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구하고자 육신을 보시하다
도리천의 제석천인 나찰로 변신하여 설산동자의 구도정신을 실험하기로 했다. 천인이 설산으로 내려가고행하고 있던 동자 옆에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모든 것이 무상한데, 이는 생멸의 법이다.”
동자는 그소리를 듣고 목마른 사람이 물을 만난 듯, 원수에 쫓기다가 벗어난 듯, 오랜 가뭄에 비를 만난 듯 기뻤다.
동자는 누가 이렇게 좋은 구절을 말하는가 싶어 둘러보니, 험상궂게 생긴 나찰이 서 있었다.
동자가 나찰에게 말했다.
“당신이 말씀하신 구절은 매우 훌륭한 진리입니다. 제게 다음 구절을 알려 주십시오.”
나찰이 말했다.
“나는 배가 너무 고파 말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다음 구절을 알려주면, 내 육신을 보시하겟습니다.”
“그대가 몇 구절의 법을 구하고자, 육신을 버린다고 하는데, 그걸 누가 믿겠는가.”
“제석천인과 불보살이 증명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려주겠다.”
나찰이 다음 구절을 읊었다.
“생멸이 멸해 마치면, 바로 열반의 즐거움이다.”
동자가 이 게송을 듣고, 돌. 나무. 벽에 새겨놓고, 높은 언덕 위로 올라가 몸을 던지려는 순간,
나찰이 제석천인으로 변해 동자의 몸을 받으면서 말했다.
“장하십니다 동자시여, 동자가 법을 구하고자 하는 정신이 어떤지를 실험하려고 했습니다.
그대는 참된 보살이며 앞으로 무량한 중생을 구제할 것입니다. 그때 저도 구제해주십시오.”
-제 19 성행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