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담뱃값이 올라 한 갑에 1만 원이 되면 흡연자가 줄어들까? “담배 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담배의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미치도록 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금단현상 없이 끊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잭이라는 녀석은 나의 20년지기 친구다. 우리는 같은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데다가 언제나 떨어지지 않던 이른바 ‘불알친구’였다. 잭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담배공사의 홍보 부서에서 일하게 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잘생긴 외모로 여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는 “자고로 남자는 멋지게 담배를 피울 줄 알아야 한다”며 일찍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랬던 그였으니 담배를 만드는 회사에서의 직장생활은 그에게는 천국이었다. 잭이 25세가 되었을 때 그는 하루에 한 갑을 피웠다.
‘물 만난 고기’처럼 직장생활을 하던 잭은 전미국적인 담배 프로모션 프로젝트를 떠맡게 됐다. 담배를 구입한 사람이 참가 신청서와 자신이 구매한 담배의 포장지를 우편으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6만 4천 달러의 고급 승용차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우승자가 젊고 멋지며 상당히 건강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검은 빛깔의 피부를 가진 미국인, 즉 국가적인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뽑힐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더군다나 잭은 이 프로모션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이고 사람들의 관심도도 높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실제 우승자는 웨스턴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석탄 광부였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이 중년 남성은 폐기종으로 인해 이미 몸 상태가 말이 아닌데도 끊임없는 흡연으로 언제 눈을 감을지도 모를 사람이었다. 회사는 급히 그 남성이 차를 원하는지 아니면 찻값에 상응하는 현금을 지급받길 원하는지 알아보려고 잭을 그의 집으로 보냈다. 회사의 간부들은 드러내놓고 표현은 못했지만 자신들이 기획한 전대미문의 이벤트가 세상의 주목은 고사하고 오히려 사람들의 담배에 대한 생각을 더욱 안 좋게 만들었다는 데에 분노하고 있었다. 미국을 상징하는 건장한 남자를 위해 준비됐던 번쩍거리는 최고급차가 일순간에 그 어떤 똥차보다도 형편없어 보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당첨자가 자동차가 아닌 현금으로 받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뜨더라도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원한다며 호화로운 저승 가마는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을 계기로 잭은 담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수년 동안 그는 수백 명의 흡연자 집단을 대상으로 그들이 담배의 어떤 점을 가장 좋아하는지 조사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타사제품 이용객들을 우리의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해 왔다. 잭은 자신의 일을 굉장히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매우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제나 고민을 토로했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담배를 싫어해. ‘어쩔 수 없이 피운다’는 말을 밥 먹듯이 하거든. 흡연자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담배를 피우는 자신의 모습이 정말 싫다는 거야.” 결국 잭은 그 일을 그만뒀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계속 보면서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곧 담배도 끊어버렸다.
1960년대 폐암과 흡연의 긴밀한 관계가 완전히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미국의 전체적 흡연율이 줄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담배는 20대 남성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18~25세 사이의 미국 남성 중 42%가 지난달에 흡연을 했다”고 약물 오용 국가 교육기관의 국장 노라 볼코우는 말한다. “이 정도면 정말 엄청난 숫자예요. 그리고 이 숫자는 높아지면 높아졌지. 더 낮아질 것 같지가 않아요.” 도대체 왜 대학생들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중독되고 심지어는 남에게까지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것일까? 이런 젊은 남성들은 멍청한 게 절대 아니에요.담배 마케팅과 과학적 선전에 관해 광범위하게 연구를 한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정치 과학자인 마이클 기벨 박사의 말이다. “그들은 타깃일 뿐입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들은 최근 들어서 좀더 공격적으로 타깃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18~25세의 남성들 대부분은 자신을 무쇠로 만든 사람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담배 소비를 할 수 있는 잠정적 수요층으로 담배 생산업자들이 합법적으로 노릴 수 있는 적소에 있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 담당자들이 모든 것을 이들에게 집중하는 이유다. 이 그룹은 그들 자신의 소비와 그들보다 어린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젊은 남자들을 향한 담배 광고는 더이상 철없는 청소년기의 사고방식으로 헤매지 말고 당당하고 강인한 성인이 되라고 강요한다. 그들은 흡연하는 남성을 멋지고, 독립심이 강하고, 같은 또래의 여성에게 섹시한 매력을 풍기는 것으로 그려낸다. 잡지에 나와 있는 담배 광고들을 보라. 온통 멋지고 ‘핫’한 배드보이들이 무리를 이뤄 맥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마치 자신의 강인한 막대기를 자랑하는 것처럼 큐대를 잡고 있다. 이런 허영심에 찬 인위적 광고들은 하나같이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담배는 마마보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진짜 남자를 위한 것이다. 