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순천 책사모
내게 참 귀한 인연이 하나 있습니다.
‘순천 책사모’와의 인연이 그것입니다.
‘순천 책사모’라고 하면, 전라남도 순천시에 사는 시민을 주축으로 해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독서모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내가 그 모임과 인연이 된 것은, 2년 6개월 전으로 거슬러 2009년 10월의 일입니다.
아마 그 달 초순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낯선 여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 내 그 귀한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그 통화 내용을 여기 옮겨 적습니다.
“기원섭 집행관님이시죠?”
“예, 한 때는 집행관이었지만, 지금은 법무사입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저는 순천 책사모에 이소연이라고 합니다.”
“순천은 알겠는데, 책사모는 뭐예요?”
“책을 사랑하는 모임입니다.”
“그런데 어떤 일로?”
“집행관일기라는 책을 쓰셨는데, 저희 책사모 모임에서 저자인 선생님을 모시고 말씀 좀 듣고 싶어서요.”
“내 이야기는 책에 다 담아뒀는데...”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좋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얼굴도 좀 뵙고 싶고요.”
“좋습니다. 가지요.”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순천을 찾은 것이, 바로 그달 29일 저녁 7시쯤이었습니다.
따뜻한 가을비가 내리는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따라 갔습니다.
저만치 약속장소인 순천시 연향동 중앙서점 간판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언뜻 순천 그곳과 내 사이에 맺어진 그동안의 인연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인연은, 그때로 3년 전으로 거슬러 2006년 설날을 전후해서 남도여행이랍시고 호남을 온통 돌아다닐 때 그때 순천을 지나간 것이었고, 두 번째 인연은, 바로 전해인 2008년 가을에 아내와 함께 순천만 낙조를 구경하러 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7시로 예정된 ‘순천 책사모’ 회원들과의 만남은, 나와 순천과의 세 번째 인연이 되는 셈이었습니다.
다들 화사한 얼굴에 또렷한 눈망울로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그 반겨주는 모습으로, 제 가슴에는 뭉클 하는 감동이 깊게 담겨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더욱 감동이었던 것은, 마침 순천 그 지역에 근무처를 가지고 있던, 내 모교인 우리 문경중학교 16회 김두섭 동문이 자리를 함께 해준 것이었습니다.
훗날 안 이야기지만, 내가 떠난 후에도 김두섭 동문은 순천 그곳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바로 그 독서모임 ‘순천 책사모’에서, 2012년 새해 들어 내게 책 한 권을 보내왔습니다.
모임 이름과 같은 ‘순천 책사모’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2001년 1월에 독서클럽 ‘순천 책사모’가 소설과 박완서가 쓴 ‘아주 오래된 농담’이라는 책으로 첫 독서발표회를 가진 이래로 2011년 12월까지의 그동안 11년간의 발표회 상황과, 회원들의 시와 수필 그리고 독후감 등 작품들이, 270쪽 한 권의 책에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내가 그 모임과 첫 인연이 되었을 때, 그때의 리더였던 성산 김수만 회장께서 연하카드와 함께 내게 보내준 것이었습니다.
꽤나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잊지 않고 있는 그 정겨운 마음이, 또 내 가슴을 뭉클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정말 반갑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들이 곳곳에 글로써 그 흔적을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한 편 한 편이, 마치 강 건너 오는 봄소식 같은 따뜻함이었습니다.
자칫 잊혀 질 뻔했던 ‘순천 책사모’와의 인연, 그렇게 뭉클 감동 받은 내 가슴속에서, 다시금 불태워볼 요량입니다.
아직은 생각만인데도, 벌써부터 그 정겨운 모습들이 내 기억 속에서 봄꽃 움트듯 새록새록 새롭게 망울 맺고 있습니다.
첫댓글 기원섭 작가님~
잘 계시지요?
이렇게 동영상과 함께 그때의 사진을 올려 주시어 행복한 추억이 다시 기억됩니다,
중후한 목소리로 자세히 소개까지 해주시니 더더욱 감사드립니다.
작가님 오른쪽에 호탕하게 웃고 있는 호당입니다.
다시 좋은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기원섭 작가님~
무지무지 반갑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동영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이렇게 정리해서 다시 올려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우린 "참좋은 인연"입니다
책 보내주신 분은 창립 회장님이신 성산 김수만님이십니다.
사진 오른쪽 뒤에 안경 쓰신분입니다.
동영상중 파이팅을 외쳐주신분 말입니다.
생생한 기록.. 역시 직업의식이 묻어 납니다~
그곳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영상으로 실감나게 잘 봤습니다..
가져주신 애정에 눈물이날 정도입니다..
우와, 기원섭 작가님` 안녕하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새내기 회원이라 그 당시에는 없었으나
동영상으로 보게 되니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 합니다. !! 책사모 계속 응원해주세용^^
기원섭 작가님!
오랜만입니다.
2009년 10월에 뵙고 2년 6개월만이네요.
두섭이 형님은 잘 계시는지요?
현대에서 정년퇴직하신 뒤론 뵙기가 쉽지 않구만요.
두섭형님과는 1년여동안 순천에서 개인적인 술자리도 같이 했었고,
저희 모임에서 통크게 서너번 쏘신것이 항상 고마워 일전에 연락드렸더니만 통화를 못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자와의 대화라는 인연으로 책사모와 함께 했었지만
기원섭작가님은 제 개인적으론 특별한 기억과 남다른 추억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공무원 생활하신 분이라 믿기 어려운
조직에 대한 이해력과 카리스마로 뭉쳐진 첫인상이 지금도 기억에 선연합니다.
거기에 화려한 언어구사력과
사람을 끌어 당기는 힘이 남달랐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작가님이 올리신 영상을 보니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어디 계시든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인연으로 기억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