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장 앞에 강정마을회가 설치한 천막을 지난 10일 철거하면서 벌어진 공권력 남용과 주민 추락사고, 그리고 제주도정의 처사와 경찰의 사실 왜곡에 분노한 강정마을회가 13일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도청을 방문, 격렬히 항의하며 규탄했다.
지난 12일 경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필두로 강정 주민들과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제주경찰청 정문에 모여 제주도정과 경찰을 규탄하며,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향해 날을 세우고, “이번 사태에 대해 1차적인 책임자인 김재봉 서귀포시장을 즉각 해임하고 공개사과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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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마을회 등 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에서는 13일 오전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사실 왜 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제주지방경찰청 앞에서 열었다. |
| ▲ 기자회견이 끝난 후 경찰청 현관 앞에서는 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하는 강정마을회와 경찰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해 경찰 공권력의 위상이 한없이 추락한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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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며 제주지방경찰청장을 향해 “우리는 서귀포경찰서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하며, 피해자와 강정주민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강정주민 추락사고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회에서는 현재 제주도지사, 서귀포시장, 제주지방경찰청장, 서귀포경찰서장, 그리고 강제 철거 당시 현장 지휘 경찰 책임자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 위한 준비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근민 제주도지사에 대해 날을 세웠다. “‘강정주민들이 눈물을 딲아주겠다’던 우근민 도지사의 3년 전 취임 일성이 지켜지리라고 믿는 도민은 이제 아무도 없다”고 우 지사를 공격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던 우 도정의 수차례의 약속은 이미 거짓임이 증명되어 가고 있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어 이들은 경찰의 공권력 남발과 “강정 관련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률 전국 최고”를 거론하며 경찰을 규탄했다.
추락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사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서는 여론을 호도하고, 동영상이 공개돼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논란을 일으키자 뒤늦게 구구절절한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 사고에 대해 당초 경찰은 난간 바깥쪽으로 걸어가던 여성을 경찰관이 구조하려다 경찰도 같이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확 잡아채는 과정에서 중심이 바깥쪽으로 쏠린 경찰이 먼저 떨어졌고, 두번째 경찰도 이 같은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두 손을 모은 채 난간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동영상으로는 무슨 때문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경찰이 김씨 옆으로 다가가 어깨를 부딪쳤다.
그리고 이 충격에 몸의 중심을 잃은 김씨는 곧바로 강정천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 동영상에 의해 당시 추락 상황이 명백히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붙자 경찰은 그제서야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후 경찰은 "경찰관들이 그 위험시설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혼잡한 상황이었는데, 마침 그 주민의 옆에 앉은 남자를 이동시키려다 팔 부위로 그 주민을 건드리게 되어, 순간 몸의 중심을 잃고 벼랑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어 "그 즉시 경찰관 2명이 주민을 구조하려고 움직였는데, 1명은 그대로 벼랑으로 떨어졌고, 1명이 주민의 손을 잡았으나 하중에 못 이겨 주민과 함께 떨어지며 주민과 경찰관들이 다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현장 경찰관들이 위험을 제거하고 안전을 확보하려는 과정이었고, 일부러 주민을 건드린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추락사고 현장이 선명하게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자 경찰은 당초 발표를 철회하고, 또 다른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경찰의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버렸다.
제주경찰은 제멋대로 사실을 왜곡하며 자신들의 의도를 힘으로 관철시키려드는 ‘폭력집단’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덧붙여 공권력 남용과 부주의한 행태에 대한 법적 조치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의 무리한 행태와 거짓은 두고두고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거짓 해명을 한 서귀포경찰서는 책임과 비난의 화살에서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마을회와 ‘범도민 대책위’는 이날 제주도청 및 제주지방경찰청 항의 방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매일매일 힘겹고 눈물겨워도 무지막지한 권력과 폭력이 우리의 저항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저항을 멈추는 길은 공권력을 동원한 탄압이 아니라,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는 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제주지방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하며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자신들을 향한 비난을 의식한 듯 이들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채, 청장이 지금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며 차후 면담일정을 잡고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강정마을회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제주도정 및 경찰과 더욱 날을 세우며 강경대응을 천명해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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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위상을 세우려면 비겁해서는 안됩니다. 당당한 경찰이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