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내 빨리 일어났다. 오전 6시 20분 기상.
오늘 8시에 출발하는 엑케로라인을 타야한다.
원래 페리로 탈린을 가지 않고 쾌속선으로도 갈 수 있지만 이건 겨울에 불가능. 겨울엔 위험해서 페리만 간댄다.
고로 가는데 3시간 반. 왕복 7시간. 8시 출발인데 도착하면 11시 반.
으휴 오래도 걸리네. 뭐 배에서 자면 된다고 생각. 언능 배까지 걸어가기나 합세.
체크인하고 출국 수속 받는데 씨댕 자꾸 허가를 안내준다.
조또 자꾸 이 새끼가 너 비자 필요한 거 아니냐고 묻더라.
유럽 애들은 옆칸에서 바로바로 통과하는데 동양인이라 의심을 하는지 몰겠다.
존내 짜증내면서 나는 South Korean이고 너 혹시 북한 사람으로 오해하는 거 아니냐고 존내 따지고 그러는 끝에 결국 통과. 휴.
개시키 조또 시간 끌기는.
요즘 북한 애들이 자꾸 여권 위조해서 넘어가는 것 때문에 한국인들이 피해를 본다더니 이런건가부다.
다행히 어설픈 한국어 시험은 안 봤으니 그걸로 위안삼아야 하나.
페리에는 지정석이 없다.
고로 기냥 바에 가서 아무것도 안 시키고 철판 깔고 자리차지.
거기서 앉아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그런 끝에 탈린 도착! 으흐 새로운 국가 도착이다. 신난다. 히히.
페리 타고 탈린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중
탈린은 그냥 자그마한 도시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무언가는 없지만 대신 마치 체코의 프라하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고전적인 구시가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더라.
사실 가이드북에 제대로 탈린에 대해 나와 있지는 않아서 적당히 잘 돌아다녔다.
혼자 돌아다녔다면 꽤나 심심하게 그냥 무덤덤히 돌아다녔을 텐데 그래도 일행이 한 명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둘이서 느긋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니까 시간도 잘 가고 암튼 이렇게 돌아다니는데 심심하지 않으니까 좋다.
셀카도 필요 없고. ㅎㅎ 독사진도 조금 건지는 날. 이래서 일행이 있으면 좋구만. ㅋ
탈린은 대충 요런 이미지? 과거의 건물과 최근의 공장들?
항구 한쪽에 폐허같이 있는 이곳. 인적이 아예 없다
고로 이런 곳은 당연히 좀 노는 애들 차지? 밤에 오면 무섭겠는데 ㅋㅋ
음……. 뭐뭐 봤더라?
세인트올랍스교회, 팻마가렛타워를 보고 거리를 실실 걷다가보니까 어느덧 톰페아성에 도착하더라.
성벽이 주욱 이어지는데 나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길이다.
어설픈 날씨 때문에 녹아내리는 눈은 옥에 티.
차라리 없던지 아니면 아주 추워서 하얀 눈 상태 그대로 있어야 하는 건데!
확실히 날씨가 많이 풀렸다.
아니 내가 로바니에미를 갔다 와서 추위에 대한 기준이 바뀌어서 그런가? ㅋㅋ
이런 길은 너무 좋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감상에 빠질수도 있고
톰페아성에서 주위에 있는 알렉산더 네브스키 정교회를 갔다가 나오는데 한국인 커플 조회.
요런데서 만난 최초의 커플인데 역시 그들은 한국인을 만나도 별 신경을 안 쓴다.
‘한국인이세요?’ 이러니까 ‘아, 네. 여행 잘 하세요.’ 이러구 그냥 가더라.
둘만 있는 게 훨씬 좋으니까 그런 거겠지? ㅋ
네 교회입니다 별거 없습니다 ㅡㅡ;;
역시 탈린의 시가지는 작은 듯. 오후 2시도 채 못 되어서 거의 모든 것들을 다 봤다.
에구, 시간이 넘치는데 배는 고프고!
고로 밥 먹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라에코냐 광장 근처에 있는 환전소에서 10유로를 환전하는데…….
어쭈 이 자식들이 100크룬 주겠단다.
배에서는 152에 환전이 되는 건데 겨우 100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계속 버티다 150에 바꿨다.
