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공식 행사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인물이 등장해 발생한 논란에 대해 "역사적 평가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가운데 일본인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23일 "조직위원회, 도요토미 히데요시 문제 해명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행사는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 15일 각국 선수들이 투숙하는 크루즈선의 입항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지역 관광 홍보단인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가 등장했다. 일본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분장한 인물들이 선수단을 맞았다.
이 가운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한국에서 논란이 됐다. 도요토미는 16세기 말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일으킨 인물로, 사실상 전범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단순 지역 역사 인물이나 관광 콘텐츠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대한체육회도 문제를 제기했다. 아시아 각국 선수단을 맞이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의 공식 행사에서 한국에 역사적으로 민감한 인물을 활용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공식 항의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직위원회가 뒤늦게 설명에 나섰다.
오오사마 다카아키 조직위원회 사무국 차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유일한 목적은 45개 국가와 지역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며 "선수와 임원들이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유일한 관심사다. 그 외의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측에 서한을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조직위원회는 서한을 통해 "특정 인물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아이치·나고야 지역이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전국시대 주요 인물들의 출생지라는 점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선수와 임원들을 환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조직위원회는 "이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이 전국시대 다이묘들이 태어난 곳이라는 점에 관한 것"이라며 "아이치·나고야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선수와 관계자를 환영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이러한 설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통해 정치적 의도를 전달하려 한 게 아니라는 것, 아이치와 나고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싶었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45개 국가와 지역을 초청하는 국제대회라면 상대 국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지를 사전에 고려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다른 팬은 "이번 대회에서는 숙박, 식사, 국가 혼동 등 여러 운영상의 문제가 보도되고 있다"며 "이번 사안까지 포함해 참가 선수와 관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국제대회의 기본적인 시각이 운영 전반에서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각각의 개별 사고로 끝낼 게 아니라 조직위원회의 기획과 의사결정 과정까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악의가 없다고 해서 무엇이든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선 상대에게 불쾌감을 준 점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다. 400년도 더 된 인물을 끄집어내는 비판하는 것이 지금 합당하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면 모든 나라에서 과거 다른 나라와 전쟁한 장수들은 모두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나고야와 아이치현에서 태어난 주요 인물 정도로만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도요토미는 무려 1592년에 부산에서 평양까지 긴 거리를 한 달 만에 주파한 명장이다. 동양의 나폴레옹인데, 그러다보니 한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충격적인 해석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 출처 :
https://www.msn.com/ko-kr/news/other/
▶ 옮긴이(아사달)의 말 :
자,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아시안 게임은 온 아시아 나라들이 화합하는 모임이다. 이 사실에 동의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화합에 장애가 되는 요소 – 예를 들면, 한 아시아 나라가 다른 아시아 나라를 침략/점령/정복/지배한 사실을 강조하거나 자랑하는 것 – 는 절대로 이 모임에 나와서는 안 된다. 그것은 아시아의 화합과 평화를 깨뜨리는 짓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정유재란이 어떤 전쟁인가? 아시아 나라인 왜(倭)가 같은 아시아 나라인 근세조선을 침략한 전쟁이다. 그리고 도요토미는 그 두 전쟁을 일으킨 사람이다. 이것만으로도 도요토미를 아시안 게임에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게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는 확실하지 않은가?
게다가 도요토미는 자신의 조카에게 보낸 편지에서, 근세조선 뿐 아니라 명나라/여송(필리핀)/천축(바라트/인도)까지 쳐들어가 정복하고 점령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그렇다면 그는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려고 한 전쟁범죄자’임이 확실해지는 만큼, 더더욱 아시안 게임에서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오오사마 차장은 “우리의 유일한 목적은 45개 국가와 지역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 평화와 화합이라는 이념으로 공정한 운동경기를 하자는 뜻인가, 아니면 왜(倭 )의 총칼 아래 온 아시아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주권과 자유를 왜에게 반납하고 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가? 도요토미를 자랑스럽게 내민 것을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을 안 할 수가 없다!
한국인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400년도 더 된 인물을 끄집어내서 비판하는 것이 지금 합당하느냐?”고 주장하는 왜(倭)의 누리꾼들은 화를 낼 텐데, 그렇다 해도 나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
거북섬(‘아메리카’) 원주민 말살 정책과 추방/학살/식민화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콜럼버스는 “400년”이 아니라 534년 전의 인물임에도 지금 살아있는 거북섬 원주민들이 재판을 열어서 ‘사형’에 처하고(초상화에 화살을 쏜 뒤 불에 태우고) 유죄 판결을 내리는데, 하물며 겨우(!) 400년밖에 안 된 악당인 도요토미를 끄집어내서 비판하는 게 뭐가 문제가 된단 말인가?
내가 이러는 게 문제가 된다면, 거북섬 원주민들이 하는 짓도 “합당하지 않은 일”이란 말인가?
그러나 나는 거북섬 원주민들을 비난하는 왜인(倭人)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고, 콜럼버스를 감싸는 왜인도 만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400년도 더 된 인물”인 도요토미를 비난하고 유죄 판결을 내리는 나도 비난을 받는 게 아니라 지지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왜(倭)의 누리꾼들 가운데 이번 논란을 접하고 나서 “그러면 모든 나라에서 과거 다른 나라와 전쟁한 장수들은 모두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하고 따지는 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 대답은 간단하다. 설령 “과거 다른 나라와 전쟁한 장수들”이 그들이 태어난 나라에서는 ‘영웅’이라 하더라도, 그들을 평화와 화합을 내세우는 자리 – 예를 들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나 월드컵 – 에 내세우면 안 된다.
만약 이번 아시안게임이 몽골에서 열렸고, 몽골 정부가 테무친(칭기즈칸)으로 분장한 배우가 나와 선수들을 맞아들이는 행사를 열었다면, 나는 그것을 비판하고 반대했을 것이다(중세 몽골군에게 짓밟힌 나라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것이 아시아의 화합과 화해를 강조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점이 내가 이렇게 말하는 근거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한마디만 더하자. 왜(倭)의 누리꾼 가운데는 “도요토미는 무려 1592년에 부산에서 평양까지 긴 거리를 한 달 만에 주파한 명장이다. 동양의 나폴레옹인데, 그러다 보니 한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해석, 아니 궤변을 늘어놓는 자가 있는데, 그런 궤변이 받아들여진다면 내가 왜인(倭人)들 앞에서 “고리(高麗) - 몽골 연합군의 장수들은 규슈 북부를 정벌한 명장이다. 기왕이면 (당시 일본의 도읍이었던) 교토까지 쳐들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당신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말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내 말이 맞는가? 그게 싫다면 제발 서로 자극하지 말자. 왜가 먼저 무례한 말을 내뱉어서 한국인인 나를 자극했고, 그래서 나는 무례에 무례로 답했을 뿐이다. 존중받고 싶으면 먼저 존중해라!
#덧붙이는 글 :
이 자리를 빌려 일본인들에게(그리고 친일 국가의 시민/국민들에게) 말하겠다. ‘도요토미가 국제대회에 나와야 하는 까닭’에 대해서는 지겨울 만큼 들었으니, 이제부터는 ‘그래도 도요토미를 내세우면 안 되는 까닭’을 하나라도 만들어서 강조해 보라. 만약 당신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시아는 평화를 누리지 못할 것이고 ‘바람직한 한/일 관계’는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 음력 8월 14일에, 아사달이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