당신도 담배를 피워야 새로운 남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데이턴 대학교에 다니는 21세의 알렉스 수틀라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나는 18살, 19살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대학교 3학년 때 새해를 맞기 전날 밤 파티에서 흡연을 시작했어요” 라며 “나는 흡연이 어떤 영향을 줄지 이미 예상했습니다. 삶에 대한 생각의 깊이와 시야를 넓히는 데 흡연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라고 덧붙였다. 평생 담배를 피워왔던 수틀라의 할아버지는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수틀라는 이것에 대해 “할아버지는 단지 일찍 돌아가신 것일 뿐이지 흡연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는 볼 수 없지 않겠어요?” 라며 본인도 주의는 하고 있지만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사실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내가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나는 아직 젊고, 담배쯤은 언제나 끊을 수 있습니다. 끊고 나면 폐는 금방 원래대로 돌아올 거예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독한 담배쟁이들
담배회사의 마케팅은 흡연은 멋질 뿐만 아니라 해가 전혀 없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매력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는 데 노력했다. 그들은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도 흡연에 대해 내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는 낚시질을 해대고 있다. 대학가는 그런 그들이 가장 먼저 점령해야 할 고지였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유분방한 대학생들에게 술과 담배만큼 그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가의 모든 술집은 새로운 니코틴 중독자를 양산해내는 최적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셈이다.
담배 마케팅 담당자들은 전미국의 모든 대학 캠퍼스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담배는 학생들 사이에서의 입소문이 무엇보다도 강력한 구매촉진 수단이었다. 이들은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대학가에서 담배를 공짜로 나눠준 것이다. 마치 “한 번 피워보기만 해봐, 천국에 보내줄 테니” 라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새로운 니코틴 중독군단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니코틴에 중독된 병사들의 충성심을 극대화시켰다. 미국 피츠버그주에서 보험설계사를 하고 있는 24살의 로버트 클라크. 그는 대학교 때부터 지독하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후 담배를 끊으려고 수차례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끊고 싶었지만 주위 환경이 허락하질 않았어요. 내가 즐겨찾던 술집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담배회사에서 사람들이 제품 홍보차 나왔다며 공짜 담배를 줬거든요” 라고 그는 회상했다. 클라크는 담배회사 사람들이 단순히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담배를 주고 나서는 바로 무언가를 수첩에 적었는데 그게 자신의 주소였던 것 같다고 그는 추측했다. 며칠이 지나자 집의 우편함에 담배 할인 쿠폰이나, 테스트용 담배신청서, 라이터 등 별의별 담배 관련 제품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러게니 지방에서는 지역사회의 흡연율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식당이나 술집에서의 흡연을 금지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계획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던 담배회사의 로비 때문이었다. 당신은 “기껏 담배회사가 얼마나 끗발을 날릴 수 있으려고?”라고 냉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 거대한 실체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자.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다면 어디에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지 살펴보면 된다. 담배회사들은 공통적으로 다음 세 가지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로비를 벌이고 있다. 첫번째는 소비세로 담뱃값이 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담뱃값이 오르는 만큼 기존 흡연자들은 줄어들 것이고 담배를 새로 배우려는 사람들도 머뭇거릴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두번째는 바로 과학의 발전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 8명 중 1명은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과학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은 실내공기 청정법이다. 이것은 담배 제조회사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것으로 최근 전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반흡연 분위기를 급속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백억 원을 갖다 줘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흡연에 대한 흡연자들의 커져가는 증오’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는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피우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 끊임없이 담배를 찾는 내 모습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패배감을 느낀다. 한마디로 절망적이다”라고 절규한다. 담배에 어떤 능력이 있길래 그들은 알면서도 못 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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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관한 3가지 진실
O 흡연은 성기능을 저하시킨다? 흡연을 하면 여러 가지 성기능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흡연 남성이 비흡연 남성에 비해 발기불능에 걸릴 위험성이 2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여성 흡연자의 경우 혈액 흐름이 방해를 받아 성적 흥분이나 질 분비액 감소 등으로 ‘성적 무능력’ 상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애연가는 한 달에 5.7회 섹스를 하는 반면, 비흡연가들은 11.6회 한다고 한다.
