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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원장이 5.18 민주묘지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언론은 13일의 안 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만남을 연관지어 실제적으로 대선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또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것은 인혁당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후보와 차이점을 분명히 하기위한 전략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고이 잠드소서'라는 안철수 원장이 방명록에 남긴 글에서 저는 전혀 다른 뜻을 읽을 수 있는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안철수의 생각"에서 제정임 교수는 "아까 '안철수 현상'을 거론하면서 '구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구체제'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 부연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안 원장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우리 역사의 성과를 평가하면서도 그 결과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했다는 역사적 한계를 지적합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인권이나 민주화를 무시했던 산업화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의 성과를 부정했던 민주화 논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구체제적인 사고죠."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안철수 원장에게 있어서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 모두 구체제에 다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미래 가치를 위하여 극복할 대상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안 원장이 대선의 실질적인 행보를 민주화 세력을 의식하여 5.18민주묘역에서 시작했다? 동의하기 어려운 해석입니다.
더구나 방명록에 남긴 기록이 "고이 잠드소서"입니다. 5.18 민주묘역을 찾은 박근혜 후보는 7월 26일에는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5월 17일에는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는 오월 영령들의 명령입니다", 손학규 후보는 '광주정신 받들어 정의로운 민생정부 수립하고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들겠습니다', 모두 자기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 원장이 남긴 글은 자신의 입장이 없습니다.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편지 내용입니다. 또 "부자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도 적었습니다.
안철수 원장은 재산 환원을 하면서 안철수 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보다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왔습니다" 말한 바 있습니다.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런 저런 내용을 생각해보면 오늘 안철수 원장이 "고이 잠드소서"라는 기록을 남긴 것은 안철수 재단을 만들면서 산업화 세력의 한계를 극복하려한 시도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즉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로 "새로운 가치" 즉 "미래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는 신고입니다. 이는 또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민주화 세력들의 진영을 뛰어넘는 동참을 희망하는 글로도 읽힙니다. 마치 안철수 연구소 직원들에게 안철수 재단에의 참여를 바랬듯이 말입니다.
"강물에 첫발을 담글 수 있는 것은 용기의 영역이지만, 강물의 세기를 느끼고 그 강물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는 것은 전략과 계획의 영역입니다" 또 안 원장은 성공을 "내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와는 다른 긍정적인 무언가를 세상에 남기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원장이 자신의 생각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한다는 사실과 그럴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 전략 그리고 수순까지 정리하고 준비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구체제를 넘어 미래가치의 창출하는 길임도 자명합니다.
독자적인 길을 갈 것입니다. 민주화 세력과의 후보단일화라는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니라, 민주화와 산업화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방식을 택할 것입니다.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에서 저는 새로운 미래가치를 열어가겠다는 안철수 원장의 강한 다짐을 읽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민주화 영령들이 지금 우리 시대에 원하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8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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