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찾아온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극장가에서도 대목을 잡기 위해 가족 영화를 개봉했다.
이 중에는 실사 영화로 다시 만들어진 디즈니의 대표적인 명작 <알라딘(Aladdin)>도 있었다.
맨 처음 영화는 지니 역을 맡은 윌 스미스(Will Smith)의 요상한 모습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화자 되었다.
다행히도 영화를 본 관객들은 윌 스미스의 연기에 많은 호평을 내리고 있지만 말이다.
윌 스미스는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와의 케미를 SNS에 드러내며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이든 스미스의 ‘Icon’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해 올리기도 했으며, 심지어 아들의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Festival) 무대에도 깜짝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남다른 아들 사랑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의 달이 채 지나가기 전에 윌 스미스와 같이 가족 사랑을 드러내는 음악가들과 이들의 작품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흑인음악가들이 자신의 음악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건 하나의 클리셰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한 편이다.
거친 현실 속에서 믿을 건 오로지 가족뿐이었을 테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터.
그리하여 윌 스미스, 드레이크(Drake), 제이콜(J. Cole)과 같은 현실의 소재를 다루는 래퍼뿐만 아니라, 투팍(2Pac)을 비롯해 엑지빗(Xzibit), 투체인즈(2 Chainz) 등 거친 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래퍼들 역시 작품에서 절절한 가족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중에서도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드러내는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으로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도 노미네이트되었던 'Hey Mama'가 있다.
또한, 그는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과 개인사에서 비롯된 고통을 [808s & Heartbreak]를 통해 풀어냈고, 이를 심화시켜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라는 희대의 명작을 만들어 낸 바 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제나 슬픔에 허우적댈 수만은 없는 법. 카니예 웨스트는 [ye.]에서 그동안의 고통(?)을 잠시 덜어내고, 'Violent Crimes'를 통해 딸에 대한 애착과 함께 가장으로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읊기도 했다.
이처럼 힙합 뮤지션들은 가장의 무게와 책임감을 작품에서 이야기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나스(Nas)와 에미넴(Eminem)은 특히 딸 바보로 유명한 래퍼다.
이들 말고도 찬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는 'l Love You so Much'란 곡을 통해 딸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네 자녀의 아빠이기도 한 오프셋(Offset)은 아예 대놓고 앨범 타이틀부터 [FATHER OF 4]로 정해 아버지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바 있다.
이 밖에도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 역시 아들을 얻고 난 뒤 넓어진 시야와 인생관에 영감을 얻어 [Awaken, My Love!]을 만들기도 했다.
더불어 음악가 중에는 가족의 목소리를 앨범에 담아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대개 이런 음악가들은 가족 간의 대화를 활용해 앨범의 서사를 구축하거나 혹은 곡의 뒷부분에 이를 담아 청자에게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솔란지(Solange)와 시저(SZA)가 있다. 이들은 각각 [A Seat at the Table]과 [Ctrl]에서 부모님(특히 어머니)의 조언을 통해 해결책을 구하고, 용기를 얻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하는 모습을 앨범 속에서 그려나간다.
또한, 제이지(JAY-Z), 비욘세(Beyoncé) 부부는 자신들의 딸인 블루 아이비(Blue Ivy)의 목소리와 노래를 각각 무료로 공개된 'Glory'와 [HOMECOMING: THE LIVE ALBUM]의 'Lift Every Voice and Sing'에 삽입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들은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가정사를 각각 [4:44], [Beyoncé]를 통해 풀어내며, 자신들의 가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가족과 함께 팀을 꾸려 활동을 하는 뮤지션들도 있지만, 이 중에는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앨범에 도움을 주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를 들라 하면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가 있다.
빌리 아일리시는 데뷔 싱글 때부터 자신의 형제인 피네스 오 코넬(Finneas O’Connell)의 곡만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듀서인 피네스 오 코넬은 구현하는 장르의 폭이 매우 넓어 지독하게 어두운 팝이라 불리는 빌리 아일리시만의 음악 세계를 확고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썬더캣(Thundercat) 역시 알고 보면 대단한 음악가 집안이다.
그의 형인 드러머 로널드 브루너 주니어(Ronald Bruner Jr.)는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의 내한 공연에 세션으로 온 바 있으며, 썬더캣의 동생인 킨타로(Kintaro)는 전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멤버로 한국을 들렀다.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과 비주얼라이징에도 가족의 손길이 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앤더슨 팩(Anderson .Paak)은 7살 아들이 찍어준 'Tints' 뮤직비디오를 새로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앤더슨 팩의 아들이 세트장을 열심히 돌아다닌 뒤 지쳐 잠들 때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슥하고 나타나는 게 은근 중독적이다.
또한, 크웨이(KWAYE)의 경우에는 무용을 전공한 형제의 도움을 받아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안무를 선보였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아예 앨범의 전반적인 프로듀서를 맡기도 하는데, DJ 칼리드(DJ Khaled)가 그렇다.
[Grateful]의 크레딧을 보면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로 당시 4개월인 아들 아사드 칼리드(Ashad Khaled)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아들과 함께 곡을 들으며 앨범 수록 여부를 결정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뮤지션들은 음악을 통해 가장으로서의 무게와 책임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여성 뮤지션들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좀 복잡해진다.
누군가의 부모가 되는 건 당연히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으로 인해 커리어에 공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음악 산업에서 공백기를 가진다는 건 치명적인 일임이 분명할 터.
하지만, 비욘세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들은 커리어의 공백을 딛고 일어나 멋지게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며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2000년대 메인스트림 차트에서 크렁크(Crunk) 음악의 인기를 견인한 시아라(Ciara) 역시 그렇다.
시아라는 퓨처(Future)와의 관계에서 자녀를 가졌으나, 퓨처의 바람기 때문에 결국 파혼을 하게 되었다.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그는 절대 좌절하지 않았다. 꿋꿋하게 아들을 키워냄은 물론 새로운 동반자를 만나 결혼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이는 그의 새 앨범 [Beauty Marks]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밖에도 대중음악의 전설적인 존재들인 자넷 잭슨(Janet Jackson)과 마돈나(Madonna) 역시 커리어 공백을 잠시 가졌으나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특히, 자넷 잭슨의 경우에는 2017년 남편의 가정폭력에 의해 세 번째 이혼을 하게 되어 우려를 샀다.
다행히도 그는 자신의 첫아들을 매스컴에 공개하며 자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드러냈고, 2018년에는 새 싱글 'Made For Now'를 발매하며 많은 이들을 다시 한번 열광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마돈나 역시 마찬가지인데 2017년 여섯 자녀의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전 배우자인 가이 리치(Guy Ritchie)와의 딸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행복한 일상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또한, 마돈나는 2019년 6월에 새로운 앨범 [Madame X]에 말루마(Maluma)를 비롯해 스웨이 리(Swae Lee), 퀘이보(Quavo) 등이 지원 사격을 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