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염 증세와 치료, 원인은 '위산역류'···방치땐 식도암으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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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내과 전문의가 아침마다 기침이 나온다며 기관지염을 주장(?)하는 여성 환자에게 그림을 보이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 환자는 위내시경을 받은 후 약물치료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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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이 모르고 온다. '심장이 이상하다' '폐병인 것 같다'며 엉뚱한 부위를 의심한다. 차민영 내과 전문의는 "이들 환자의 공통점은 식도염이라 했을 때 소화를 잘 시키는데 무슨 소리냐며 믿으려 하지 않다가 직접 위내시경을 해주면 그제야 수긍한다"며 그만큼 식도염의 증세는 혼동을 주기 때문에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 혼동되기 쉬운 증세들
차 박사는 "식도염의 증세는 다양해서 자가진단도 다채롭다"고 말한다.
30대 중반의 남성이 아침에 일어나면 잔 기침이 나오는데 6개월이나 지속됐다며 기관지염 같다고 찾아왔다. 식도염이라 했더니 대번에 "소화가 잘 된다"며 갸우뚱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해보니 식도에 염증은 물론 위에도 염증이 심했다. "밤 사이에 누운 자세에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서 목 근처의 기관지까지 와닿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어나면 기침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40대 남성은 가슴이 갑갑하고 통증도 있고 숨도 차다며 협심증이라고 자가진단했다. 특히 식사 후 혹은 업무로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증세도 뚜렷하다는 말을 듣고 식도염임을 알아챘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일단 심전도 검사를 받게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심장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 한 다음에 위 내시경을 실시한다.
차 박사는 "많은 경우 심장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식사 후 산이 많이 나와서 그것이 식도를 치고 올라오면 가슴이 갑갑하고 숨이 차서 마치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며 "식도염은 위의 두 케이스를 보아서도 결국 위장병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식도염 환자는 동시에 위장병 환자란 얘기다. 따라서 식도염 증세를 찾아내지 못하면 위암까지 놓치고 말 위험성이 높다.
# 왜 생기나
식도염이란 결국 의학적으로 위산역류 증세다. 위산은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가 위에 들어온 음식물에 묻어있는 대장균을 비롯한 나쁜 세균을 죽여준다. 두 번째는 위의 소화효소를 활성화시켜 소화를 돕는다.
위산은 어떻게 분비되나? 음식이 위에 들어오면 게스트린 히스타민 등의 호르몬의 자극으로 위 벽의 세포(Tarietal Cell)에서 생성된다.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됐을 때 식도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것이 위산 역류다.
위산의 양이 정상 분비되었다고 해도 위와 식도를 막아 주는 괄약근의 근육이 느슨해질 경우 역시 위산 역류가 된다. 노화의 한 현상이다. 나이 든 사람에게 대체로 식도염 증세가 있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담배를 비롯해 혈압약 천식약 혹은 칼슘 등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사와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벽은 산에 강하지만 식도의 벽은 산에 대한 방어가 안되어 있어 일단 위산에 접촉되면 점막 손상이 온다. 위산 역류를 식도염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 전문의는 "염증은 방치하면 세포변화가 일어나 암세포가 되므로 정확한 진단과 조기치료가 강조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위산분비를 자극하는 첫 번째 요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산을 생성하게 하는 게스 트린, 히스타민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결과적으로 위산 과다분비가 된다. 맵고, 짜고, 신 음식이나 토마토 케첩, 초콜릿, 오렌지 주스, 커피, 민트류, 담배와 술도 위산분비를 자극한다.
# 치료
차 전문의는 “위내시경을 해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는데 심장 혹은 폐가 이상하다고 하는 환자는 먼저 심장과 폐 사진을 찍어 보도록 레퍼를 하고 여기서 이상이 없을 때 위내시경을 한다”라고 말한다. 치료약으로는 위산억제 혹은 위산 중화제를 처방하는데 적어도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심할 경우는 괄약근을 강하게 하는 약을 함께 복용토록 한다.
차 전문의는 “식도염 치료약을 복용하면 결과적으로 위장병도 치료가 된다”며 “그러나 그대로 두면 위산은 계속 올라오고 식 도벽의 손상은 심화되어 결국 식도암으로 발전한다”며 이럴 경우 위장 역시 건강한 상태일 수가 없기 때문에 식도염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Q&A… 차민영 내과 전문의
"술과 담배 즐긴다면 식도염 있다고 봐야"
-식도염이면 반드시 위내시경을 해야 하는가?
"나의 경우는 환자가 20대이면 위내시경을 굳이 하지 않고 약물치료부터 시작한다. 젊기 때문에 위장 자체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3개월 정도 약을 잘 사용하면 증세가 사라진다. 약으로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원인을 찾기 위해 위내시경을 한다. 그러나 40대 이후 환자이면 위내시경부터 한다. 위장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변의 색이 검을 경우는 위장 출혈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위내시경을 해본다."
-노화 이외에 괄약근이 느슨해지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
"특정 약들은 괄약근의 압력을 떨어뜨린다. 또 당뇨병이 생겼을 때도 괄약근이 느슨해진다. 알코올과 담배는 이미 위산을 과다 분비시키기 때문에 애주가이면서 동시에 애연가인 경우 대부분 식도염이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예방책은 없는가.
"주범이 스트레스다. 살면서 안 받을 수 없다. 컨트롤하는 수 밖에는. 이외에 자극성 음식은 물론 기름기도 위산이 많이 나온다. 또 체중이 늘면 복부지방이 위를 눌러 위의 압력을 높여 결과적으로 산을 식도로 밀어 올린다.
밥을 급히 먹거나 물과 함께 먹었을 경우 위 압력이 갑자기 높아져 위산 역류를 초래할 수 있다. 한 번은 3일 동안 하루에 소주 3병씩 마셨다는 청년이 왔는데 이처럼 술을 갑자기 많이 들이켰을 때도 위장 윗부분의 압력이 급상승해서 위산 역류가 일어나 식도 경련을 일으켜 식도 점막이 파열되어 출혈까지 된 경우도 있다. 체중조절 술 담배 절제도 예방책이다."
-취짐 전에 음식을 먹지 않으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잠자기 4시간 전에 담백한 저녁식사를 권한다. 위산분비가 가장 왕성할 때가 하루 중에서 새벽 2시경이기 때문에 저녁에 너무 빈 속이어도 산이 많이 쏟아진다. 저녁을 굶으면 오히려 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당량을 자극성 없게 먹는 것이 좋다."
김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