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꽃 에세이]
꽃은 제발 따 먹지 마라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얘들아
아무리 배가 고파도
꽃은 따먹지 마라
구순 고령의 할머니
꽃 보는 재미로
아침을 기분 좋게
여신단다
꽃 도둑 범인은
멧비둘기
어제는 다섯 개 따먹더니
오늘은 열 개 모조리
따먹으려고
노리고 있구나
그러지 마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채송화 가족
얼마나 애쓰는 줄 아니?
장마철 비바람 이겨내느라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아니?
채송화 가족 눈물겨운
개화의 고통을 안다면
화단 무단 침입
안될 말이다
구순 할머니
아침마다 꽃을 보시고
희망을
노래하신단다
예쁘다!
참 예쁘다!
고맙다!
사랑한다!
구순 할머니의 꽃사랑
조금이라도 안다면
꽃 도둑 사냥
그만 멈추거라
다른 모이 줄게
제발 꽃은
따 먹지 마라 ■
2024. 7. 22. 아침
황토 화단에서
윤승원 애원 記
♧ ♧ ♧
첫댓글 꽃 도둑 / 멧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