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날. 2004년 11월 9일(화). 먼동이 트기전 이른 새벽임에도 부지런한 洪錫. 榮求군은 삼림욕을 위한 산책을 나간다고
부지런을 피운다. 칭문을 여니 새벽 초생달이 비추이고 밖은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인근 휴양림에서 쏟아져 나오는 솔잎향이 싱그럽고, 차가운 새벽 공기가 목덜미를
시원하게 스쳐 지나간다. 뒤이어 쫓아 나오니 벌써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고 우리
세사람은 정문 우편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새벽 공기를 가른다.삼림욕이란 공기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편안한 복장으로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 거닐
면서 신선한 공기를 가슴속 깊이 호흡함으로써 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에 닿게 하는 것을 말하며 삼림욕을 하게 되면 몸과 마음이 맑아져 안정을 가져오며,
건강이 매우 좋아지게 되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건강증진법이라 한다. 오후 태양이
내려 쪼이는 숲속 길을 거니는 것이 삼림욕의 진수일 터인데, 오늘 우리는 이곳 새벽공기
를 가르며 삼림욕이란 것을 하게 되었으니 이것 진짜 삼림욕 맞는거여?산책로변 초입에 대형 야외광장이 나타나며 조별로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목조 식탁과
15-6명이 둘러서서 먹을 수 있는 석상(石床)등이 잘 배치 되어있고 한편으로는 대형가마
솥/대형냉장고/바베큐시설이 완비되어 이곳 자연휴양림을 찾는 100여명의 대가족 손님
맞이에 손색이 없게 잘 꾸며져 있다.낙옆이 수북히 쌓인 산책로 변에는 단풍나무/자작나무/자귀나무/벗나무/느티나무등이
늘어서 있고 250m 마다 안내 유도표시가 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삼림에 대한 참고자료
가 게시판에 안내되어 있다. 필자도 궁굼한 점이 있어 일부를 소개해 본다.- 단풍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 지나? -
단풍은 섭씨 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잎과 가지사이에 떨겨층
이 형성되어 광합성으로 생긴 영양분이 줄기로 이동하지 못하고 잎
에 남게되며, 잎의 산도가 높아지면서 푸른빛을 띄는 엽록소를 파괴
하기 때문에 생긴다.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으면 단
풍색은 더 짙어진다.나뭇잎 속에는 카로틴, 크산토필 등 색소가 많아지게 되면 노란색으
로 변하고 탄수화물이 안토시아닌과 합성되어 산도를 높이게 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숲은 문화의 산실? -
숲은 위대한 음악가들에게는 영감과 악상을 제공하여 왔다. 요한
스트라우스와 차이코프스키는 숲을 표제로 명곡을 만들었으며 베토
벤의 전원교향곡과 소나타, 비발리의 사계, 스메타나의 몰다우 등
이 숲과 자연을 음악으로 표현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통나무집에서 1.5km 지점에는 "많이 걷자/많이 웃자/남을 칭찬하자" 라는 웃음 심벌의
표지판 뒤로 멀리 대둔산의 암벽 위용이 바라다 보이고 정자 주변 벤치에 앉아 아침을
깨우는 산새소리 들으며 잠시 고개 숙여 천지를 창조 하시고 대자연을 아름답게 빚어주신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시간을 보니 7시 25분, 왕복 한시간 거리의 아침산책이다. 基石. 錫天군은 3km기점을
왕복하고, 洪錫. 榮求군은 새벽 어둠속 산책로를 잘못들어 산등성을 타고 계곡 정상까지
다녀 왔다고 하니 오늘 예정된 등산을 이른 새벽에 다 마친 것 아닌감?통나무집에서의 아침식사는 사골해장국. 무채/깻잎/고추장아찌등, 어린시절 어머님이
차려주신 고향의 냄새가 뭉클하게 풍긴다. 생수병에 물을 가득히 채워 정성스럽게 준비
해주신 주인아주머님께서는 마당가 모과나무에 올라 긴 장대로 모과 두송이를 따서 차
뒷자석 등받이 위에 얹어 주신다. 향긋한 모과 냄새를 맡으며 오래 오래 이곳을 기억해
달라고,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잘 자고/잘 먹고/잘 쉬었다 갑니다.아침 9시 15분. 진산 자연휴양림을 출발한 일행은 오늘 산행 목표지인 영동군 앙산면
누교리에 있는 天台山을 향한다. 해발 714.7m의 천태산은 뛰어난 자연 경관과 잘 정리된
등산로 그리고 주변에 많은 명소가 산재되어 있어 등산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밧줄을 타고 오르는 등산로가 많아 특히 이색적이다.금산읍을 통과하면서 도로변 얕으막한 야산에는 검은 비닐막으로 둘려처 있는 크고
작은 많은 蔘圃를 만나게 되면서 과연 이곳이 인삼의 고장이로구나 하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68번 국도를 따라 계속 직진하다가 도로 왼편으로 천태산 입구 방향 표지판이
보인다. 너른 호탄천을 가로지르는 <누다리>를 건너 501번 지방도를 따라 북상하니
천태산 영국사 2.5km의 유도표시가 있는 벌판 소로길을 만나게 된다.10시 20분. 드디어 천태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등산장비를 챙긴다.