O 여성이 남성보다 금연하기가 더 어렵다?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를 끊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흡연자의 38%가 ‘흡연이 최고의 낙’이라고 한데 반해 여성은 44%나 됐을 정도. 임산부를 보면 여성 흡연자들의 집착 정도를 느낄 수 있다.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알면서도 임산부의 30% 이상이 흡연을 계속한다. 담배를 끊었던 임산부들 중에서 20%가 다시 피우기 시작하고, 거의 모두가 출산 후 1년 안에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한다.
X 흡연과 키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흡연은 키를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덜 크게 한다. 여러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고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도 조절하는 뇌하수체에 영향을 줘서 성장 호르몬 분비를 저해한다. 이런 이유로 원래 크게 될 키보다 덜 자라게 되는 것이다. 담배는 식욕이나 운동량을 부족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고 이로써 수면을 충분히 이루지 못하면 성장에는 더욱 심각한 영향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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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까뒤집어 보기1 담뱃가루 잘게 썬 담뱃잎에 순수한 니코틴(계절에 따른 담뱃잎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의 차이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과 암모니아(흡연자들로 하여금 순도가 높은 니코틴을 흡입하기 위함이다)를 주입한다.
2 팽창된 담뱃가루 담뱃가루 중 일부는 공기로 부풀려진 채로 종이 몸통을 채우게 된다. 공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프레온가스를 사용했는데, 이 프레온을 태우게 되면 제1차 세계대전 때 지상병력 살상용 무기로 사용되었던 포스겐가스가 나온다.
3 다공성과 고리 눈에 쉽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작은 구멍이 많을수록 더 많은 외부 공기가 통과해서 잘 빨린다. 종이의 겉에 있는 고리는 일종의 방화선으로 불이 꺼지지 않고 잘 타들어가게 한다. 다공성과 고리가 얼마나 촘촘히 있느냐에 따라 담배가 얼마나 빨리 잘 태워질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4 필터 필터라고 해서 뭔가를 걸러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마라. 훈련소의 B급 방독면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화학섬유로 이루어진 이 필터(페인트나 카메라 필름에도 쓰이는 물질)는 담배에 들어 있는 60가지 이상의 발암성 물질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하수도 채수구 거름막보다도 못하다.
5 환기 구멍 약한 담배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이 구멍은 입으로 빨아들이는 연기가 조금이나마 줄어들게 한다. 타르와 니코틴을 조금만 먹으라는 담배공장장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담배 피우는 입장에서는 그 고마운 배려를 손가락이나 입술로 다 막아버리고는 잘 안 빨린다고 더 빨아대며 욕을 한다. 별로 소용없다는 말씀.
챈틱스에 관한 도박양날의 칼을 가지고 금연보조제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챈틱스.(한국명 챔픽스)
2006년, 담배를 피우는 미국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기존의 어떤 금연보조제보다 그 효과가 탁월하다는 새로운 약품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화이자 제약의 챈틱스Chantix가 바로 그 제품이다. 니코틴과 같은 효과를 보이면서도 금연에 따른 스트레스는 줄이고 재흡연을 방지하는 이상적인 신약이 소개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찬사도 잠시뿐이었다. 미국 식품의약부는 챈틱스가 금연에 효과적인 약물임에는 틀림없지만 심각한 신경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챈틱스가 출시된 이래 500만 명의 미국인이 이 제품을 사용해보았고, 그중 420명이 자살 충동을 포함한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호소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800만 명의 흡연자들이 흡연 중독으로 인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볼 때 부작용의 위험은 흡연 중단의 이득에 비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정도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만약 금연을 위해 챈틱스 복용을 생각하고 있다면 의사에게 꼭 당신의 정신병력 유무를 밝히길 바란다. 의사가 허가했다고 하더라도 항상 복용 지침을 철저하게 따라야 하고, 복용을 시작한 이후에는 당신의 감정 상태, 정신 상태, 행동 상태를 체크하며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항상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해야 한다.
치명적인 흡연의 영향
니코틴과 마약 흡연을 통해 우리 몸에 일어나는 변화는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번째는 흥분 상태가 유발되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흥분 상태가 뇌에 이르는 단계이며 마지막 단계는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끊으려 했을 때 느끼는 고통이다. 담배에 들어 있는 성분을 화학적으로 알아보자.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밖에 할 수 없는 것은 바로‘니코틴’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니코틴이라는 녀석은 화학적으로 볼 때 우리 몸속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라는 성분과 비슷하다. 자물쇠와 열쇠의 관계처럼 니코틴은 뇌로 가서 아세틸콜린만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수용기와 결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도파민이라 불리는 흡연중독으로 가는 특수아이템을 갖게 된다.
