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서울 땅에서 집 사는 것은 애시당초 마음을 접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몸은 서울에 있었지만..
난 주민등록(주소지)도 고향 부모님과 함께 되어 있고
퇴직하면 고향에 가서 초야 묻히는 삶을 갈망했다.
부모님께서는 생존하기 위하여 여기저기에 개간을 해서
곳곳에 자투리 땅이 몇개 있었다.
그중에 한곳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땅은 바로 옆에 초1급수 냇물이 흘렀고, 폭포가 참 아름다웠다.
차가 다니는 길과도 가까웠다.
내가 아버지께 달라고 요청한 한것은 딱 한가지.
숲속에 위치한 그 땅이었다.
그때는 주겠다고 약속을 해 놓았지만..
아버지 마음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보니...
지난주에 가 보니.. 이미 땅은 팔려서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형님 치료비 대느라.. 돈이 될만한 부동산은 다 팔아 치우는 바람에..
재산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매가 된듯.)
윗사진: 작은 농막을 짓고 살고 있는 부부
'사진'에 좌측으로는 깉은 산속과 계곡이 있고, 사진 우측에는
냇물이 흘러가서.. 그 물은 그냥 먹어도 좋다.
부부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갑상선 암에 걸려서
못 고쳤는데, 이곳에 와서 2년간 살다보니 '암'이 다 나았다고~
아버지를 무척 고맙게 생각했다.
아쉽긴 했지만.. 그 땅은 나와는 인연이 없었나보다.
시골 부모님 집은 장남이 살 집이고, 막내인 나는 스스로
살 집을 마련해야 했다.
시골에서 살 집터를 한개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땅을 한개 소개해 줬다.
223평 넓은 땅을 + 16년전에 + 7천만원을 주고 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
첫째. 집을 짓는 것은 100평이면 족하다. 지나치게 큰 땅이다.
둘째. 16년전 7천만원이란 돈... 그 돈은 지나치게 큰 금액이었다.
그 땅을 사느라 매달 100만원씩 얼마나 오랫 세월을 갚아 나갔는지?
끔찍하게 고생을 했다.
7천만원이 그렇게 큰 돈이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아내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 돈을 같이 갚아야 했다.
아내에게는 늘 고맙고 미안하다.
도로와 붙어 있는 땅.. 주택가 안에 있어서 토지 목적은 '대지'
재산세를 부과할 때 '임야'는 가장 저렴하고, 그 다음이 논과 밭
'대지'는 평당 금액이 높다보니 재산세 역시 매년 20만원은 나왔다.
땅을 놀리는 것이 아까워서 그땅 옆에 사는 분에게 임대를 줬다.
1년에 쌀 한가마..(재산세 내기도 힘들다.)
그렇다해도.. 고향을 떠나온후.. 이곳을 지나치면서..
언젠가 내가 내려와서 살곳이라고 생각하며 뿌듯해 했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것은 참으로.. 마음같이 되지 않았다.
큰형이 사고가 나서..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그 집이 비게 되면서
내가 원하면 부모님 집에서 살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큰돈 들여서 집을 지을 필요도 없게 되었고,
그 땅은 매매하고 없애야 했다.
'서울/경기'라면 모를까~ 깡촌 면소재지 주택가 '대지'는 미래에
투자가치도 없고, 그 땅을 자녀에게 증여/상속을 한다고 해도
요즘 젊은이들은 부동산보다 '돈'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9년전에 이 땅을 팔려고 시도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 집을 구입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5년전에.. 어떤 아줌마가 사겠다고 도전을 했는데.. 그 당시..
1억1천만90만원... 계약이 되는가 싶었는데.. 지나치게 금액을 할인해
달라고 실갱이가 붙어서 홧김에.. 안 팔겠다고 말했고...
그 이후로 쭈욱~ 안 팔렸다.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
현수막도 내 걸어 보았고, 공인중개사에게 복비를 두배로 준다고도
했지만.. 그 누구도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고향 선배가 하는 말..
"대지를 팔려면.. 농사도 그만 짓게 하고. 모두 원상복귀 시킨후
흙을 채우고 나무도 심고 잔디를 심어서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 먼저다."
맞다.. 나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그래서 농사 짓는 분에게 말을 했다.
올 12월31일까지만 농사짓고, 지금 설치한 하우스 3개를
포함해서 모든 농산물 들을 없애 달라고..
그 농민이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는 현재 그 땅이 필요했고, 너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이 내 땅을 사기로 했다.
다만.. 가격은 1억1천만원 ~!
16년간 수많은 노력을 해도 안 팔리던 대지가 그렇게 팔릴 줄이야.
가격은 심히... 마음에 안 들지만.. 16년간 고생해보니..
그 땅만 봐도 지긋지긋하다.
'투자'로 판단하자면.. 큰 손실을 본 것이다.
16년전에. 7천만원은.. 그 동안 이자만 해도 5천만원은 된다.
취득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재산세), 팔고 나면 양도소득세를 비롯해서
'공인중개사'에게 선물해 왔던 비용부터.. 그동한 고생한 비용들..
1억3천만원에 팔아도 '본전'인데, 1억1천만원이라니...~!
하지만.. 내가 팔고자 마음 먹을 때는 정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
지난 과거를 묻지말고, 현재 가치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고.
특히.. 그 땅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은가? 적은가?
이것을 생각해야 한다.
매매대금을 받으면...
80%는 아내에게 줄 것이다.
그리고 20%는 연로하신 부모님 치료비와 경제적으로 힘들게
지내고 있는 두 형님 가정을 도울 것이다.
아.. 그래..
누나들에게도 백만원씩 드려야 겠다.
돈을 받으면.. 누나들은 금방...
천국에 미소를 띄우리라.~~~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