천태산의 등산코스는 모두 4코스로 이곳 양산면에서 약방을 경영하는 배상우씨가 다듬어
놓은 a. b. c. d코스가 바로 그것인데 곳곳에 안내 팻말과 굵직한 밧줄이 설치돼 등산
초보자도 쉽게 산을 오를 수 있게 하였다.a코스는 천태산 최북단에서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최단거리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밧줄을 타고 오르면 정상까지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b코스는 a코스남쪽 계곡길로 경사가 완만해 부녀자들이 오르기 좋지만 현 재는 잠정
폐쇄되어 있다.
c코스는 영국사 남쪽 200m지점의 원각국사비 바로 위로 이어지는 능선길 로 중간에
구멍바위가 이색적이다.
d코스는 대개 하산로로 이용되며 절반쯤 내려오면 경사가 완만하고 아름 다운 주변
경관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이다.우리는 최북단의 능선을 타고 올라 정상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a-d코스를
택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700m 거리에 있는 영국사 까지의 등산로는 잘
다듬어져 있어 산행 첫출발 부터 기분이 상쾌하다.또한 영국사를 오르는 계곡 풍경도 매우 아름다우며 기암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용추
폭포(일명 삼단폭포)와 천연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된 천년묵은 은행나무가 일행을 반긴다.특히 은행나무가 서있는 산행로변에는 전국 각처에서 모여드는 산악회의 각종 리본이
형형색색으로 줄에 매여 길게 늘어져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자그만치 1천여개의 리본이 걸려 있는 듯 하다. 우리도하얀리본 여백에 <인천화요
산악회>라 표기해 둔다. 돌아가면 우리도 화요산악회 리본부터 만들어야 겠다.높이 31m, 가슴높이둘레 11m의 거목으로 국내 큰 위난이 있을때면 소리를 내어 운
다고 하며 격년마다 많은 양의 은행이 열린다고 한다. 은행나무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영국사 입구에 선다.천태산 동쪽의 자궁혈을 이룬곳에 자리잡고 있는 영국사(寧國寺)는 신라 문무왕 8년 대각
국사 의천이 창건하여 국청사라 이름지었으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이곳
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서 국난을 극복하였다하여 영국사로 개칭하였다 한다.오전 11시 정각. 천태산 정상 1.500m라 쓰여진 팻말을 바라보며 북녘 능선따라 a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잘 정돈된 등산로 따라 20여분 오르니 1차 암릉이 나타난다. 잠시 바위
등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900m 지점에서 2차 암벽에 부딪치며 "노약자와 어린이는
돌아가시요"라는 안내표지가 있다. 우리가 돌아갈 것 같은가? 모두 힘을 내어 자일을
붙잡고 어렵게 어렵게 올라간다. 확실히 몸들이 무겁다.천태산 암벽에는 철심을 두른 하얀 밧줄이 잘 정비되어 있다. 또한 등산로 초입에는
등산안내도가 철제보관함에 잘 보관되어 있으며 "필요한 사람은 가지고 가시오"라는
친절한 안내 문구가 기록되어 있다. 전술한 배상우씨가 4개코스의 등산로를 개설하면서
자비로 설치해 놓았다고 한다. 시.군/도/국가기관이 하여야 할 일을 개인이 하였다 하니
산을 사랑하는 그 정성과 마음 씀씀이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11시 40분. 천태산에서 제일 높다는 75m의 하얀 직벽이 가로 막으며 밧줄이 3단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물론 "노약자와 어린이는 오른편으로 돌아가시오"라는 안내 팻말이
서있고, 가장 년장인 70대의 兪洪錫 산우가 팔뚝을 걷어 붇치고 밧줄을 잡는다. 뒤이어
필자도 오기가 발동? 밧줄을 잡고 오른다. 나머지 일행은 잠시 망설이다 오른편 등산로
로 산행로를 변경한다.이른 아침 산책에서 힘들을 쏟았으니 별 수 없지! 나 자신도 이렇게 높은 암벽을 타고
오르기는 난생 처음이다. 몹시 힘이 든다. 어깨의 힘이 빠지고 잠시 암벽 쉼 공간에서
한숨 돌리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른다. 아래를 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 사이로 수목의
군락이 이불을 펼쳐 놓은 듯 바위를 덮고 있다.산을 오르는 산 사나이의 스릴을 흠씻 맛본 등반이다. 세속의 온갖 궂은 일 다 잊고
마음은 오히려 평온해 진다. 세상은 이래서 살 맛나는 것이 아닐까? 수락산/두륜산
/도봉산 등반시에 밧줄타기는 한낮 어린아이 장난이다.물론 도봉산 암벽 클라잉은 제외
하고 말이다.시간은 12시 10분. 어렵게 오른 암벽을 내려다 보며 편안히 둘러 앉아 초코레트, 사탕
사과, 감귤로 원기를 돋우고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 우회 등산로를 통해 많은 남녀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올라온다. 광주에서/대구에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곳
천태산을 오르는 것이다. 위로의 인사를 서로 나누고 정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2시 40분. 천태산 정상에 선다. 오늘은 714.7m의 천태산을, 어제는 878m의 대눈산
정상을 밟은 것이다. 천태산 지킴이(등산로 개설인)가 산정에 마련해 놓은 방명록에 성명
/산악회명/주소를 기입하고 천태산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 우리의 호프 돌샘!
