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를 탈 없이 보내기란 쉽지 않다. 세주(歲酒)에 취해 실수를 하거나 배탈·설사·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세찬을 양껏 먹었다간 새해에 세운 다이어트 계획이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설날은 살이 찌기 쉬운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며 “실내에서 대화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여럿이 한 상에서 식사를 하므로 평소보다 식욕이 왕성해진다”고 말했다.
설날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준비하는 음식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 한다. 만둣국ㆍ족편ㆍ편육ㆍ전유어ㆍ떡산적ㆍ갈비찜·육회 등 동물성 식품과 떡국·잡채·전·수정과·식혜·약과 등 탄수화물 식품이 주축이 된다는 것이 세찬의 특징.
그러기에 세찬은 대부분 고칼로리·고탄수화물 음식이다.
떡국 한 그릇의 열량은 600㎉ 정도다. 두 그릇을 먹으면 성인의 한 끼 적정 열량(700~800㎉)을 초과한다. 열량이 약과는 개당 50㎉, 녹두전 한 장은 320㎉, 식혜는 200mL 한 잔에 150㎉, 쇠고기 산적은 212㎉에 달한다. 식혜 한 잔을 마신 뒤 섭취한 열량을 다 소모하려면 1시간30분은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떡국에 전·잡채·약과(모두 탄수화물 식품)를 곁들이면 마치 밥(떡국) 위에 밥 3개를 더 얹어 먹는 것과 다름없다. 설날 연휴엔 식사(밥)량을 반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떡국ㆍ만둣국ㆍ잡채 등을 먹은 뒤 밥까지 한 공기 비우면 열량 섭취가 과도해지기 때문이다.
조리할 때 조금만 신경 써도 열량ㆍ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잡채를 만들 때 채소는 볶지 말고 전자레인지에 데쳐 먹는다. 전을 데울 때도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팀장은 “나물은 기름에 볶지 말고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며 “구이ㆍ튀김 요리 대신 찜ㆍ조림 요리를 하는 것이 체중 조절에 이롭다”고 설명했다.
작은 그릇에 음식을 담는 것도 요령이다. 음식의 양이 많아 보여 금세 숟가락을 내려놓게 된다. 열량이 낮은 채소를 듬뿍 넣어 양을 늘린 뒤 조리하는 것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데 유익하다. 생선은 토막보다 온마리를 상에 올린다. 푸짐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떡국을 먹을 때 겨울철 별미인 동치미를 곁들이면 소화가 잘된다. 동치미의 주재료인 무에 각종 소화 효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부침개ㆍ국수ㆍ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을 장만했다면 무채ㆍ깍두기를 함께 올리는 것이 식체 예방에 이롭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설날이라고 해서 음식을 너무 많이 장만하는 것은 위생은 물론 영양적으로도 좋지 않다”며 “남은 채소를 데칠 때마다 기름을 추가해야 맛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선조들은 설날에 채소를 구하기 힘들어 묵은 나물을 즐겨 드셨다. 요즘은 겨울에도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잡채를 만들 때 시금치·당근·양파 대신 파프리카·버섯을 넣거나 고기완자전을 빚을 때 고기 양은 줄이고 두부·채소 등 신선 채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날에 과음하지 않으려면 술 마시기 한두 시간 전에 떡국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마신 뒤 갑자기 허기가 느껴지고 음식이 당긴다면 약식 한두 개를 먹거나 시원한 동치미를 마시는 것이 좋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설날은 살이 찌기 쉬운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며 “실내에서 대화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여럿이 한 상에서 식사를 하므로 평소보다 식욕이 왕성해진다”고 말했다.
설날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준비하는 음식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 한다. 만둣국ㆍ족편ㆍ편육ㆍ전유어ㆍ떡산적ㆍ갈비찜·육회 등 동물성 식품과 떡국·잡채·전·수정과·식혜·약과 등 탄수화물 식품이 주축이 된다는 것이 세찬의 특징.
그러기에 세찬은 대부분 고칼로리·고탄수화물 음식이다.
떡국 한 그릇의 열량은 600㎉ 정도다. 두 그릇을 먹으면 성인의 한 끼 적정 열량(700~800㎉)을 초과한다. 열량이 약과는 개당 50㎉, 녹두전 한 장은 320㎉, 식혜는 200mL 한 잔에 150㎉, 쇠고기 산적은 212㎉에 달한다. 식혜 한 잔을 마신 뒤 섭취한 열량을 다 소모하려면 1시간30분은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떡국에 전·잡채·약과(모두 탄수화물 식품)를 곁들이면 마치 밥(떡국) 위에 밥 3개를 더 얹어 먹는 것과 다름없다. 설날 연휴엔 식사(밥)량을 반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떡국ㆍ만둣국ㆍ잡채 등을 먹은 뒤 밥까지 한 공기 비우면 열량 섭취가 과도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팀장은 “나물은 기름에 볶지 말고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며 “구이ㆍ튀김 요리 대신 찜ㆍ조림 요리를 하는 것이 체중 조절에 이롭다”고 설명했다.
작은 그릇에 음식을 담는 것도 요령이다. 음식의 양이 많아 보여 금세 숟가락을 내려놓게 된다. 열량이 낮은 채소를 듬뿍 넣어 양을 늘린 뒤 조리하는 것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데 유익하다. 생선은 토막보다 온마리를 상에 올린다. 푸짐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떡국을 먹을 때 겨울철 별미인 동치미를 곁들이면 소화가 잘된다. 동치미의 주재료인 무에 각종 소화 효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부침개ㆍ국수ㆍ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을 장만했다면 무채ㆍ깍두기를 함께 올리는 것이 식체 예방에 이롭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설날이라고 해서 음식을 너무 많이 장만하는 것은 위생은 물론 영양적으로도 좋지 않다”며 “남은 채소를 데칠 때마다 기름을 추가해야 맛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선조들은 설날에 채소를 구하기 힘들어 묵은 나물을 즐겨 드셨다. 요즘은 겨울에도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잡채를 만들 때 시금치·당근·양파 대신 파프리카·버섯을 넣거나 고기완자전을 빚을 때 고기 양은 줄이고 두부·채소 등 신선 채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날에 과음하지 않으려면 술 마시기 한두 시간 전에 떡국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마신 뒤 갑자기 허기가 느껴지고 음식이 당긴다면 약식 한두 개를 먹거나 시원한 동치미를 마시는 것이 좋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