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찔찔이 계집아이들이
중년이 되어 떠나는 여행
장소가 어디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이기도 하고
세월을 넘겨다 보는 미래여행이기도 한
타임머신 이 달린다.
푸르른 오월
쉰을 훌쩍 넘긴 아줌들의 대화는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얘기대신 손주자랑
제집 강아지 부터 사돈의 팔촌까지 시시콜콜 곰삭아
형태가 불분명 하지만 차안에 떠도는 냄새는
어린시절 신작로 의 뽀얀 황토냄새에 섞여떠돌던
아카시아 향내처럼 가슴이 달달해진다.
그래 우리에겐 선물같은 소꼽친구 들이 있었지...
효순이 지지배 목을뺀 기다림은
핸드폰 넘어 안달이난다.
효순이 준비해논 먹거리 가
현관앞엔 필시 이사가는집 주방 살림을
내어놓은것처럼 바리바리 쌓여 기가질린다.
그럴줄 짐작이야 했지만 유구무언
소화기관 혹사좀 시키게 생겼다.
으휴~!!!
혜숙이 와 나 두길치
캠프장 찾아가는길 네비년 맛간안내에
시골 마을 구석구석 돌고돌고 그러면 그렇치...
송호리 솔밭에서 벌인 삼겹살 파티
점심한끼에 먹자고 벌인판이 뉘집 잔치상 버금 갈만하다.
이참에 힘좋은 남자 하나 골라 세화 머리라도 올리면 딱
떡본김에 제사 지낼수 있을텐데...
이제 본격적으로 무주로 고고씽~!
가이드를 자처했다는 효순이 지인의 안내로
중간에 내려 구경도 하면서 일박할 펜션까지 왔다.
앞에 냇물이 흐리고 그림같은 산을 배경으로 썬앤문 팬선이 자리해있다.
우리가 묵을 동은 금성 여덟여자들의 오늘밤 보금자리다.
대충 짐을 풀고 주변산책을 나선다.
개놈들이 어찌나 짖어대는지 겁먹은 애들은 뒷걸음
용감한척 앞섰지만 사실 나도 오금이 절였다
아카시아 향기가 꿈결처럼 퍼지고 친구들의 감탄사가 터진다,
아~! 정말 좋다,
효순이 가 몸풀기 체조를 시킨다
제법 선생티가 난다,
아이고 배꼽이야~!
아줌들 뻣뻣한 팔다리는 맘따로 몸따로
조동이로 올라온 기만 살아 기합소리는 기똥차다.
어이~! 어이~어잇~!!!
구령이 심심해서 내가 삼겹살 삼단 방귀를 날렸다.
모두 뒤집어지고 하수상한 뱃속 오늘 큰일났다.
그렇게 한바탕 생쑈를 하고 돌아와 저녁밥을 준비한다.
무얼 먼저 먹어야 할지
음력으로 4월 26일은 내생일
기막히게 날도 잘 잡았다.
내생에 그렇게 떡벌어진 생일 상을 어찌 받을까?
센쓰쟁이 세화가 신문으로 만든 꼬깔을 쓰니 이거야 원
신내림 굿인지 생일상인지 ㅋㅋㅋ
또한번 아줌씨들 뒤집어지고 며느리나 사위 앞에서 은근히 폼잡을
아줌씨들 오늘은 영악없는 지지배 들이다.
배부르다 부르다 하면서
소화제 투혼을 발휘하며 토종닭 두마리 뼈만남기고
아귀찜까지 내 배속은 이미 구라파전쟁을 시작했으니...
그렇게 무주의 밤은 깊어가고
벌어진 게임판의 삼육구.
쉽고도 어려운 삼육구의 함정 모두 자유롭지 못하지만
어쩌자고 예숙이는 ㅋㅋㅋㅋ
은근한 복병 순발력 떨여질때도 돼긴 됐지만
50은 넘겨보자고 죽자고 한시간을 손바닥 벌겋도록 열중한다.
