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며칠 전, 아랫집 닭장에서 난리가 났다.
닭들이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평소 알을 낳을 때 내는 소리와는 전혀 달랐다. 그것은 정말 나 살려달라고, 죽겠다고 내지르는 소리였다.
'왜 저러지?' 싶어 창밖을 내다보니, 매 한 마리가 닭장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매는 닭을 낚아채려고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로 쉴 새 없이 공격했고, 닭들은 혼비백산하여 비명을 질렀다. 매는 닭장 주위를 이리저리 돌며 몇 번이고 사냥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허탕을 쳤다. 닭장을 촘촘하게 둘러싸고 있는 얇은 그물망 때문이었다.
그 얇은 그물망 덕분에 닭들은 깃털 하나 다치지 않았다. 비록 공포에 떨었을지언정 완벽하게 보호받은 것이다. 매는 빈틈을 찾으려 몇 바퀴를 더 맴돌다가, 결국 포기하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저 그물망은 닭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평소에는 그저 구속이었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 갇혀 산다고, 자유가 없다고, 참 답답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가 서슬 퍼렇게 공격해 온 그 순간, 구속이라 여겼던 그물망은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방어막이 되었다. 늘 갑갑하게만 느꼈던 울타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들을 살려준 것이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때로 믿음 생활을 자유를 빼앗는 구속처럼 여긴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충동질한다. "오늘도 교회 가? 지겹지도 않아? 주말인데 나가서 좀 즐겨야지." 신앙을 가진 청년들 중에도 이런 마음이 불쑥 들 때가 있을 것이다.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다니긴 하는데 참 지루하다. 친구들은 주말마다 자유롭게 노는데 나만 얽매여 있는 것 같아.'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믿음은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거친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보호막이다. 신앙생활을 나를 옭아매는 답답한 굴레로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악한 영으로부터, 때로 삶을 흔드는 환난과 절망의 어둠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영적인 방어막이다.
이 확신 안에서, 다윗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호와는 피할 나의 바위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시편 18:2),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편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