그 이상은 안주려 하더라. 어차피 다시 배로 돌아가서 바꿀 수는 없는 게 당연하니 그냥 150에 체인지.
근데 음식점 대부분 유로화도 받더라. 괜히 바꿨다. 젠장!
식사는 광장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펍같은 곳에서 해결. 존나 싸다.
거의 국그릇이 넘칠 듯한 스프가 20크룬. 비프스테이크가 70크룬!
물론 전문 요리점의 멋들어진 비프스테이크는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스테이크 맞다.
비프스테이크를 5유로도 안 주고 먹은 셈. 이건 한국에서도 택도 없는데.
양도 꽤 푸짐. 감자도 많이 준다.
나중에 세금이나 봉사료 좀 떼겠지 싶었는데 그런 것도 없더라!
결국 스프랑 스테이크 배터지게 먹고 달랑 6유로 쓴 것! 크아 여기 진짜 죽인다. ㅋㅋ
북유럽에서 살인적인 물가를 계속 경험하다 탈린을 오니 천국 같은 느낌? ㅋ
암튼 간만에 고기로 배 잘 채웠다~
느~긋하게 밥 다 먹으니 3시인데……. 음…….
사실 6시 배인데 이제부터 할 일이 전~혀 없다.
안 본 곳이 딱 한 군데, 시청사인데 여긴 여름에만 오픈이라 실제로 들어가진 못하니 밖에서 대충 건물 감상만 하면 끝인 셈.
그렇게 일정을 다 끝내고 한 4시 반까지 그냥 계속 정처 없이 걷다가 가게 있으면 들어가 보고 그랬는 듯.
귀엽다거나 이뻐보인다거나 하는 것들은 좀 보였는데 달랑 10유로 환전해서 이것만 쓰기로 결정했으니 사지는 못하고. ㅋ
기냥 엽서나 3장 샀다. 10크룬씩 30크룬.
남은 30으로는? 빅맥을 샀다! 2유로에 빅맥을 산 셈. 무지 싸다!
(울 나라 런치세트 들먹이는 놈 엎드려. -_- 울 나라도 정식으로 파는 빅맥 가격은 이보다 훨 비싸다.)
어제 나는 탐페레에서 2유로에 칠리 주니어버거 먹었는데 쓰댕! ㅋ
그래도 뭐 싸니까 좋네. 이거 사갖구 배고 컴백이다.
시청사. 못들어가니 뭐 대충 바깥 구경만 하면 끝..;;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팻말. 곳곳에 보여서 사진 한장 ㅋ
배는 페리니까 당근 내부에 면세점이 있다.
여기서 라핀쿨타 24캔이 12.9유로밖에 안 하더라. 미치도록 싼 가격. ㅋㅋ
일행분과 반씩 내서 사다가 빅맥이랑 맥주 6캔으로 저녁을 때웠다.
남은건 낼 실야라인에서 먹어야징~
9시반에 헬싱키 도착. 숙소에서 씻고 이러니 11시 훌쩍. 에이구야, 완전 피곤!
낼 기냥 포르보는 안 보고 푹 자고 쇼핑이나 해야겠다.
곧 터닝 포인트니까 내일은 휴식일로 결정. 빨랑 자자 흐흐.
간만에 두편 올렸습니다.
많이들 감상해주시길~~ 다음편도 이번주 내로 올리겠습니다~
항상 말하지만 싸이에 사진 더 있습니다 ㅋㅋ;;
사진 더 보실분 놀러오세요~ www.cyworld.com/seganam
첫댓글 겨울의 탈린은 사람이 거의 없군요...눈내린탈린...
제가 사진을 찍을때 보통 사람을 안들어가게 하는것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
자꾸만 외국에서 북한 사람이냐고 오해하는경우가 우리나라의 잘 못된 여권인 점도 있어요. 다른 선진국들은 만든 지역까지 여권에 표기 되어 나온데요.. 프랑스 파리 이런식으로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냥.. 나라만 표시되어 있으니까 북한사람인지 남한사람인지 의심하는거 같아요.. 밍밍님도 당하신 일을 님도 당하셨군요.. 그런일이 더 늘어날텐데.. 심각해지네요..
울나라 여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많은데 정말 공감입니다~ 이렇게 안 좋은 대우를 받는게 빨리 바뀌었음 좋겠어요
겨울의 탈린...한가로운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