, 거의 전게임을 중계하는 TV 방송이 시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심한 유혹이 된다. 필자는 전 게임을 녹화하여 비디오가 빠르게 돌아가도록 하면서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는 매년 6월이 되면 테니스 라켓과 공의 판매량이 치솟는 일도 반복된다.
그리고 7월이 오면 <뚜르 드 프랑스>라는 <프랑스 전국 일주 사이클>대회가 열린다. 프랑스인들이 축구나 테니스보다도 더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가 사이클이다. <뚜르 드 프랑스>는 1903년에 시작된 세계 최대의 자전거 도로경기이다. 금년에 100주년을 맞지만 2번의 세계 대전으로 몇 해가 빠져 실제로는 90회째다. 프랑스 전국을 2주일에 걸쳐 한 바퀴 도는 레이스이다. 이때 프랑스는 바캉스를 겸해 1천 500만 명의 관람객이 이 레이스를 보기위해 몰려든다. 가장 멋진 구간은 피레네 산맥과 알프스 산맥을 무대로 펼쳐지는 산악 스테이지이다. 코스에 따라서는 선수들이 지나가기 며칠 전부터 캠핑카를 타고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들은 길가에 서 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스타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경기는 자동차 랠리(rally)처럼 이동구간과 경기구간으로 나뉘는 스테이지(stage) 방식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출발지는 매년 바뀐다. 금년에는 빠리이고, 7월 5일 에 출발하여 7월27일에 도착한다. 경기의 최종 도착지는 빠리의 샹젤리제 거리이다. 그리고 각 구간마다의 선두주자는 ‘마이요 존느’라는 노란색 티셔츠를 입는다. 노란색은 당시 경기를 주최한 신문의 종이 색깔에서 유래했다고들 한다.
프랑스 지방 사람들은 매년 <뚜르 드 프랑스>의 코스가 자기 마을 옆을 지나가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로비한다. 자신의 마을을 프랑스 전국에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대규모 선수단과 그 보조원들 그리고 기자단이 모두 <뚜르 드 프랑스>의 진행에 따라 이동하므로 특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6월에 열리는 <롤랑 가로스>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가 빠리의 근교에서 벌어지는 부르주아 냄새가 물씬 풍기는 행사라면, <뚜르 드 프랑스>는 온 국민이 함께 하는 서민적 행사이다.
첫댓글 취향의 다양성이 취향의 대중성을 잎서는 고급 사회개념임을 알것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