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앙주교좌성당에 민주항쟁 30주년 기념표석 세워 독재정권 맞섰던 6월의 함성 담아
발행일2017-08-06 [제3056호, 3면]
7월 27일 제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1987년 제주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표석’ 제막식에서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왼쪽에서 두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87년 6월 제주민주항쟁을 이끌었던 대학생과 일반 시민들의 마지막 피난처였던 제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에 ‘1987년 제주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표석’이 들어섰다.
‘1987년 제주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표석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박성룡)는 7월 27일 오후 7시 제주 중앙주교좌성당 마당에서 기념표석 제막식을 갖고 독재정권에 맞섰던 당시를 회상했다. 교회 경내에 6월 민주항쟁 기념표석이 세워진 것은 제주가 처음이다.
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를 비롯해 양영수 신부(교구 총대리 겸 서문본당 주임), 임문철 신부(동문본당 주임)와 시위에 참가했던 대학생 등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말씀의 전례, 박성룡(안드레아·제주 서문본당) 추진위원장 인사말, 기념표석 제막식, 문창우 주교 축사,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양영수 신부는 “제주 중앙성당은 1987년 당시 대학생들이 시민들과 함께 남문로터리에서 가두시위 중 경찰의 체포와 최루탄을 피해 성당 경내 교육관으로 피신해 신부와 신자들의 도움으로 철야농성을 한 곳이므로 이곳에 30주년 기념표석을 세우는 것은 뜻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제주 중앙성당은 서울 명동성당처럼 공권력이 함부로 침입할 수 없는 치외법권지역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농성장 역할을 한 교육관은 철거돼 현재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문창우 주교는 축사에서 “30년 전 제주대학교 가톨릭학생회 회장 자격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중앙성당으로 피신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시위대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격려해주던 당시 본당주임 홍충수 신부님과 신자들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으며, 사제된 도리로 시위에 참가했던 모든 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기념표석은 가로 110㎝, 세로 70㎝ 크기의 제주산 현무암으로 제작됐다. 표석 왼쪽에는 ‘1987년 제주6월민주항쟁 30주년기념’, 오른쪽에는 ‘1987년 4·13 호헌철폐 제주교구 사제단 단식기도기념’하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기념표석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거리로 뛰쳐나온 제주의 대학생과 시민들에게 이곳은 항쟁의 버팀목이었고 우리들의 보금자리였다. 또한 천주교제주교구 최초로 신부님들의 의지를 모아 독재정권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장소이다.’
이창준 제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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