도파민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동기부여와 보상이다.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고 싶게 만들거나 그 행위를 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이 녀석인 것이다. 섹스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에도 도파민은 자연스럽게 분비된다. 독신으로 살겠다는 친구들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감동을 받는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르다. 대부분의 자취생들이 폐인 같은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바로 이런 도파민이 분비될 일이 좀처럼 없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니코틴이나 마약이 체내에 흡수됐을 때 흥분하는 뇌의 부분이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뜨렸을 때와 같다고 밝혔다. 왜 사람들이 담배, 도박, 마약에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초고속 흡수 대부분의 약물들은 입으로 삼키든 주사로 맞든 간에 정맥 쪽의 혈류로 들어가게 된다. 이 말은 곧 약물이 당신의 몸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산소를 빼앗긴 모든 정맥혈이 모이는 우심방으로 갔다가 산소가 가득 차 있는 동맥혈을 내뿜는 좌심실로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당신이 빨아들인 니코틴은 정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 뇌까지 한 번에 올라간다. 니코틴의 영향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르는 데는 심장박동 몇 번이면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니코틴은 입자 자체가 작기 때문에 혈뇌장벽과 세포막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다. 이 같은 놀라운 속도에도 불구하고, 필립모리스사는 엄청난 양의 돈을 투자해 더욱 신속하게 우리 몸속으로 니코틴을 배달해주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는 암모니아였다.
그렇잖아도 담배는 유해한데 인체에 유해한 화합물질을 더 추가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원성에 필립모리스사는 암모니아가 더욱 깊은 맛의 담배를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발표와는 달리 1998년 미국 의사 협회는 암모니아를 첨가한 진짜 이유를 폭로했다. 암모니아가 니코틴을 순화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담배에 암모니아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암모니아를 사용하지 않고는 필립모리스사의 제품들과 경쟁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금단현상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70%가 담배를 끊으려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담배를 끊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흡연 중단에 따른 금단현상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금단현상이 나타날까? 담배를 피우다가 끊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괴로움의 원인은 ‘세포내 수용체 증가’이다. 한 달 동안 7개비의 담배를 태우는 것만으로도 니코틴을 처음 접한 뇌는 추가로 수용체를 발생시킨다. 담배 몇 모금만으로도 아세틸콜린과 결합해야 할 뇌의 세포내 수용체의 절반이 완전히 틀어막힌다는 연구 결과는 더욱 놀랍다.
담배의 숫자를 늘릴수록 상황은 나빠질 뿐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뇌를 해부해본 결과 흡연자의 뇌에는 아세틸콜린 수용체가 수백만 개나 더 많았다. 이 작은 괴상한 녀석들이 당신 뇌에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의 뇌는 더욱더 많은 니코틴을 공급해주길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 충분한 니코틴을 흡수하지 못했을 경우엔? 결과는 짜증, 처지는 기분, 그리고 극도로 예민한 감정의 폭풍만이 남아 있다.
백해무익한 담배 그렇다면 금단현상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금연 보조제품들은 니코틴에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앞에서 니코틴이 강한 생화학적 작용을 일으킨다고 밝힌 바와 같이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금단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약품을 섞어 니코틴 대체요법으로 처방하는 것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뷰프로피온은 유효한 도파민을 증가시켜 욕구를 완화시키는 항우울제이다. 그리고 찬틱스는 니코틴으로부터 뇌를 방어하는 약물로 흡연 욕구를 제거한다.
약물치료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으로 의존해도 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문의들은 환경적 자극이 흡연의 재발에 큰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남자에게서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 이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클럽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장소에는 아예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다. 피치 못하게 가야 할 경우라면 만반의 준비를 하라. 흡연하는 친구들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말던가, 또는 니코틴 껌을 계속 씹기라도 하란 말이다. 그것도 부족하겠다 싶으면 “내가 담배를 피우면 개라고 불러라”라고 가슴팍에 써서 붙여라. 이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저히 참기가 힘들다면 언제든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는 결연한 의지다. 담배는 정말 끊기 힘들다. 특히 잘못된 자기 독립적 이미지에 매료되어서 흡연을 시작한 남성에겐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왜 담배를 피웠는지 모르겠어”라고 말이다. 힘든 만큼 후에 당신이 얻게 될 것도 많다. 그동안 실패했던 경험은 잊어버리고 다시 한 번 금연의 전장에 뛰어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