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붙어있는다는 것은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내 자식이라해도 7/24를 혼자 감당하라고 하면 돌아버릴지도 모릅니다. 더우기 일반아이들도 아니고 말도 통하지않고, 끝없는 평범하지 않은 행동에다, 일방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처리될 수 없는 다양한 신변처리 문제들, 거기에다 낮시간대의 교육까지...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낮에는 제가 운영했던 학교에서 교육을 시켰었고 주말에는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정들이었기에 주로 평일 아침 저녁 시간만 할애하면 되었었지요. 4월 제주도 한달살이는 저도 처음으로 7/24 아이들과 붙어있으면서 지내야 했던 또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편한 마음으로 태균이에게 한 것처럼, 풀어줄 건 풀어주고 조일 때는 조이면서, 기본만 흔들리지 않게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기본이란 아이들 별로 제각각 처한 단계는 다를지라도 감각처리 뇌의 발달을 깨울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일겁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느끼는 것이겠지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들 막연할겁니다. 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달리 무성의하고 무관심한 아이들, 특수교육적 접근을 모르면 다가가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을 위한 놀이와 교육...
이런 점에서 저는 오히려 7/24 체제가 마음편했습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식은 기회를 포착해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반복해야 하며, 뭘 하자고 해서 할 아이들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유도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하는 관여아닌 관여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완이의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게 유난히 많았습니다.
리틀준이는 기능적으로 독립수행 가능한 것들이 거의 없기에 (냉장고 문조차 스스로 열지 못합니다) 사실 제가 개입해서 풀었다 조였다 하는 부분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잦은 자연에의 노출 경험을 통해 감각추구 기능이라도 더 많이 올라와야 하기에 리틀준이는 더 많이 끌어내야만 합니다. 그 욕구에의 확인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먹을꺼리를 통한 우리 아이들의 치료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뭐든 잘 먹고, 편식에서 벗어나고, 매끼 우걱우걱 잘 먹을 때 그게 얼마나 큰 개선의 힘인지 저는 느낍니다. 잘 먹고 끌리는 음식들 위주로 식생활이나 식사습관을 잡아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서 저는 아이들이 4명이라도 각 취향을 다 고려하면서 음식준비를 했습니다.
벌써 제주도가 그립습니다. 우리가 막 떠나고 나서 제주도는 난리아닌 난리를 겪는 것 같습니다. 관측이래 최대의 비난리에다 (1년 강수량의 2/3가 이틀만에 쏟아졌답니다) 육지와의 교통편이 두절되어 발이 묶여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뉴스에 연실 오르내렸습니다.
어떻게 돌아오는 날짜를 이리 절묘하게 잡았었는지 신기하지만 조금은 쉬어도 좋다는 보이지 않는 행운의 조치였던 것 같습니다. 힘들었다기 보다 제주도 너무 기가 막혔어!가 아직도 제 가슴 속의 감탄이고 감격이고 보고픔이라는 말을 끝으로 한달 간의 제주도 일기를 마칩니다.
다음에 제주도를 갈 때는 오름기행을 구체적으로 써 볼 참입니다.
첫댓글 그동안 육십편의 글 넘 재미있게 잘 읽고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넘 수고 하셨고 감사합니다.🙏🍒
일기 첫머리와 마지막 일기에 등장하는 7/24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
저도 7/24가 뭔지 궁금해요 ㅎㅎ
ㅎㅎ 7일(일주일) 24시간(하루종일)의 의미로 7/24라고 많이 표현합니다. 너무 미국적이었지요?
@황순재 아하 일주일 내내 하루 종일‼️🍒😃
절묘하게 폭우를 비껴나오기까지의 제주 일정이 신묘막측합니다. 모쪼록 23년 좋은 기운으로 쭉 ~
대표님의 에너지와 도전정신은 가히 따라올자가 없을듯 합니다ㅎㅎ
저도 제주도 다녀온 듯 합니다. 하나도 힘든 와중에 절로 감탄이 나오네요. 너무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대표님 ~ 존경스럽습니다 ㅠㅠ 이벤트는 있었어도 아무탈없이 한달살이 해내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