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옵션은 필수가 아닌 선택!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
새차를 고를 때 옵션 선택에 관한 고민을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 여기서 용과 뱀은 차종 혹은 차급을, 꼬리와 머리는 옵션 혹은 장비를 뜻한다. 어떤 차를 살 것인지 선택하는 고민 못지않게 같은 모델 안에서 어떤 그레이드와 장비를 선택할지에 대한 갈등 역시 적지 않다. 마음은 늘 윗급의 차에 최상급 옵션을 얹은 용의 머리에 쏠리지만 결국 현실과 타협해 아랫급으로 낮추는 대신 두둑한 옵션이 달린 뱀의 머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중고차에서 더 도드라진다. 중고차의 값은 옵션 외에도 사고유무와 연식, 주행거리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로 결정되기 때문에 옵션에 따른 값 차이가 새차 때보다 줄어든다. 따라서 중고차는 화려한 옵션을 갖춘 모델을 비교적 싼 값에 살 수 있어 풀 옵션 모델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무조건 옵션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에어백이나 차체자세제어장치 같은 안전장비는 많을수록 좋지만 기타 편의장비들은 대게 전자장치와 전자부품들로 이뤄져 세월이 흐르면서 유지 및 보수에 많은 돈이 든다. 특히 오래된 차의 경우 고가의 옵션은 양날의 검과 같아 수리시 비싼 부품값과 공임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중고차 옵션은 신중히 선택해야
중고차를 고를 때 가장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옵션을 꼽으라면 제논 헤드라이트(HID)와 에어 서스펜션을 들 수 있다. 1998년 현대 그랜저 XG를 통해 국산차 중 처음 선보인 제논 헤드라이트(HID)는 일반 할로겐에 비해 약 3배 밝고 전력소모는 오히려 적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효율뿐 아니라 푸르스름한 색의 영롱한 불빛을 내뿜어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진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소형차에서도 값비싼 제논 헤드라이트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
그러나 제논 헤드라이트는 수리할 때 큰 비용이 든다. 특히 HID의 구성품 중 고장이 많은 안정기(ballast stabilizer)는 대부분 따로 구할 수 없어 라이트 어셈블리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 여기에 드는 부품 값은 국산차 기준 개당 50만원 내외이고 수입차의 경우 수백만원으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고작 헤드라이트 전구 하나 고치려고 일반 할로겐 전구 교환의 50배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면 차에 대한 애정이 싹 식어버릴 수도 있다.
에어 서스펜션 역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옵션이다. 최근 들어 기아 모하비와 K9, 현대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국산차에도 많이 쓰이고 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볼보 같은 고급차 브랜드에서도 일찍부터 사용해 중고차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비이다.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 모델은 스프링의 탄성계수 조절이 가능해 차체 높이조절이 가능하고 승차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압력을 만드는 컴프레서와 각종 센서, 밸브 등으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고장률이 높으므로 구입 전 충분한 점검과 시운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부품은 다른 부품에 비해 매우 비싸므로 연식이 오래된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 차는 포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에어 서스펜션 모듈 부품의 값은 약 150만원으로, 여기에 공임을 포함해 4개를 모두 교환한다면 큰 부담이 된다. 비슷한 예로 현대 그랜저 XG 등 한때 국산 고급차에 즐겨 쓰였던 전자제어 서스펜션 또한 수리비용(사실상 교체)이 매우 높아 고장이 났을 때 일반 서스펜션으로 바꾸는 차가 많았다.
시대가 지나 가치가 떨어지는 옵션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업데이트가 중단된 구식 내비게이션이나 원격 시동장치 같은 옵션은 최근 추세와는 벗어나 있는 장비들이다. 한때 국산 고급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CD 체인저는 대표 저장매체가 USB로 바뀐 오늘날에는 활용도가 떨어져 존재 의미가 흐려진 케이스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
[출처] 중고차 옵션은 필수가 아닌 선택! - 카라이프 - 대한민국 최고의 자동차 전문지 카라이프!
링크 http://www.carlife.net/bbs/board.php?bo_table=cl_4_1&wr_id=162&pag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