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小康)
조금 편안하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특별한 진척이 없이 겨우 안정된 상태나 별 변동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小 : 작을 소(小/0)
康 : 편안할 강(广/8)
출전 : 예기(禮記) 예운(禮運)
예기(禮記) 예운(禮運)에서 소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대도(大道)는 이미 사라지고 천하는 한 집안의 사유가 되었다.
今大道旣隱, 天下爲家.
사람들은 모두 자기 어버이만을 어버이로 여기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며, 재화와 힘을 자기만을 위해 쓴다.
各親其親, 各子其子, 貨力爲己.
천자와 제후는 자손에게 전하는 것으로 (나라의) 예를 삼으며, 성곽과 못으로 견고함을 삼는다.
大人世及以爲禮, 城郭溝池以爲固.
예의로써 나라의 기강을 삼고, 왕과 신하 사이를 바르게 하고, 부자 사이를 돈독하게 하며, 형제를 화목하게 하고, 부부를 화목하게 한다.
禮義以爲紀, 以正君臣, 以篤父子, 以睦兄弟, 以和夫婦.
이처럼 제도를 만들어 마을을 세우고, 용기와 지혜를 중하게 여기며, 공로를 개인을 위해서 한다.
以設制度, 以立田里, 以賢勇知, 以功爲己.
이런 까닭에 간사한 책략이 일어나고, 전쟁이 이로 말미암아 일어났으며, 우, 탕, 문왕, 무왕, 성왕, 주공이 훌륭한 인물이 된 것이다.
故謀勇是作, 而兵由此起, 禹湯文武成王周公, 由此其選也.
이 여섯 군자들 가운데, 예를 따르지 않은 사람이 없다.
此六君子者, 未有不謹於禮者也.
예로써 의를 밝히고, 믿음을 이루며, 허물을 밝혀내고, 인을 법칙으로 하고 겸양을 강구하여, 백성들에게 상도가 있음을 밝히 보여 주었다.
以著其義, 以考其信, 著有過, 刑仁講讓, 市民有常.
만일 이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권세 있는 자라 할지라도 폐출시켜 사람들에게 그 화근이 됨을 알게 했는데, 이를 일러 소강이라 한다.
如有不由此者, 在執者去, 衆以爲殃, 是爲小康.
이상 사회인 ‘대동사회’에 비해 차선의 상태를 소강이라 한다.(▶ 대동사회(大同社會) 참조)
이것은 예의로써 기강을 삼아 제도와 법을 정하여 다스리는 것으로, 대동사회에 비해 겨우 편안함을 지키는 정도의 사회이다.
대동사회에서는 천하를 모두 공적인 것으로 여겼던 것이 소강의 세계에서는 천하를 한 집안이나 성씨의 것으로 여기게 되었으며, 모든 어버이나 자식을 제 부모와 자식처럼 여겼던 것이 제 부모와 자식만을 친애하게 되었다.
천자부터 제후와 공경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지위를 세습하며, 지배자들은 백성들을 인(仁), 예(禮), 의(義), 신(信), 양(讓)의 다섯 가지 상도로써 다스리게 되었는데, 이런 사회를 이르러 소강이라고 한다.
소강은 일반적으로 대동사회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전 단계의 목표로 인식되고 있다.