일년웃을걸 그날밤 다 웃었다.
으이구 잉간들아~!
잠자리 바뀌면 잠못잔다는 예숙이와 혜숙이 날밤 쑈는 또 어떤가?
이층에선 코골이 소리가 에코되어 우렁우렁
아래층에선 산해진미로 깜짝놀란 내 뱃속이 사까닥질로 무작위 개스방출
하룻밤 잠안잔다고 뭔일이야 있겠는가?
그렇게 거의 날밤을 새고
우리들에 권사님 정영옥 여사께선 성가대 땜시 우리들의 숫한
유혹을 물리치고 새벽에 서울로 날라가시고 아멘~!
산책을 나선 정애 나 예숙이는 개울건너 교회를 다녀왔다.
아직 술이 덜깬 혜숙이 효순이 지지배 이불 돌돌말아 사타구니에
끼고 자서 추워서 한잠도 못잤다고 한소리 또하고 또하고
게다가 덕유산 안가겠다고 뻣대기 까지 암튼 지지배 술이 아직도 안깨나보다.
케이블카로 덕유산 에 오른다.
청록과 연두의 수많은 중간색들로 산은 푸르름의 향연이다.
바람이 심한 향적봉의 봄은 아래보다 한달쯤 더딘지 아직 진달래가 피어있고
철쭉은 아직 입을 앙당물고 있다
어디선가 기막힌 목소리고 산새가 운다.
향적봉 에서 인증샷 한방 날리고
바람을 피해 서둘러 하산하는데 그러면 그렇지
여덟아주매한테 기를 쏙빼앗긴 곤도라가 화재로 멈춰버렸단다.
걸어갈것인가 기다렸다 타고갈것인가로 섹스피어 만큼
고민을 하다 결국 기다렸다 곤도라를 타고 내려왔다.
펜션에서 마지막 점심을 먹는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않는 음식들 바리바리 싸고 또 싸고
먹고 또먹고 내생에 소화제 먹으면서 전사처럼
음식과 투쟁한일은 첨이다.
뱃속에서 슬슬 발효를 거친 방귀가 제법 독해졌다
큰일났다,
관략근 잘 조여야지 잘못하면 애들 잡겠다.
효순이 집에 들려 남편에게 인사하고
효순이가 챙겨준 인삼과 한과까지 푸짐하게 받아가지고
빈손으로 갔다가 한보따리씩 효순이의 정을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온다,
친정집 다녀오는거 같은 느낌이다.
효순아 네 덕분에 우리 모두 푸근하고 행복했단다.
고맙다 지지배야~!
아 하나 빠트렸다.
왈츠와 기공술 효순이 둔한몸이 날렵하게 돌고 날았다.
세화는 왈츠 마스터 하고
정영옥 발가락이 제물이 되었지만 깁스했다는데 빨리
괜찮아져야 할텐데 세화는 세화대로 미안해서 안달이고
영옥이는 세화 부담스러울까봐 아픈거 애써 참는걸 보며
배려가 우엇인지 새삼 느꼈다,
정애와 명숙이 땀 뻘뻘흘리고 기공을 하며
그날밤 무주의 밤을 갈랐다.
사회적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고 효순이 은근히 선생 포스가 났다.
늦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열씨미 사는 효순이 언능
후각을 되찾아 우리들의 고소한 무주의 밤을 기억하길 바란다,
애들아~!
사랑해~!!!
우리 오래오래 잘 지내자.
충청도 지지배들 적당히 무뚝뚝 하고 살갑지는 않아도
우리들 속정은 누구보다 깊은거 우리 알잖아
오래오래 건강하자
다음번엔 투병중이 우리친구 은희 쾌차하여 함께하길 빌어본다
이글은 나의친구 가 초등 카페에 제이야기입니다
우리친구 가 글을 너무도 잘써 서 이곳에 옮겨봅니다!!
충북 에서 정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