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의 역사
성경필사의 역사는 성경 형성의 역사와 그 맥을 공유합니다. 성경은 조상들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자식에게 전해주는
종교적 이야기에서 그 역사가 시작됩니다. 유대인들은 여러 축제 때마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조상들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탈출 12,26-27 참조) 왕실 학자들과 성전의 사제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수집하여 기록하고
하나의 책으로 엮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들이 모여 오늘날 성경이 되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오늘날 학자들은 성경필사가 시작된 것은 기원전 1000년경으로 추측합니다.
수도원의 필사실(Scriptorium)
중세 수도원에서 중요하게 여긴 일 중 하나는 성경필사였습니다. 15세기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성경을
인쇄하기 전까지는 모든 책이 필사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이러한 책들을 보관하였는데,
책이 오래되어 파손되기 전에 미리 필사를 해두었습니다. 수도원의 필사실에서 일할 수 있는 수도자는 고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를 읽고 쓸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특별한 기술을 배워야 했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여 직접 손으로 필사할 필요가 없어져도 많은 수도원의 수도자들은 성경필사를 지속하였습니다.
성경필사가 단순히 성경을 베껴 쓰는 행위가 아니라 시간을 오래 들여 정성스럽게 손수 하느님 말씀을 새겨듣는,
하느님을 향한 기도의 행위로 남게 된것입니다.
성경필사 준비
성경필사를 하기 위해선 우선 준비가 필요합니다. 보기에 편한 성경과 필사를 할 노트나 종이, 그리고 손에 편한 볼펜을
준비합니다. ‘쓰기성경’이나 ‘은총 성경 쓰기’라는 필사용 노트를 구매할 수도 있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필사를 하는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성경 전부를 필사하겠다고 계획하면 쉽사리 포기합니다.
우선 복음서 한권을 정하여 필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꾸준한 계획이 좋습니다.
하루 10분, 바쁜 날은 한 구절이라도 매일 쓰려고 노력해 보십시오.
성경을 순서대로 모두 적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한 다음 마음에 와닿은 구절을 노트에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냥 눈으로 읽고 지나가는 것보다 마음에 한 번 더 새긴다는 생각으로 손으로 써본다면,
그 구절에 대한 느낌은 오래도록 남게 됩니다.
성경필사 실천
성경필사를 하기 전에 우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성경을 읽기 전 바치는 기도’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시편을 정하여 바치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날의 분량을 채운다는 마음보다는 천천히 하느님 말씀을 자신의
마음속에 새긴다는 마음가짐이 좋습니다. 천천히 한 글자씩 필사를 하며 나에게 직접 말을 건네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십시오. 서둘러 분량을 채운다는 마음보다는 천천히 하느님 말씀에 머무른다는 생각을 가져주십시오.
필사를 마칠 때에도 시작할 때처럼 기도로 마치십시오.
생명의 양식인 성경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은 생명의 양식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히브 4,12)
그 생명력과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손으로 써내려가며 마음에 새기는 필사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그러면 점차로 하느님 말씀에 맛들여 젖어드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김태욱신부
첫댓글 아멘.
마음에 한 번 더 새긴다는 생각으로 손으로 써본다면, 그 구절에 대한 느낌은 오래도록 남게 사는 동안 나이와 상관없이, 백내장, 녹내장 치료를 받으면서도 꼭! 해야할 것이기에 감사속에서 일상상생활에서 주님께 귀 기울이는 시간을 꼭! 가지도록 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