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양구군서도 7000만원…그때 '코로나 지원금' 받았다중앙일보
남자천사
2021.09.20. 18:06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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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 양구군서도 7000만원…그때 '코로나 지원금'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0 12:43
업데이트 2021.09.20 13:57
강찬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가 지난해 양구군청(군수 조인묵·더불어민주당)이 지원하는 미술관 사업에 본인 작품을 전시하며 7000만원 넘는 예산을 배정받았다고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20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5월 개관한 양구 박수근 어린이 미술관에 '숨은 그림 찾기'란 작품을 전시했다. 양구군청이 공고한 '박수근 미술 체험 마을 어린이 미술관 실내 전시물 제작 설치 사업'에 10억원 규모 수의 계약을 따낸 사단법인 '장애인생산품 판매지원협회 아름다운사람들(대표 이용국)'을 통해 7089만여원의 예산을 배정받은 작품이다. 곽 의원이 양구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씨 작품에 배정된 예산은 ▶인건비 2723만여원 ▶직접경비 288만여원 ▶재료비 3593만여원 ▶직접노무비 484만여원 등이다.
곽상도 의원실 관계자는 "문준용씨는 2019년5월 정읍시립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295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6900만원, 서울문화재단에서 1400만원, 청주미술관에서 1500만원,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에서 3000만원을 받았다"며 "여기에 양구군청에서 7089만원의 예산을 배정받은 사실이 추가됨에 따라 지난 2년반 동안 2억184만원 상당의 지원금 또는 공공예산을 (배정)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씨는 코로나로 전시 3건이 취소됐다면서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에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 지원금을 신청해 지난해 4월29일 최고액인 1400만원을 받았다"며"양구군청으로부터 7000여만원의 예산이 지원된 문씨 작품의 제작이 진행 중인 시점에서 문씨는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양구군이 10억 원대 미술관 사업을 추진하면서 장애인 생산품 판매 촉진 조직(장애인생산품 판매지원협회 아름다운 사람들)과 수의계약을 맺은 점 자체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양구군청 관계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과거 양구 근현대박물관 사업을 잘 수행한 실적이 있어 계약한 것"이라며 "군청은 예산만 지원했을 뿐 '아름다운 사람들'에 사업 일체를 맡겼기에 작품 선정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곽상도 의원실 관계자는 "양구 근현대박물관의 건립(2014년)과 보수(2017년) 조달 기록을 조사한 결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관여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씨 작품이 선정된 경위에 대해 박수근 미술관 엄경미 관장은 "내가 (후보작들을) 찾아본 결과 문씨 작품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해 본인의 판단이었음을 밝혔다.
엄 관장은 "문씨가 미디어 미술계에 많이 알려져 있고 작품이 어린이 미술관 취지에 맞아 선정했다"며 "정치적 고려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박수근 미술관 사업에 낙찰된 경위에 대해 엄 관장은 "전혀 모른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인테리어 등에만 관여했고 전시 콘텐츠는 미술관이 했다"고 했다.
"미술관 사업을 장애인 생산시설에서 맡아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았나"는 질문에 엄 관장은 "전시 기획하는 (본인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만약 제대로 된 전시업체가 (낙찰) 됐으면 전시 콘텐츠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문준용씨의 '숨은 그림 찾기'는 손전등 모양 장치로 어두운 곳을 비추면 빛을 받은 부분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박수근 화백의 대표작 50여점을 소개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