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 아들의 결혼식이 12시여서 11시에 1번 버스를 탔다.
지하철 공사로 차는 느리다. 서벙을 지나는데 벌써 12시가 다 되어간다.
순천에서 온 동주가 오느냐고 전화하더니 종민이가 식당에 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화한다.
사각의 예식장 건물은 위압적이고 사람들과 차를 집어 삼키고 있다.
달려서 건물 안으로 빨려가 5층까지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오르니
혼주인 장호가 막 성혼선언을 하고 있다.
신부 아버지의 축사를 듣고 식당을 찾아간다.
두바퀴째 돌고 있는데 종민이가 손을 흔들고 동주도 접시를 들고 오고 있다.
동주와 현석이는 소주를 마시고 있고 종민이는 나한테도 따뤄준다.
동강중 친구들과 앉아잇던 응현이가 와 인사를 나눈다.
나도 그 팀에 가 박경희와 강백수 김정범 송영식 등을 만나 인사한다.
장호 부부가 와 인사한다. 부인 김교장이 내게 얼굴이 좋다고 해 준다.
어디가 차 한잔 하자고 한다.
난 아는 찻집이 없다. 종민아가 날 내려주고 그쪽에서 한잔하자고 한다.
풍암동으로 운전한다. 내가 기훈에게 전화한다.
대상포진 치료후 집에 있는데 속이 안좋다고 한다.
현석이는 뭐하러 연락하냐는 투고 동주는 보고 싶다고 한다.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내가 우습지만 기훈이는 오라고 한다.
롯대수퍼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오니 기훈이가 온다.
다사랑은 차가 없다. 그 옆 횟집에 가 소주를 주문한다.
술과 배가 부른 우리는 또 소주를 마신다.
기훈이는 입도 대지 않는다.
기훈이가 계산한다지만 내가 일어나 계산한다.
누구도 나더러 계산하란다.
순천 친구들이 가고 기훈이 아파트를 지나 집으로 온다.
한숨 자려했는데 오기로 옷을 갈아입고 나선다.
풍암정을 지나 공사중인 길을 따라 원광대 한방병원을 지난다.
까지고개를 넘지 않고 기독병원쪽으로 가다 향교쪽으로 내려간다.
동주가 살았던 서동 부근은 짐작도 못하겠다.
향교에 들러 비석을 읽지도 못하고 몇 개 찍는다.
명륜당 뒤로 교회탑이 솟아 있다.
대성전은 잠겨 있어 그냥 내려온다.
시민회관 앞마당은 대보름 행사준비하는지 천막이 보인다.
웃골 동네도 보름잔치로 모여서 밥먹기로 했다는데 난 없다.
광주천 원형구조물이 서 있는 다리를 지나 극장에 간다.
애프터선이라는 영화인데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
젊은 아빠와 막 사춘기가 시작될까 말까한 딸과의 여행인 듯한데
이해가 가지 않고 재미도 없다.
부모의 세상을 이해한다? 한때의 열정과 사랑을 이해한다?
나의 젊은 세상살이를 나의 아이들은 어떻게 쳐다(지켜)보았을까?
아니, 지금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무슨 의미가 있을까?
45번을 타고 돌아와 국밥집에 갈까 하다가 햇반과 라면이 남아 있을 터이니
바로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