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자 게놈 분석 성공
- ▲ 정자의 게놈 분석에 사용된 마이크로 칩과 정자가 유영하는 모습을 합성한 그래픽. /셀제공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정자의 게놈(genome·유전체 정보)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 과학저널 '셀(Cell)'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은 건강한 자녀를 둔 40세 남성으로부터 채취한 정자 91개의 유전자 정보를 모두 해독해냈다.
인체 세포는 23쌍의 염색체를 갖는다. 하지만 정자와 난자는 예외다. 이들은 쌍이 아닌 23개의 염색체만 갖고 있다가 서로 만나 수정이 되면 23쌍의 염색체를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자에서 온 염색체 가닥과 난자의 염색체 가닥이 서로 뒤섞여 원래의 가닥과는 다른 염색체 쌍으로 변모한다. 이런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한다. 한 부모에서 난 자녀들이 저마다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자 게놈의 분석은 쉽지 않았다. 정자는 그 자체가 단 하나의 세포여서 유전 정보가 적고 따로따로 분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정자들이 포함된 용액을 3㎠ 크기의 마이크로 칩 속으로 흘렸다. 칩 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물길과 밸브가 있어, 정자를 하나씩 분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전정보를 증폭시키는 성분을 넣어 정자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불임을 일으키는 정자의 유전자 돌연변이나 결함을 찾아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래에는 특정 정자나 난자를 골라 수정하는 시험관 아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정자들이 생존하지 못했지만, 기술 진보로 정자를 죽이지 않는 새로운 분석법이 나온다면, 정자를 골라잡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 각 세포 속에 있는 설계도를 읽는다는 것은 그 설계도에 대한 재 조립도 가능하다 봅니다.
그 시대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의 수명이나 여러 기능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