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주 병원에 예약한 날이다.
주로 기차편을 이용했지만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예약시간이 9시 45분과 10시30분 두곳을 보고도 많은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여주을 들려 단지와 단지 뚜껑을 사고 아울렛에 들려 필요한 것 사고
구경하기 위해 차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말도 어눌하고 물도 못넘기던 남편이 이렇게
장거리를 함께 나설 수 있는 것에 우선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다
서울 삼성 병원을 다녀오고 많이 좋아졌다.
거기서 말 한마디의 신비의 약을 먹고 훨신 좋아졌다
원주에서 그동안의 검사한 모든 자료를 가지고 진료를 받았기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니 정밀 검사할 것도 없고
그냥 처방해주는 약만 줄여가면서 먹으면 된다는
이 한마디의 말이 보약보다 더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병원에서 많이 좋아졌다면서 약을 많이 줄여서 처방받고 약국에서 약짓고
여주로 갔다
50이넘어서 그릇을 사거나 살림을 장만하면 미친 뭐라고 우수개소리도 있지만
아직 나는 예쁜 그릇도 사고 살림장만하는 낙이
나의 인생의 즐거움에 큰비중을 차지하고있다
단지 뚜껑을 왜그리도 깨먹는지~~~~~~~
어제까지 도자기 전시회 끝이라 그동안 지쳤는지 주인이 쓰러지기 직전이다
단지 뚜껑 크고 작은 것 9개와 수작업한 작품이라고 칭하는
단지라고 하는 예쁜 단지를 하나 사고
꽃 심을 깨진 단지 하나를 얻어서 차에 싣고 오는데 기분이 무척좋았다
점심은 먹어야하니까 남편이 쌀밥 정식 먹을까?
당신 좋아하는 따끈 따끈한 육수를 주는 가자미 막국수를 먹을까?
내가 쌀밥 정식 전문인데
우리 막국수로먹자
그집 따끈한 육수가 가끔은 생각났었는데 역시 맛이 있었다
점심을 먹고 여주 교외에 위치한 아울렛으로 갔다
내가 생각한 아울렛이 아니였다
말만 듣던 여주 아울렛 처음 왔고 아울렛의 차원을 넘어선
파리의 거리를 방불케하는 멋진 건물들이 즐비한 멋스로운 그런 느낌이다
외제차들이 즐비하고 간판들은 순 한글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없다
전부 영어다
아울렛하면 백화점에서 팔다 남은 비인기 상품과 정상가의 절반을 하는곳
통상적인 생각인데 명품관이 왠말이며
남대문 시장에서 1만원 2만원하는 추레이닝 바지 하나에도20만원
콤비하나에도 50만원을 호가하니 이게 무슨 아울렛이라고
상품은 후질근한게 탐나는게 없고 살 것이 없었다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머리 하얗고 경로 우대자는 별로 없었다
매장안에 들어가도 따라붙어 상품을 권하는 직원도 없었다
직원들이 멀둥 멀뚱 왠 노인네들이 어울리지도 않게시리 구경하다가겠지 하는 표정들이다
건물 자체들도 이국의 멋을 풍기고 분수대까지 가동을해 한결 멋을 더해주고
아울렛이란 곳 하고는 거리가 아주 먼 분위기라 아이 쇼핑만하다가 나왔다
우리 구경하면서 국도로가자
이리 저리 구경하지만 단풍도 아직은 별로 없고
풍광이 빼어난 단양의 산세에 비하면 별로다
단양 살면서 완전 내 눈을 배리부렀다
앙성!
제이리님이 앙성 어디 사시는데 생각이 난다
오다가 보니 도로변에 화물차들이 즐비하고
선조의 멋과 숨결이 만나는 곳 민속장터 경매하는 날이다
남편은 우리 구경하고가자
의자에 앉아서 경매하는 구경하는데 참 어이가 없다
아무리 선조의 숨결이라고해도 저런 걸 돈 주고 사다니
돈 얹어주고 가져가라고해도 나는 사절이다
남편은 50만원을 호가하는 가로등을 경매로 싸게 사고 싶고
청동 화로같은 것도 우리 마루에 겨울에 난로 대용으로 쓰면 멋지겠다
그것을 노리는데 별 쓰잘대기 없는 고물들만 계속 내 놓는다
1만원에서 부터 시작해 올라간다
그래도 25만원 35만원하는 동으로 만든 장식품도 있긴하고 잘 팔린다
주로 골동품 매장을 하는 단양 제천 사람들이 많이산다
저녁때가 될려고하니 빵과 요그르트를 나누어준다
공짜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얻어먹고 앉아있는데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우리가 원하는 가로등은 오늘 경매 안한다고 조립을 풀고 트럭에 싣는다
청동 화로같은 것도 할 생각을 않는다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무렵 마침 전화가 온다
손님이 오겠다고........
알았다고 하고 최고 속력을 내어서 집에오니
캄캄한 마당에서 차에 등을 켜고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단다
손님에게 많이 미안했다
난 사온 뚜껑을 내일 덮어 보면되겠지만 불을 있는대로 켜놓고
씻어서 유리뚜껑을 벗기고
일률적으로 덮으니 장독들이 한결 예뻐보여서 기분이 무척좋다
얼마전 암울했던 그 순간을 생각하니
남편과 함께 동행하는 삶이란
이렇게 행복하구나를 새삼 느끼는 하루였다
(어제를 오늘이라 칭합니다)
첫댓글 차여사님~~!!
멋지세요~~
심신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신듯하여 보기 좋습니다..
추워지는 계절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일만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 하겠습니다..ㅎㅎ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