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갱스터 영화의 교과서이자, 마피아의 심볼 알 카포네의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알파치노가 주연한 리메이크 영화다.
금주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카페이스〉는 한 갱스터의 성공과 파멸이라는 고전적 내용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의 〈멕베드〉처럼 비극적 이야기이다. ‘비극적인 영웅으로서 갱’과 부패한 세상에 대한 매료와 반감을 멋들어지게 뒤섞어놓은 것이 바로 이 영화의 기본적인 구조인 것이다.
토니는 시시한 이탈리아계 갱스터였다가 자신의 경쟁자들을 차례로 제거하면서 정상에 오르지만, 자신의 친구와 부하들에 의해 정상에서 몰락한다.
갱스터 영화에서 일관되게 반복적인 주제 가운데 하나인 정상에 도달하지만 결국 고독이나 죽음으로 끝을 맺는 공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스카페이스〉의 첫 장면은 연출력을 잘 보여주는 뛰어난 명장면이다.
22번가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가로등의 클로즈업에서 시작해 카메라가 팬 다운하면 거리에 우유 배달부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카페에서 나와 간판을 들고 들어가는 웨이터의 모습에서 카메라가 그를 따라 실내로 이동하면 실내는 파티가 끝난 어수선한 모습이다.
바닥을 청소하려던 웨이터가 쓰레기 더미에서 여자 브래지어를 주워 들어본다. 카메라는 계속 이동해 한 테이블에 세 명의 사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어서는 두 사내를 전송하며 보스는 다음 파티는 더 성대하게 열겠다고 말하고 두 사내는 프레임 아웃된다.
보스는 전화박스로 가서 전화를 거는데, 프레임 오른쪽 후경에 문을 여는 한 사내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카메라는 휘파람을 부는 이 사내의 그림자를 따라 이동한다. 커다란 창문 안쪽에서 실루엣으로 비춰진 모습으로 사내가 권총을 꺼내며 ‘헬로 루이’라며 보스의 이름을 부르고는 세 발의 총알을 날린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권총을 닦고는 바닥에 던져버린다.
화면 밖으로 사내의 휘파람 소리가 멀어지는 가운데 카메라가 왼쪽으로 이동하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보스의 모습이 보이고, 놀란 웨이터가 나타나 황급히 옷을 입고 사라진다.
첫 장면을 3분 20여 초의 롱 테이크 숏이자, 카메라가 시간과 공간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트래블링 숏으로 멋지게 처리했다. 처음 살인을 하는 토니의 모습은 이렇게 벽에 비친 노스페라투 같은 실루엣만으로 보인다.
〈스카페이스〉에서 폭력적이면서 유머가 넘치는 장면은 토니가 레스토랑에서 상대 갱단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다.
애인과 식사를 하려는데 전화가 걸려오고 토니는 부하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시킨다. 이때 상대편 갱단이 자동차를 몰고 나타나 기관총 세례를 퍼붓는다.
레스토랑은 쑥밭이 되고 바닥에 토니는 몸을 피한다.
총알이 퍼붓는 가운데 전화를 받던 부하는 기관총 소리에 전화 소리가 안 들린다고 투정하면서, 총알에 구멍이 뚫린 전화기 뒤편의 온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 나오자 쩔쩔매기도 한다.
그리고 총격이 끝나자 토니에게
“너무 시끄러워서 누구의 전화인지 모르겠다”
고 말한다.
잔인한 총격 장면을 코믹한 전화 장면의 삽입으로 굴절시킨 대목이다.
이 영화는 홍콩 느와르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알파치노가 주연한 영화는 리메이크 된 것이지만, 좀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쿠바의 이민자 알 카포네의 삶은 역시 반카스트로의 정체성은 피할 수 없었다.
첫댓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