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햇살 좋은 가을
운동장에 아이들이 나와 논다
나뭇가지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공을 따라 몰려다닌다
몇은 둥그렇게 모여 앉아
공기놀이를 하는 것 같다
아이들 소리가 담장을 넘어 온다
입을 모아, 따로
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떠드는 소리는 민들레 씨앗처럼 흩어진다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보니
수가 틀어졌나 싶기도 하다
그러더니 마주 보며 종알거린다
아이들은 그렇다
고개를 들이밀어
무엇인가 열심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아이들 손짓이 단풍잎보다 더 붉다
학교 앞을 지나던 사람이
―아이들이 큰다는 것은 저런 것인디, 그런 줄도 모르고, 줄 세우려고만 애쓰다 말았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듣기만 했다
그러는 틈을 비집고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들어섰다
카페 게시글
▷ 박수호 시 감상
학교 운동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박수호
추천 0
조회 30
24.11.06 21:53
댓글 3
다음검색
첫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
선생님의 눈에는 운동장만보이고 장난하는 아이들 그 시절의 추억에 잠기셨네요 버스를 기다리면서도요. ^^
예 잘 보셨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모습을 생각하면
조금은 안타까운 것이 느껴지는 것과
기억 속에 평안해 보이는 아이들을
버스가 가려버리는 풍경
그것에 대한 여운을 표현하는 방식을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