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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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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연어사 행차 ] ☞ 스크랩 삼십년만의전화-장산의바위(촛대바위,선바위)
남연 추천 0 조회 23 11.12.09 09:4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따르릉 ...

여보세요 ... 누구누구 아니세요
맞는데요
나다
아!
그래 ... 정말 오랫만이다!

 

얼추 삼십년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였지만 금방 알 수가 있는 친구의 전화다. 

 

고교시절에 매일 몰려 다닐 정도로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생각해주는, 아니 일방적으로 우정을 받았던 

무조건 내 말은 옳다고 하던 부모님 같은 그런 친구

 

서로 다른 반이어서 학교에서 눈에 띄면 잠시 얘기했지만,

몇날 며칠 만나지 못하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던,

그 때 무슨 얘기를 했었는 지 한마디도 기억 나지 않는,

 
유안진 선생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나오는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그 차 한잔 마시는 친구보다도 더 담담했던,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잊혀져도 벌써 잊혀져야 했지만

아직도 문득 문득 생각이 나는 그런 친구

 

직장초년병때 직원들과 함께한 볼링모임에서 우연히 한번 만나고
바쁜 일상에 쫓겨 연락도 한번 못하고 세월의 물결에 밀려 이만큼 흘러왔다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니 얼마던지 찾을 수도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되지 않아 생각만 하던 그런 친구의 전화

애들은? 부모님은? ...

 

불과 몇분동안의 안부 얘기였지만 

지난 세월을 어떻게 지나왔는 지 그냥 느껴진다

삼십여년 지난 세월이 해일처럼 그리움으로 밀려든다

 

겨울의 초입 한통의 전화로 한없는 그리움에 젖어든다

 

아! 오늘은 산으로 가야겠다

 

지난번 찾지 못했던 촛대바위를 찾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몇잎 남은 단풍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몇년전부터 장산 호숫가 아래 놀고있던 오리 세마리는 어디로 갔는 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공사를 하고 부터는 이쪽으로 지나치지 않았는 데 그 동안 사라진 모양입니다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반겨주는 대천공원의 호수와 조형물을 지나고

맑은 계곡물을 지나

낙옆 가득한, 겨울 채비에 한창인 나무들도 지나고

중봉 안부를 넘어 너덜길로 향합니다.

바람이 너무 불어 한겨울 보다 더 춥게 느껴집니다

언제나 멋진 성불사 너덜도 지나고

 

촛대바위 아래 너덜에 도착합니다

너덜을 따라 오르려다 옆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랐더니만

요즘 사람이 다니지 않았는 지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묵었습니다.

잡목과 덤불을 지나 도착하니 주변이 너무 황폐해져 있습니다.

몇년전에는 아주 정성들여 가꾼 흔적이 보였는 데 ... 

바위틈의 석간수도 지금은 너무 더러워져 있습니다.

촛대 바위 주변으로 잡목도 너무 많이 자라있고

주변으로 연결되는 길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윗쪽에서는 예전의 모습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친우들과 즐겁게 바위 타며 놀았던 그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조금 올라 정상부근의 이정표에서 성불사 방향으로 내려 갑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선바위가 있습니다.

재송동쪽 너덜을 지나고

너덜 사이로 돌로 만든 계단길도 지나고 

낙옆 가득한 길을 지나

성불사에서 시작되는 임도로 내려왔습니다

센시빌 아파트 윗쪽 봉우리는 지나보지 않아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오다 보니 

 

조망 멋진 곳이 나타 납니다. 높이와 조망은 비례하지 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제법 예쁜 길을 지나니 큰 바위와 조그만 사당이 보입니다.

차를 타고 지나다 바라보는 그 바위 지대였습니다.

한겨울에도 싱싱한 초록을 뽐내는 이름 잘모르는 풀을 지나  

센시빌 앞 버스정류장에서 지나온 바위지대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아직도 한창인 은행잎을 보며 아침에 받은 한통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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