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
바람이 부는것도 눈이 내리는것도 나는 별반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내리는 보슬비, 비를 맞고 머리를 탈탈 털으면 잠시후면 마를만한 보슬비를 무척이나 좋아한단다.
난 조금씩 내리는 비에는 우산을 잘 쓰지 않는다.
그래도 대머리가 되지도 않았고, 육십이 훌적넘은 나이지만 흰머리도 별반없고 머리숱도 충분하게 가득하다.
비 맞으면 대머리가 된다는 남들이 하는 소리도 믿을게 못되는가 보다.
시원하게 비를 맞고 머리를 탈탈털고 화장지로 팔을 닦으면 기분도 좋고 그만이다.
오늘은 저녁을 일치감치 먹고 시원하게 사워를 하고는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고 침대 위에서 기대고 티비 프로그렘 식객 허영만 선생의 백반기행을 보면서 창문밖 보슬비 내리는 아파트 공원을 바라보고 있다.
너무 시원하고 마음도 착 가라앉는 차분해지는 기분이다.
이런 기분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펜을 들게 만드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집사람은 성질 만큼이나 요리를 잘 하는 편인데 오늘 저녁에는 바다장어 요리를 하는데 양념구이가 먼저되어 산삼배양근주 한병을 까서 밥 조금하고 맛나게 먹었다.
산삼배양근주랑 궁합이 딱 맞았다. 장어탕도 끓이는데 나는 성격이 급해서 기다리질 못하고 술 한병을 장어구이랑 다 먹어버렸다.
집사람이 장어탕은 내일이나 먹으란다.
장어 두첨을 깻잎에 양파 한쪽과 양념장 조금을 얹어서 입에 넣으니 달작지근하니 살살 녹았다.
후식으로 수박을 한점씩 먹기좋게 썰어놔서 이쑤시게로 시원하게 몇점을 먹고 침대위에서 티비를 보면서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