*대동사회 : 큰 도(大道)가 행해지고 어진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이 등용되며, 자기 가족에만 국한하지 않고 노인은 생을 편히 마치고, 젊은이는 일할 수 있으며, 노약자와 병자들이 부양을 받으며, 길에 재물이 떨어져도 줍지 않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바로 대동사회이다
▶️ 小(작을 소)는 ❶회의문자로 한 가운데의 갈고리 궐(亅; 갈고리)部와 나눔을 나타내는 八(팔)을 합(合)하여 물건을 작게 나누다의 뜻을 가진다. 小(소)는 작다와 적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냈으나, 나중에 小(소; 작다)와 少(소; 적다)를 구별하여 쓴다. ❷상형문자로 小자는 '작다'나 '어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小자는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에는 小자나 少(적을 소)자의 구분이 없었다. 少자도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小자는 '작다'로 少자는 '적다'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小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작은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지만 때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小(소)는 크기에 따라 대(大), 중(中), 소(小)로 나눌 경우의 제일(第一) 작은 것의 뜻으로 ①작다 ②적다 ③협소하다, 좁다 ④적다고 여기다, 가볍게 여기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주의하다 ⑥어리다, 젊다 ⑦시간상으로 짧다 ⑧지위가 낮다 ⑨소인(小人) ⑩첩(妾) ⑪작은 달, 음력(陰曆)에서 그 달이 날수가 30일이 못 되는 달 ⑫겸양(謙讓)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⑬조금, 적게 ⑭작은, 조그마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미(微), 가늘 세(細), 가늘 섬(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대(大), 클 거(巨)이다. 용례로는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일의 범위가 매우 작음을 소규모(小規模), 작은 수나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나이 어린 사람을 소인(小人), 어린 아이를 소아(小兒),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작은 규격이나 규모를 소형(小型), 자그마하게 포장한 물건을 소포(小包), 줄여서 작아짐 또는 작게 함을 축소(縮小), 가장 작음을 최소(最小), 공간이 어떤 일을 하기에 좁고 작음을 협소(狹小), 키나 체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작음을 왜소(矮小), 아주 매우 작음을 극소(極小),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너무 작음을 과소(過小), 매우 가볍고 작음을 경소(輕小),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소탐대실(小貪大失),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를 일컫는 말을 소인지용(小人之勇),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을 일컫는 말을 소이대동(小異大同),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소인들은 겉모양만이라도 고쳐 불의한 것을 함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소인혁면(小人革面),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얼마 안 되는 작은 물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이르는 말을 소수지어(小水之魚) 등에 쓰인다.
▶️ 康(편안 강)은 ❶회의문자로 엄호(广; 집)部와 隶(이)를 합(合)한 모양으로 쓰지만 본디는 米(미)와 庚(경)을 합(合)한 모양에서 변한 것이다. 庚(경)은 단단히 곡식이 익다, 米(미)는 곡식의 낟알, 벼, 껍질을 단단히 뒤집어 쓴 벼를 말한다. 또 알맹이를 穀(곡)이라는 데 대하여 벼나 겨를 康(강)이라 하고 糠(강)으로도 쓴다. ❷회의문자로 康자는 '편안하다'나 '즐거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康자는 庚(천간 경)자와 米(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庚자는 곡식을 낱알을 털어내는 '탈곡기'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탈곡기를 그린 庚자 아래로 米자가 있으니 康자는 탈곡기에서 곡식의 낱알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고민이던 시절 추수한 곡식의 낱알을 털어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 털어낸 곡식으로 곳간도 채울 수 있었으니 마음 또한 편안해졌을 것이다. 康자는 그러한 의미가 담긴 글자이다. 그래서 康(강)은 ①(몸과 마음이)편안(便安) ②오거리 ③편안하다 ④편안히 하다 ⑤온화(溫和)해지다, 마음이 누그러지다, 정답게 지내다 ⑥즐거워하다, 즐겁다 ⑦탐닉(耽溺)하다, 열중하여 빠지다 ⑧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⑨(풍년이)들다 ⑩크다 ⑪기리다, 칭송(稱頌)하다 ⑫들다, 들어 올리다 ⑬비다, 공허(空虛)하다 ⑭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편할 편(便), 굳셀 건(健), 온전할 전(全), 편안 안(安), 완전할 완(完), 편안할 녕(寧), 평평할 평(平), 편안할 온(穩), 편안할 정(靖)이다. 용례로는 기력이 튼튼함을 강건(康健), 몸이 건강하여 마음이 편안함을 강녕(康寧), 건강하고 행복함을 강복(康福), 몸이 건강하고 기력이 왕성함을 강왕(康王), 편안히 보전함을 강보(康保), 사방팔방으로 두루 통하는 큰 길거리를 강구(康衢), 병이 없이 좋은 기능을 가진 상태에 있는 것을 건강(健康), 즐겁고 편안함을 낙강(樂康), 아주 평안함을 만강(萬康), 병이 조금 나아감 또는 소란하던 세상이 조금 안정됨을 소강(小康), 강구는 사통오달의 큰길로서 사람의 왕래가 많은 거리이고 연월은 연기가 나고 달빛이 비친다는 뜻으로 태평한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을 일컫는 말을 강구연월(康衢煙月), 온 천하가 태평함을 칭송한 노래를 일컫는 말을 강재지가(康哉之歌), 고생 속에서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손강영설(孫康映雪),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함을 일컫는 말을 수복강녕(壽福康寧), 이상과 같이 마음 편히 즐기고 살면 단란한 가정임을 일컫는 말을 열예차강(悅豫且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