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들어 한반도를 덮친 집중 호우로 인해 프로야구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6일 열릴 예정이던 4경기를 모두 연기시킨 비는 이번 주중 계속될 전망이어서 한창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프로야구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가 많거나 하락세에 있는 팀에게는 꿀맛같은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고마운 비지만 한창 상승세를 타던 팀에게는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는 야속한 비인것.
내리는 비를 가장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팀은 선두 기아다.
이종범, 최상덕 등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기아는 선두 수성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2위 삼성과의 주중 원정 3연전을 무혈 통과할 천운을 만났다.
정상 전력으로 붙었을 때도 상대 전적에서 유일하게 밀렸던 삼성(4승7패)인데 `부상 병동`으로 전락한 지금 전력으로 상대했다가는 4경기인 승차를 다 까먹을수도 있는 위기였다.
최근 1승3패로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기아는 이번 주말께 이종범과 최상덕, 4번 타자 팸버튼이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이어서 하늘이 고맙기만 하다.
반면 선두 탈환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삼성으로서는 허탈하기만 하다.
기아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고 주말에 `더위먹은 곰` 두산을 잡으면 1위에 오를수 있다는 단꿈이 퍼붓는 비에 속절없이 쓸려 간 것.
다만 지난 4일 LG전에서 4⅔이닝을 던지는 등 거듭되는 연투로 피로가 누적됐던 마무리 노장진이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데 위안을 삼고 있다.
8월 들어 5할 승부(3승3패)를 펼치며 선전하던 한화도 최하위 롯데를 만나 중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또한 후반기 9승4패1무의 고공 행진을 하던 LG는 반게임차로 따라붙은 4위 현대를 눈앞에 두고 `물먹은` 방망이를 쓰다듬어야하는 반면 후반기 2승10패로 부진했던 두산은 최근 3연패에 몰린 SK전을 앞두고 정신을 차릴 시간이 주어졌다.
2002-08-07 10:03 연합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