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충남의 거의 모든 시군을 운행했고 지금도 운행하는, 충남 교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장항선에 담긴 삶의 이야기와 그에 따른 단상과 사유를 시와 수필로 차곡차곡 엮은 모음집. 2021년 한 해 동안 충남도정신문에 연재한 ‘장항선 연가’를 더욱 풍부한 내용으로 재편해 역마다 각 역을 이야기하는 시 두 편과 산문 두 편씩 감상할 수 있다.
목차
1부 울타리 넘나들며
가지치기
<간이역> 섶울타리
<천안역> 길 안에서 길을 물어
<세교역> 가을비
<아산역> 내비게이션
<배방역> 시간의 초상
<온양온천역> 풍물오일장
<신창역> 찔레꽃
2부 잘 산다는 것
신발
<학성역> 여러해살이
<도고온천(선장)> 온천골 플랫폼
<신례원역> 가을 서한
<예산역> 그대, 홍옥
<오가역> 투가리
<삽교역> 삽다리 총각
<화양역> 가족
3부 마음의 빈자리
자리
<홍성역> 바람의 동공
<신성역> 내버려 두면
<광천역> 삭임에 대하여
<원죽역> 바람 불어
<청소역> 창포 돋을 무렵
<주포역> 내일의 태양
<대천역> 예각과 둔각
<옥마역> 마음의 휴양림
4부 나눔에 대하여
곁불
<남포역> 19공탄
<웅천역> 정직하니 돌이다
<간치역> 갈림길
<춘장대역> 풍금 소리
<주산역> 꽃잎 편지
<판교역> 대목장
<서천역> 기다려본 이는
5부 그대는 바람벽
페르소나
<장항역> 미나리<군산역> 구불길
<임피역> 우렁각시
<대야역> 보리싹
<익산역> 미륵의 땅
<장항선> 되려
추천글:
우리는 오늘 ‘빠름, 빠름’을 외쳐대며 스스로 사자와 가젤의 삶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맹목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쓴 어니 J. 젤린스키가 말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 진 석양을 바라보며 감탄하기에 가장 적당한 순간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시인 역시, 질주하던 삶을 잠시 멈추고 노을 진 석양을 바라보며 ‘느림과 기다림’의 시간 속으로 젖어 든다. 그것은 느림과 기다림의 끝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맛의 충만함을 이루는 젓갈과도 같은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시인은 지금은 정차조차 하지 않는 장항선의 간이역까지 호명하며 변방으로 밀려난 느린 삶에 이름표를 달아준다. 느리고 느려터진 장항선. 지금은 그래도 빨라졌다고는 하나 장항선은 느린 것의 상징으로 충분하다. 광속의 세계에서 느긋하니 브레이크를 밟아가며 기어코 느리게 살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고야 말겠다는 태도로 간이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장항선 열차에 탑승한다. 이심훈의 시와 산문은 느린 장항선을 통하여, 속도의 과열에 휘발되어 사라져가는 것을 붙잡으려는 정서적 반응이다. 시에 붙인 시인의 인문학적인 사유는 이 책의 또 다른 매혹이다. (윤성희/문학평론가)
- 윤성희 (문학평론가)
첫댓글 와
읽고 싶은 맘이 쑥쑥 생깁니다.
간이역으로 목차가 소개되서 더 그런가봐요.
궁금해지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