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5시경 집회를 마친 각계 대표단이 농협중앙회 측에 면담을 촉구하며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농협중앙회 측이 이날 오전에 이어 이를 거절했고고 경찰병력이 농협중앙회 건물을 모두 에워싸고 대표단 이동을 가로막았다.
△1일 오후, 농협중앙회 신관 앞을 지키던 경찰병력이 도로로 몰려나오며 참가자들을 진압했다. 경찰이 쫓기는 한 참가자를 향해 방패를 치켜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에 농협중앙회 신관 건물로 진입하려는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순식간에 농협중앙회 앞 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소화분말을 쏘고 방패로 참가자들을 진압했고 노동자, 농민들은 흙과 나무 묘목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경찰은 진입과정에서 쓰러진 농협노동자들에게 수차례 방패와 발길질을 가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후 6시 현재 농협노조 전북본부 관계자가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강원지역본부 허남일 수석부본부장이 방패에 머리가 찢어져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 된채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또 전북본부 안남문 본부장이 손가락 부상을 당해 신촌 연세병원에서 수술을 받는가 하면 경찰 방패에 머리를 찢기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농협중앙회 건물 밖으로 나와 도로를 에워싼 경찰은 무대위까지 올라가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려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서정길 부의장의 안경이 파손되기도 해 전농 관계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고 한 사복형사가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하연호 최고위원에게 막말을 해 하 최고위원이 다시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찰의 방패에 머리가 깨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농협중앙회 신관 앞에 쓰러진 농협노동자들. 이날 경찰은 넘어진 참가자들에게도 방패와 발길질을 가해 더 큰 부상자가 생겨났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농협 창립 44주년 기념행사, 현장의 농민 목소리는 없어...
7월 1일자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농협은 이날 오전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창립 44주년 및 (농.축협) 통합 5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농협은 1일부터 발효된 새 농협법에 따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신용과 경제 등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제 등을 도입했다.
정대근 회장은 창간기념사를 통해, "새 농협법에 따른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조기에 정착시켜 그 성과가 농업인 실익에 직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새농촌 새농협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농협을 21세기에 맞는 한국형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키겠다, 또한, 농촌사랑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도농상생의 성공모델로 정착시키는데 농협이 앞장서겠으며, 당면한 농정현안에 대응하여 책임 있는 생산자단체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농협노조는 1일 오후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노동자, 농민, 각계 시민단체 대표자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농협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지역농협 구조조정 중단, 농협중앙회 개혁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농협이 증권회사, 카드회사 인수계획을 밝히는 등 금융지주회사화 하려한다고 지적하고 돈장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지난 1994년 우리 농촌에 농민 숫자가 650만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농민들은 구조조정을 당해 340만명으로 줄었다"며 "현 참여정부의 농업정책은 농업농촌을 구조조정하려는 것 뿐"이라고 꼬집었다.
문 의장은 "농민과 농협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6월 임시국회 처리를 막아냈다"며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지게 될 국회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농협노동자와 농민이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대회에는 노동자, 농민들 외에도 민주노동당, 전국민중연대, 전국연합, 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함께했다.
△1일 농협중앙회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농협중앙회를 상징하는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날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2천여명의 노동자, 농민이 모여들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1년 6개월간 복직투쟁 벌이고 있는 파주교하 분회 조합원들
경기도 파주교하 농협. 전국 최저금리로 농민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등 농민조합원들의 뒷받침을 해 온 파주교하 농협은 내실있는 운영으로 농림부장관 표창은 물론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던 곳.
그러던 이곳이 어느 순간엔가 방만하고 부도덕한 농협으로 낙인찍혀 하루 아침에 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파주교하 분회 이근석 분회장은 이 사태가 지난 2003년 11월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불거진 문제라고 말한다. 노동조합을 없애지 않으면 농협을 해산하겠다는 협박이 잇따랐고 그 배후에는 농협중앙회와 농림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파주교하 농협을 해산한 이후 다시 농협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해 5월 8일 농협 역사상 최초로 교하농협이 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꼭 6개월 뒤 바로 그 자리에 신교하농협이 들어섰고 조합원들은 길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이근석 분회장은 "40여년간 농민들과 쌓아온 신뢰는 다 무너지고 이제 껍데기만 남았고 농민들을 위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농기계 하나 고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하는 형편이고 비료 하나 쓰지 못해 농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
△농민 위에 굴림하는 농협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무대를 점거하는 경찰 병력. 무대에 오른 경찰들이 주최측 관계자들을 내 몰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첫댓글 복받쳐오네요 정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