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 대종사 다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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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에서 8월 30일 영결·다비식 봉행
코로나 방역 격상 300여 스님들만 참석
태고종 전 종정 혜초대종사의 다비식이 선암사에서 엄수됐다.
태고종 전 종정 혜초대종사의 다비식이 선암사에서 엄수됐다.
태고종 17, 18, 19세 종정을 역임하면서 종단의 기틀을 다진 혜초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순천 선암사에서 엄숙하게 봉행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격상된 가운데 봉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신도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사전 발열검사와 거리두기 등이 지켜진 가운데 300여 태고종도 스님들만 참여해 큰스님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행사는 태고종 종정 지허스님, 총무원장 호명스님, 원로의장 도광스님, 중앙종회의장 법담스님, 호법원장 지현스님을 비롯한 태고종 중요 소임자들과 선암사 방장 지암스님, 선암사 주지 시각스님, 각 지역 종무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웅전 앞마당에서 오전 10시 영결식과 승선교에 이르는 운구행렬, 그리고 12시 다비식 이어졌다.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의 영결사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의 영결사
슬픔 속에 큰스님을 보내는 태고종도들의 영결식에서 호명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종단은 지금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제 무고안온(無苦安穩)한 극락정토에 계시더라도 종단이 향상일로(向上一路)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항상 살펴 주시옵고, 이 나라 불법이 언제나 왕성하도록 가호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원로의장 도광스님의 추도사
원로의장 도광스님의 추도사
이어 원로의장 도광스님도 “큰스님이 주석하셨기에 선암사가 위엄이 있었고, 스님의 계심으로 종조의 종지종풍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지금 선암사 도량엔 종도의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하오니, 부디 태고의 바람결 따라 어서 돌아오십시오”라고 추도의 말을 했다.
중앙종회의장 법담스님의 조사
중앙종회의장 법담스님의 조사
중앙종회의장 법담스님은 조사를 통해 “인자하시고 항상 하심(下心)으로 반겨주시던 무우전은 주인을 잃어 쓸쓸하고, 큰 가르침 펴시던 법좌는 묵연히 옛 소식을 전하는 듯하니, 모든 종도는 슬픔 더하고 아쉬움은 수미산을 넘었다”고 큰스님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스님을 대독해 관음종 홍파스님의 조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스님을 대독해 관음종 홍파스님의 조사
관음종 홍파스님이 대독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조사에서 “우리 치문(緇門)에 수많은 선지식이 계셨으나 스님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어른은 흔치 않았다. 그것은 마치 기러기가 창공을 날아갔으되 자취를 남기지 않은 것과 같으니 모름지기 운수(雲水)의 족적이라 스님과 같아야 할 것이다”라고 큰스님의 발자취를 회상했다.
문도스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국에 참여해 주신 대중스님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문도스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국에 참여해 주신 대중스님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조사에 이어 종도들의 헌향과 분향이 이어졌고, 문도대표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에 참여해 주신 대덕스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영결식에 이어 위패와 영정, 만장을 앞세운 운구는 대웅전에서 승선교와 다비장에 이르는 행렬을 통해 평소 큰스님께서 산책하고 수행하던 선암사 도량을 들른 후 경내 운동장에 특별히 마련된 다비장으로 이어졌다.
다비장에 도착한 운구는 미리 마련된 장작더미에 안치되고, 20여 스님들의 거화와 300여 대중들의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합송과 함께 다비되어 세속의 인연을 다하고 법열에 들었다.
한편 혜초 스님은 1945년 청곡사에서 반웅 청봉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46년부터 1949년까지 해인사 불교전문강원에서 중등과와 사집과, 고등과, 대교과를 수료한 뒤 1953년 해인사에서 인곡 화상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이어 1961년 불이성 법륜사에서 전득 덕암 스님을 법사로 건당했다. 1966년 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한 혜초 대종사는 1970년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종회의원에 당선된 뒤 태고종 총무원 사회부장과 포교원장, 연수원장, 총무원 부원장 등 요직을 거쳐 1996년 제17대 총무원장에 당선돼 종단의 기틀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86년과 2004년 불이성 법륜사 주지를 두 번 역임한 혜초 스님은 1988년 한국불교포교사 협회장으로 취임해 포교활동 및 수행정진에 진력한 데 이어 1993년 2월부터 5월까지 미국 뉴욕 전등사 초청법사로 초대돼 미국 전역에서 순회포교 활동을 펼치며 한국 불교를 미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 후학 양성 및 태고종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에 대통령 동백상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지난 8월 26일 선암사 무우전에서 세납 89세, 법납 75세에 원적에 들었다.
다비 장작에 불을 붙히는 거화
다비 장작에 불을 붙히는 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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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행선 광주전남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