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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물아홉 여자입니다.
4년제 미대를 나왔지만 디자인 회사엔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고
사람 대하는거 좋아하는 성격이라 영업직이 맞을거라 생각해,영업직에 입사했지만...
워낙 술이 안받는 체질이라 술자리가 몹시 힘들었고.매일같이 화장실에서 우는거에도 지쳐서(주로 거래처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아서 울었습니다)
그만두고 다른회사 면접을 보게 됐고,합격했습니다.
꿈은 만화가이지만,생계를 유지할 일은 필요했고.
미대를 나오기도 했고,취미가 그림그리기라
그동안 그린 캐릭터랑 홈페이지를 포트폴리오로 내고,영업직 경력도 내서
직원 열명인 작은회사의 디자인팀에 입사했습니다.
말이 디자인팀인지 워낙 작은 회사라 디비디생산관리서부터 디비디메뉴디자인, 경리일, 나중에는 웹디자인과 영업도 시킨다고 합니다.
절 인수인계 해주시는 사수가 31일에 퇴사한다고 해서 대신할 직원을 뽑았다고 하는데요..
이제 일주일 일했는데...(일했기보단 거의 배우기만..)너무너무 못따라가고 습득력도 느려서 사수를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디비디 생산관리 라는거..대단히 꼼꼼해야 가능한 업무더라구요.
제 사수도 굉장히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이더라구요.
저는 덤벙대고 잘 까먹는 성격이거든요ㅜㅜ
디비디 메뉴 디자인같은것도 해본적 없고,캐릭터만 포토샵이나 일러로 그려봤어요.
디자인 회사 다닌 경력도 없고,면접시 그 사실을 솔직히 얘기했는데도 뽑혔었습니다.
아마 작은회사니까 여러가지 일이 가능할 것 같은 사람을 뽑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주일만에 느낀거지만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못하는 성격이더라구요.
예전부터도 음악 들으면서 공부 하거나, 티비를 보면서 전화 받거나 하는걸 못했었어요.
보통 남자들이 이렇다던데,전 여자인데도 멀티가 안돼요.
티비를 보면,딱 티비만 보고, 전화가 오면 보던 티비 끄고 전화에 집중합니다.
회사에서도 예를 들어 디비디 인쇄물 교정을 보고있다가 전화가 옵니다.
전화를 받고,끊고 나면 내가 어디까지 했었는지 생각이 안납니다...
퇴근하면 다른거는 아무것도 생각안하고 회사업무 복습하느라 잠도 거의 못자고 있는데요....
이제 이 분 퇴사하기 2주 남았는데 2주뒤 그사람 업무를 다 내가 맡아서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합니다.
인수인계 조금만 더 해 줄 수 없냐고 물어봤지만 곤란하단 답변이 돌아왔구요...
오늘 사장님이 제가 사수 설명 이해 못하는걸 보더니
'학창시절에 공부 잘했으면 그 고생 안하지'라고 하시더라구요.(억울했습니다...학창시절 공부 못하는 편은 아니었는데ㅠㅠ)
저 학창시절에 공부 좀 했거든요??이러는것도 좀 우스워서 그냥 암말 안했죠.
사실 집에서 복습하면서도 진지하게 '나 아이큐가 두자린가??'싶었거든요.
설명 들은거 복습해도 다음날 되면 또 까먹고,또 질문하고.
머리가 나쁘지 않은 이상 이럴수가 있나 싶어요...
어제도 두시간밖에 못자고 회사 갔는데.....잠 못자고 공부하면 뭐합니까.티도 안나는데.
사수 그만 고생시키고 빨리 말해야 빨리 다른직원 뽑고 인수인계 하지 않을까...싶어서요.
만약 제가 세네달 어중간하게 일하다 회사에 이익은 안주고 폐만 끼쳐서 그만두고 싶을때...(아마 작은회사라 더더욱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빨리 프로가 되야하겠죠)
인수인계를 하고 그만둬야하는데,그정도 일해서 인수인계를 똑부러지게 할만큼의 지식도 없을텐데..그게 더욱 회사에 피해를 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월급이 적고 작은 회사라도 적성에만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일주일 일한 결과 적성에 안맞는것 같다는 생각만 점점 커지고 있네요.
