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이야기
물을 좋아해서 시냇가나 강가, 호숫가와 같은 곳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가 버드나무입니다. 버드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자웅이체입니다. 봄에 버들강아지가 예쁘게 피어나는 암나무도 있지만 버들 씨가 열리지 않는 수그루도 있습니다.
꽃말은 ‘솔직’이지요. 흔히 아래로 길게 늘어진 나무를 수양버들이라고 표현하는데 그것은 垂(드리울수) 楊(버들양)을 써서 가지를 밑으로 축 늘어뜨리며 자라는 버드나무라는 뜻입니다.
우물가의 버드나무는 역사에 종종 등장합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우물가에 들러서 한 처녀에게 물을 달라고 했더니 체하지 말라고 물 위에 버들잎을 띄워서 주었다는 얘기가 있지요. 그 처녀는 나중에 제2 왕후인 장화왕후가 됩니다.
중국에서는 헤어지는 사람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주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는 버드나무 류(柳)자가 머물 류(留)자와 음이 같으므로 버드나무를 주면서 떠남을 아쉬워하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지요.
한국 문학에서도 이별의 장소에 버드나무가 있거나, 헤어지는 임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주는 일화가 많이 등장합니다. 버드나무는 대충 꺾어 땅에 심고 물만 주면 뿌리가 잘 납니다. 즉 잘 보이는 곳에 심어두고 날 보듯이 하라는 의미가 들어 있지요.
집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공지천변이 나옵니다. 하천 둔치에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지요. 그 길을 걷다 보면 물가에 거대한 버드나무를 쉬이 볼 수 있습니다. 그 푸릇한 생명력과 그늘이 주는 안온함이 참 좋습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산책을 하고 볼 일입니다. 100세 시대, 많이 움직여야 건강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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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무릎 아프다는 핑계로 근 한달간 산책을 안했네요.
점점 더 게을러집니다. 큰일이네요. |
첫댓글 제가 졸업한 삼척초등학교 본관 건물 왼쪽에 있던 수돗가에 큰 버드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봄이되어 물오른 채로 길게 늘어진 가지를 꺾어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었던 기억도 납니다.
얼마전에 가보니 그 나무는 온데간데 없더군요... 세월이 지났으니 강산도 변하는 것 아닌지요...
난 이젠 추억의 장소, 추억의 사람은 가급적 안보고 안만나려하네. 실망이 너무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