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7장)
31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
32 사람들이 귀 먹고 말 더듬는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33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34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35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여졌더라
36 예수께서 그들에게 경고하사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 경고하실수록 그들이 더욱 널리 전파하니
37 사람들이 심히 놀라 이르되 그가 모든 것을 잘하였도다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묵상)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31)
두로와 시돈은 갈릴리 북서쪽에 있는 지중해와 인접한 항구도시이고, 데가볼리는 갈릴리 남동쪽에 있는 열개 도시 지방이다. 이 지방을 다 다니려면 직선거리로도 170km가 넘는 바, 현대 도로여행으로 하면 300km가 넘는 거리다.
예수님께서 매우 먼 거리를 여행하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모두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자 하신 예수님의 열심을 드러낸다. 주예수님, 제게도 이런 주님의 복음 전파 열심을 주십시오.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34)
에바다는 당시 공용어인 아람어이다. 이것을 성경의 언어 헬라어로 음역한 것이다.
귀먹은 자는 타인의 말을 듣지 못하므로 제대로 된 언어를 배울 수가 없다. 따라서 말이 어눌하고 소리치는 것 외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자의 귀를 밝게 하셔도 그동안에 배우지 못한 말들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고치셔서 잘 알아 듣고 분명하게 말하게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치료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고치신 것이 특이하다.
무리에게서 벗어나 따로 데리고 가서 손가락을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상상해보면 중지를 귀에 넣고 엄지에 침을 발라서 혀에 대고 있는 모습이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딸을 단지 말씀으로만 고치신 분이 여기서는 왜 이렇게 복잡하게 병을 고치시는가?
물론 그 이유를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귀머거리 자신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자신을 무리에게서 벗어나서 조용한 곳에서 일대 일로 자신을 터치하시면서 고치시는 그분을. 그런 행위는 자신을 수 많은 사람 중에 하나로 취급하시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생각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 귀머거리의 나중의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부정해도 이 사람은 예수님을 부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경고하사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36)
예수님께서 병자를 고치신 것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함이 아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예수님의 기적에 환호했어도 결국은 예수님이 못박힐 때 상당수가 동조할 사람들임을 잘 알고 계셨다. 예수님께서 병자를 고치신 것은 단지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셨기 때문이었다.
주님, 저도 이러한 주님의 마음을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를 대하실 때 단체로 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따로 만나시고, 은밀한 곳에서 나를 치료하시는 분이시다. 마치 무리에게서 벗어나서 조용한 곳에서 귀먹고 말이 어눌한 자를 고치시듯이 주님께서는 나를 은밀한 곳에서 만나셔서 고치시고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주 예수님, 오늘 아침 주님과 일대 일의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저를 만져주시고 치료해주십시오.
육신의 정욕으로 오염된 심령을 고쳐주시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을 입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