아니 청백이 한 사람 한 사람씩 정상비를 배경으로 카메라에 담아준다. 오래오래 기념
으로 간직될 것이다.시간이 너무 지체 될 것 같아 휴식을 중단하고 곧 바로 하산길에 나선다.
오후 1시. 하산로 c. d코스 분기점에서 당초 계획했던 d코스를 피하고 다소 위험하다는
c코스를 이용해 내려간다. 30분간의 시간 단축을 위해서이다.이번 진산 자연휴양림 여행과 등산은 당초 2박 3일간의 일정이 었지만, 인고56산악회의
11월중 등산 일정이 갑자기 이번 주말로 당겨젔기 때문에 우리도 하루를 단축하여
산행코스도 30분 이 빠른 c코스를 택한 것이다. c코스도 중간중간 암릉이 많아 밧줄을
타기 5-6회이나 구간이 짧아 a코스보다는 무난한 산행이 었다.오후 1시 30분. 영국사 뒤편에 서있는 石鐘形浮屠와 圓球形浮屠을 돌아보고 보물
제 534호로 지정된 원각국사비 후면에 다다른다. 원각국사비는 고려 의종 7년(1154년)
禪師가 되었고 명종 1년(1171년)에는 王師(임금의 스승)가 된 원각국사의 비이다.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정확히 3시간 30분이 소요 되었다.
옥천을 경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가키로 하고 옥천 인근에서 오찬장소를 찾기로
한다. 마침 501호 지방도로변 하천을 끼고 앉은 조용한 <호수가든>의 옥호가 눈에 띄어
찾아들어 가니 웬걸! 시골 촌로들이 노래방 반주기에 맞추어 한곡조씩 뽑고 있다.
잘 되었다. 옥외 하천변 평상에 자리를 잡고 노래소리 들으며 닭도리탕으로 오찬을
마치고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귀가길에 오른다.오후 6시50분. 내고향 인천에 무사히 도착한 산우들은 피곤한 몸을 풀기위해 24시
불가마 사우나탕에서 산행의 피로를 풀고 저녁까지 즐긴후 일박이일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으로 진산 자연휴양림 방문을 기념하여 다음과 같은 시구를 실어본다." 황폐한 마음 한 구석에
나무 몇 구루를 심는다삶이 무너진 비탈
보기 흉한 빈자리 골라
매송나무 정성껏 심고 밟는다.사이 사이 잡목은 베어내고 손 마주잡아 노래할 푸른 공간에 구름 높이 띄우고 산짐승 쉴 자리
다습게 갈구며 심고 가꾸다
나 또한 거목처럼 쓰러지련다"이번 여행을 기획하고 안내를 자청한 兪洪錫 산우의 노고에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자! 정다운 화요 산우들! 다음 산행시 까지 모두 모두 안녕히.........
첫댓글 고생들하셨습니다.화요산우들화이팅.ㅡㅡㅡㅡ
좀더 건강해진 몸, 좀더 돈독해진 우정, 좀더 넓어진 마음자리,누가 이들을 늙은이들이라 하겠는가.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지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글도 참 잘쓰시고 감정도 많고..
기원형!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항상 가까이 있기에 따스한 정을 느낍니다. 내외분 항상 건강 하시기를 바라며 내년 4월을 기다립니다.
높은곳을 오르려는 산악인들의 욕망 더욱이 경사가 급한 높은 암벽을 타면 젊은 피가 솟구친다. 이거 회춘 하는거 아냐? 실제보다 더 실감을 주는 지산의글 자랑스럽습니다.
힘은 들었겠지만 큰보람을 느꼈으리라고 생각되며 그저 부러울뿐입니다.수고들 많으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