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한국형 아이언돔이라 불리우는 LAMD
수년 전부터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대한 대응론이 대두되면서 소위 "한국형 아이언돔"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생겨났음
국방에 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뉴스에 자주 등장했기 때문에 '뭔가 착착 진행되는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을 텐데 사실 이 사업의 진행방향이 일반의 인식과 많이 다른 면이 있음
어떻게 보면 일부러 속이고 있지 않나? 괘씸할 정도로
일단 '아이언돔'이란 뭐냐?
이스라엘의 C-RAM 대공미사일임
Counter Rocket, Artillery, and Mortar의 약자
즉 소구경 로켓, 야포, 박격포 등 잘잘한 위협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미사일이라 훨씬 빠르고 복잡한 기동을 하는 탄도미사일이나 북한의 준탄도미사일급 대구경 방사포 같은 경우에는 대응력이 떨어짐
그렇기에 당연히 이스라엘도 아이언돔만 굴리기는 게 아니라 좀더 상위의 위협을 요격할 수 있는 다층방어를 구축함
근데 "한국형 아이언돔"은 그런 원본의 개념과 전혀 다름
아이언돔이 사거리 70km에 발당 0.5억인 데 비해서 한국의 lamd는 사거리 20km에(원본인 해궁의 사거리, lamd 사거리는 밝혀지지 않음) 발당 10억인 해궁 미사일의 기능을 일부 빼고 가격을 절감해 발당 5억 정도임
엥? 왜 훨씬 더 비싸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
Lamd의 이름은 Low Altitude Missile Defense, 즉 저고도 미사일 방어의 약자임
즉 박격포, 야포, 무유도 로켓 이런 단순한 궤적을 그리며 느긋하게 날아오는 표적이 아니라, 음속을 몇 배나 돌파해 트리플악셀하며 진심학살모드로 날아오는 준탄도미사일, 혹은 ㄹㅇ 탄도미사일을 막는 게 목표란 뜻임
그럼 박격포, 야포, 로켓 요격은?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함
그럼 더 좋은 거 아니냐?
ㄴㄴ 가격이랑 사거리를 생각해보셈
우리가 lamd의 가격과 제원으로부터 알 수 있는 의미는 애초에 방사청은 lamd를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부르면서도 진짜 아이언돔의 역할은 부여하지 않았다는 거임
아이언돔이 넓은 도시를 잘잘한 위협으로부터 얇은 천막막처럼 지킨다면 lamd는 애초에 그런 건 포기하고 주요 군사시설, 기간시설만 철통방어하는 개념인 거지
방사청이 'lamd' 아이언돔과 비교하지 마시라 이런 말을 해서 많은 사람이 성능이 비교불가로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겠지만, 실제로는 역할 자체가 전혀 달라서 비교할 구석이 전혀 없는 것에 더 가까움
그렇다면 왜 lamd는 왜 아이언돔 역할을 포기했을까? 그야 씨발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임
북한의 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만 위협일까? 전선으로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구식이라 욕하는 북한의 박물관 포병도 충분히 이빨이 닿을 정도로 가까움
그리고 구식 포탄이라도 십만 발 단위로 도시에다 퍼부우면 불발이 얼마나 나든 명중률이 얼마나 쓰레기든 간에 결국 수도권 시민들 대가리는 터지게 돼있음 ㅇㅇ
우리 포병과 공군이 적 화력을 일소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그럴 거고, 비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포탄을 막는 건 아이언돔 할애비가 와도 불가능함
그럼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왜 굴려? 그건 이스라엘 상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봤자 가내수공업으로 근근하게 장만한 DIY 로켓을 드문드문 날리는 정도라 막을 만해서 굴리는 거임
즉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한국 전장환경에 아이언돔 따위는 애초에 아무런 의미도 없었음. 그래도 있으면 좋지 않냐? ㄴㄴ 아무 의미 없음. 정말 조금의 의미조차 없는 수준임.
그래서 lamd는 진작에 아이언돔의 컨셉을 포기했고, 구식 포병의 이빨이 닿지 않는 거리의 주요시설 혹은 잘 방어된 벙커까지 박살낼 수 있는 대구경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방어에 주력하는 거임.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
Lamd는 lsam, msam과 층을 이루는 양파형 방어의 일각으로 결코 우리에게 불필요하다고 할 수 없음.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함.
근데 문제는? 애초에 lamd 개발의 추진력이 어떻게 생겼냐 하는 문제임.
한국형 아이언돔에 대한 담화는, 당장 북한 포병이 수도권 시민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처럼 치밀하게 우리 시민을 지켜줄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열망으로부터 출발한 거야.
근데 그건? 애초부터 불가능했지.
근데도 방사청은 진솔하게 "그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상황이 다르다. 포탄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후방에서 사는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았어.
대신 lamd라는 비슷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전혀 다른 용도의 미사일에 "한국형 아이언돔"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마치 아이언돔보다 성능이 좋으니 시민의 머리위를 철통방어해줄 듯한 애매한 뉘앙스를 풍겼음.
왜냐? 높은 분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간에 필요한 무기고 '니들이 바라는 아이언돔 그딴 거 불가능해'라고 하는 것보다 '이게 사실 좀 다른 데 어쨌든 비슷한 그런 느낌?'이란 뉘앙스를 유지하는 게 사업을 계속할 동력이 되거든.
결론은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돼도 전쟁나면 수도권 시민들 머리통은 여지없이 펑펑 터질거란 점임.
요약
1. 아이언돔 있어봤자 한국 전장환경에 아무 의미 없다
2. 그런데도 시민은 불안감 때문에 아이언돔을 원했다
3. 국방부는 시민의 불안감을 동력으로 '아이언돔'의 의미를 희석해 전혀 다른 무기인 lamd를 만들고 있다
4. lamd는 어쨌든 필요한 무기이긴 한데 시민의 잘못된 인식을 사업추진의 원동력으로 삼는 점이 매우 불손하다
5.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돼도 수도권 시민들 머리통 지켜주는 용도 아니니까 여러분은 죽을 것이고 안심할 것 없다
6. 그치만 애초에 님들 머리통 지켜주는 건 뭔짓을 해도 불가능하니 정 두려우면 후방 가서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