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홍도(紅桃)야 울지 마라
영화 ‘홍도야 우지마라’ /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 가수 김영춘 / 일제 시대 권번(券番:기생학교)
홍도(紅桃)야 울지 마라
<1절>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2절> 구름에 쌓인 달을 너는 보았지 세상은 구름이요 홍도는 달빛
하늘이 믿으시는 내 사랑에는 구름을 걷어 주는 바람이 분다.
이 노래는 1936년 김준영(金駿泳) 작곡하고 김영춘(金英椿)이 노래했던 옛 대중가요(大衆歌謠)이다.
이 ‘홍도야 울지 마라’는 1936년 동명(同名)의 연극 주제가로, 1939년에는 영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주제곡으로 쓰인 노래인데 슬픈 사연(事緣)이 숨어있다.
원 제목은 ‘울지 마라’가 아니고 ‘우지 마라’였다.
<비하인드(Behind) 스토리>
1938년 서울 동양극장에서 전속 극단이었던 청춘좌(靑春座)팀이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공연하는데 이 연극의 주제곡이 바로 ‘홍도야 우지 마라’였다.
홍도(紅桃)는 오빠의 공부와 출세를 돕기 위해 스스로 자청하여 기생이 된다. 화류계(花柳界)에서 갖은 수모를 겪으며 돈을 벌어 오빠를 졸업시켰고, 또 동생 힘으로 학업을 마친 오빠는 순사(巡査/警察)가 된다.
홍도는 화류계를 빠져나와 결혼을 하지만 홍도의 과거를 알게 된 시어머니는 온갖 학대로 홍도를 인간취급을 하지 않는다. 견디지 못해 정신상태가 실성해진 홍도는 어느 날 시어머니에게 칼을 휘두르다가 살인미수로 잡혀가는데 홍도 손에 수갑을 채운 순사가 바로 오빠였다.
홍도가 통곡을 하며 쓰러지자 오빠가 홍도를 위로하며 부르는 노래가 ‘홍도야 우지 마라’이다.
이 연극을 보고 어느 기생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한강에 투신자살했다고 하고, 또 이 연극을 보려고 서울 장안의 기생들이 손수건을 준비하고 한꺼번에 모여들어 서울 장안의 권번(券番/기생학교)이 텅텅 빌 정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