사실은 '회사일'자체가 적성에 안맞는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ㅠㅠ
제가 잘하는(?)건 인사성 좋고 성격이 밝고 명랑해서 회사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거.
그리고 회사에서 늘 1등으로 오고 청소 열심히 하는거--뭐 이것 뿐이네요.
업무설명도 이해 못해..시범 보이고 시키는데도 마우스 붙잡고 쩔쩔매....사수가 30분이면 끝내는 걸 두세시간 하고 앉아있고..
사수가 하나부터 열까지 마치 어린애 밥 떠먹이듯이 가르치고 있는 상황입니다.우리 사수 진짜 착한데...갈수록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일주일만에 일하고 너무 섣부른거 아닌가 싶지만
그만둘거면 하루라도 빨리 말하는게 회사에게도 좋은 거 아닐까요...
정말 고민입니다.
내일 사장님께 면담 요청 할까 생각 중입니다..
첫댓글 처음부터 잘하면 그게 더 비정상입니다.호잇..낼 사장님과 면담보다사수와 면담이 더 좋을 듯합니다...호잇...히사규모가 작으면 멀티플레이어 사원을 원하는건 당연하죠..일도 많습니다...하지만 너무 두려워마세요...처음에는 복잡하고 어려워보여도 익숙해지면 대충하는듯해도 쉽게쉽게 일 마무리 되요..^^ 힘내세요..누구나 첨에 가지는 고민들일 뿐입니다...그리고 잘 이겨내실 수 있을겁니다..호잇..화이팅
잘하는것과 할수 있는것과 좋아 하는것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갠적인 생각이지만 최소 3개월은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글쓴이의 환경을 고려 했을 때 결정이 중요 하겠지만요,, 사장님과 면담 또한 좋은 방안이지만 사수와 면담을 먼저 해보심이 어떨련지... 좋은 결과가 있길....
멀티 플레이 힘들죠...사람 뇌가 듀얼 코어, 쿼드 코어처럼 각기 작동하는것도 아니고....
저랑 동갑이시고 신입인게 같네요..
아닌거 같으면 빨리 관두고 다른데 구하는게 좋을듯해요..
전 웹디 신입으로 들어갔는데 다니면서 보니 여기도 멀티를 요구하더라구요
경리나 영업까진 아니어도 웹디가 플래시랑 코딩에 게시판까지 설치해야하구요..
밑에 직장인 게시판에서 32549번 글 읽어보세요..
전 이왕 이렇게 된거 쉬면서 빡세게 공부하고 포폴 준비해서 경험했다 생각하고 더 좋은 회사로 가렵니다..
글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불만 얘기했다가 짤렸네요..
우선은 그만두지마시고 힘든것을 말하세요~ 그럼 조금은 해결될듯..
저라면 관두겠습니다. 저도 지금 8개월째 근무하는데 어중간하게 근무하다 보니 관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관둘 생각이시면 빨리 관두세요. 제가 보기에는 그곳에 있는 건 별로 인 것 같습니다. 멀티도 어느정도라는 것이 있는 거지요. 저도 회계직에 있지만 총무일에 잡다한 일 하는데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근데 님은 앞으로 이것보다 더 많은 걸 해야 하는데 나중에 경력으로 옮겨도 몇 가지 일빼고는 인정 안해줄 듯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겠지만...
힘내십시오..저도 작년 10월에 조그마한 무역회사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 30대초반 남자입니다..저도 달의바다님처럼 기존에 계시는 분이 퇴사하셔서 그 후임으로 들어와서 약 한달간 인수인계 받고 지금 4개월 좀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많이 힘들실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스트레스와 부담감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곤 했습니다..솔직 지금도 뭐 일터지고 그러면 심장이 벌렁벌렁합니다 ㅎㅎ;
그래도.일 없어서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이 낫고 또 직장생활 어딜가나 다 힘들다라는 생각에 그냥 무덤덤하게 버틸려고 합니다. 힘내십시오..아직 처음이시니..금방 익숙해지실 거에요^^
답글 감사합니다.일단은 좀 더 힘내서 다녀보려구요ㅜㅜ고비가 두번 왔는데 세번오면 어떨지 장담은 못하겠지만..그래도 댓글 보니 위로가 돼요...하는데까지 열심히 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