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Ii5gmpsPbE
교황, 키프로스 도착 “상처를 어루만지는 방문되길”
키프로스와 그리스를 방문하는 제35차 해외 사도 순방이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키프로스로 떠나기에 앞서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된 두 그룹의 이주민을 만났다. 먼저 교황은 산 에지디오 공동체와 함께 방문한 이주민 그룹을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만났고, 이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가던 중 한 본당에 들러 이주민들을 만났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재협 신부
12월 2일 오후 1시57분(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은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했다. 따뜻한 햇살과 교황의 격려와 위로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의 미소가 교황을 맞이했다. 공항에 나온 아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 사랑합니다”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교황은 사도 순방 기간 중 동행할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아름다운 방문에서 우리는 상처를 어루만질 것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듣게 될 모든 메시지를 우리 모두가 마음에 잘 새기길 바랍니다. 이번 여정을 함께하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sNSsjzY9-0
교황, 키프로스 도착
교황은 공항 환영식을 마치고 키프로스의 수도 니코시아에 위치한 마론파 동방 가톨릭 교회 주교좌성당을 방문해 키프로스의 성직자들과 교회 운동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사도 순방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교황은 2일 오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오전 11시5분 비행기를 타고 키프로스로 떠났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이 공항에 도착하기에 앞서 “피우미치노 공항 인근의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 들러 로레토 성모상 앞에서 기도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 본당이 보살피고 있는 15명의 난민을 만났다. 또한 교황은 바티칸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나서기 전에도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과 동행한 12명의 난민을 만나 인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MlibPLD7dE
키프로스로 출발 전 공항 인근의 본당에서 이주민을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공보실은 현재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이 이주민들이 “시리아, 콩고,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레스보스 섬 난민캠프를 떠나 이탈리아로 왔으며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환대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 가운데 지난 2016년 교황 전용기를 타고 교황과 함께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들도 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에서 인도주의적 통로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고 있는 마리아 퀸토(Maria Quinto) 씨는 교황이 이들에게 이번 순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아직 레스보스 섬에 남아 있는 이들을 만나러 그곳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하 마리아 퀸토 씨와의 일문일답:
교황님은 산타 마르타의 집을 떠나시기 전에 크라예프스키 추기경님과 함께 난민들을 만나셨는데요. 이 만남은 어땠나요?
“매우 화목한 분위기의 간소한 만남이었어요. 몇몇 가족이 함께했는데요. 그 중에는 소말리아 출신으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세 자녀가 함께 참석하기도 했어요. 참석한 모든 이들은 레스보스 섬에서 위험한 여정을 거쳐 이곳으로 왔답니다. 몸이 불편한 그 어머니도 자녀들을 팔에 안고 배를 타고 건너왔죠. 모든 이들은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했어요. 교황님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마음 아파하셨답니다. 이 자리에서 교황님은 지난 2016년 교황 전용기를 타고 함께 이탈리아로 온 청년 가족을 다시 만나셨어요. 그 청년은 벌써 결혼해서 남자아이가 있고, 곧 둘째도 태어날 예정입니다. 안정된 직장도 있고요. 교황님은 청년이 들려준 가족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셨어요. 그들도 교황님과의 만남을 매우 기뻐했고요. 이 가족은 2016년 교황님과 함께 레스보스 섬에서 이탈리아로 왔고, 이후 레바논에 살던 아내도 이탈리아로 와서 온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일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이들은 산 에지디오 공동체와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이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교황님은 이들에게 사도 순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그리고 아직 레스보스 섬에 남아 있는 이들을 만나러 그곳에 다시 간다고 말씀하셨죠. 이 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매우 감동했어요. 교황님은 레스보스 섬 난민캠프에서의 체험을 그들에게 말씀하셨어요.”
이주민들은 교황님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이들은 교황님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했어요. 이들 중에는 5개월 전에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들도 있고, 1년 전이나 2년 전에 도착한 이들도 있어요. 이들은 각자 자신의 여정을 교황님께 말했어요. 콩고에서 온 한 여인은 자녀들이 이탈리아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 사실을 기뻐하며 말했어요. 그녀의 세 자녀는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한 가족은 현재 고국이 겪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죠.”
이번 만남은 레스보스 섬에서 겪은 상처와 흉터를 다시 보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기도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그리스 방문에 대한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군요. (…)
“맞습니다. 기도와 동행이라는 여정을 통해서 말이죠. 교황님이 여러 차례 강조하신 것처럼, 환대의 공동체로서 함께 건설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순방 브리핑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교황과 동행하기 위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모였다. 「바티칸 라디오」와 「바티칸 뉴스」 책임을 맡고 있는 막시밀리아노 메니케티(Massimiliano Menichetti)는 이번 순방을 위한 교황 전용기가 “이타 에어웨이(Ita Airways)”라는 새로운 항공사 비행기라고 설명하며, 이 전용기에 탑승한 많은 기자들이 교황의 여정에 동행해 제35차 해외 사도 순방의 여러 일정을 자세히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해외 사도 순방이 1974년 분단된 키프로스 방문으로 시작해 12월 4-6일 그리스 방문으로 막을 내린다며, 특히 그리스는 유럽과 지중해 국가들을 향해 이주민 문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교황님이 직접 말씀하신 것처럼, 교황님은 역사, 문화, 복음의 복된 장소를 방문하는 순례자로서 교회 일치의 대화를 위한 여정을 걸어가실 것입니다.”
비행 전보
교황은 이탈리아를 떠나며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전보를 보내 “믿음의 형제들과 현지 주민들을 만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고대의 원천(샘)을 그리워하는 순례자처럼” 키프로스·그리스 사도 순방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모든 국민에게 인사하고 공동선을 위한 평온과 상호 협력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교황의 전보에 답신을 보내며 교황의 이번 순방이 “수세기에 걸쳐 민족들과 문화들이 서로 만나고, 상호 풍요의 과정에서 서로 견주는 지중해의 심장부로 가는 사도 순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우 중요한 이 교차로에서 모든 이가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논리가 아니라 평화, 환대, 상호이해의 논리가 확산되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키프로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곧 방문하게 될 그리스를 향해서도 전보를 보냈다. 교황은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에게 보낸 전보를 통해 그리스 국민을 향한 “기도”를 약속하고 “모든 이를 위한 하느님의 축복”을 청하며 “매우 기쁜 마음으로 임박한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