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이 나고 열이 나면 대개 감기를 의심한다, 그런데 누런 콧물이 계속 나오고, 코 막힘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부비동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부비동염은 흔히 '축농증'으로 잘 알려진 질환으로, 급성으로 시작돼 만성으로 진행되거나 자주 재발할 수 있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비인후과 김영효 원장(김영효이비인후과)과 함께 축농증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수술적 치료 방법까지 자세히 짚어봤다.
Q. 축농증은 어떤 질환인지 궁금합니다. 알레르기 비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비염과 축농증 모두 코막힘 그리고 콧물을 주된 증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둘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나 고양이∙강아지 털, 꽃가루와 같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이 코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갑자기 코막힘과 함께 물처럼 맑은 콧물, 그리고 재채기가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축농증은 코 안의 세균 감염이 원인입니다. 때문에 며칠 동안 감기 증세가 있다가 코가 막히면서 누런 콧물이 나오고, 머리가 아프거나 열이 나는 등 감염에 의한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Q. 축농증이 생기는 원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환자분들이 질문하시면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비인후과 교과서를 보면 축농증의 원인이 수십 가지 정도 정리돼 있거든요. 하지만, 크게 보자면 앞서 말씀드린 세균 감염이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이고요. 축농증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데에는 개인의 해부학적 구조 차이라던가 유전적인 형질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그럼 축농증을 진단받으면 치료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감기가 심해지면서 세균에 감염되어 생긴 급성 축농증의 경우에는 우선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생제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부터 최소 7일 이상 사용해 주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흔히 10일에서 2주 정도는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을 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항생제로 바꿔가면서 치료를 계속 진행하는데요. 이 같은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약물치료나 수술 이후에는 코를 생리 식염수로 세척해 주는 코 세척이나 흔히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 같은 약물들이 도움 됩니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합병증이 나타났다면,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축농증은 코 주변의 공기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인데요. 이 부비동 내의 염증을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해 준다고 해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라고 부릅니다. 이 수술은 환자가 수면 마취 혹은 전신 마취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고요. 내시경으로 코 안을 들여다보면서 물혹이나 염증이 있는 조직을 제거하고, 염증이 차 있는 부비동 입구를 넓게 개방해 추후에도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축농증 수술은 재발이 많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 내시경으로 축농증 수술을 시행한 역사가 4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20~30년 전에 수술을 받으신 경우에는, 당시 수술 기법이 많이 발달하지 않아 재발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관리하는 과정도 굉장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오죽하면 축농증 수술을 다시 받느니 차라리 그냥 참고 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내시경 수술 기법이 매우 발달하였습니다. 수술장에서 실시간으로 환자분의 CT 사진을 보면서 합병증이 생길 만한 위험한 부위를 안전하게 체크하고,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부비동염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죠. 수술 후에 사용하는 재료들 역시 많이 발전하였기 때문에 수술 후 코에서 솜을 제거할 때도 아프지 않게 제거∙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축농증을 방치했을 때 합병증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나요?
사실 요즘은 항생제가 많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합병증이 생길 만큼 심한 축농증이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축농증이 만성화되어서 코 안에 물혹이 생기면 냄새를 맡을 때 냄새 분자가 코 안의 후각신경까지 도달하지 못하여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맛도 잘 못 느끼게 됩니다. 축농증 염증이 갑자기 너무 심해져서 시각을 담당하는 시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한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을 수 있고요. 아주 드물지만 코 안의 염증이 뇌 안으로 파급이 되면 뇌수막염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영효 원장 (김영효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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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