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안 달아져 있어서 힘이 없던 진이였어요.
그런데 댓글이 안 달아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어느 분이 그러시길래. 다른 분들도 그러시는지!
으헝 진이는 마음이 아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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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태서씨 오늘 드라마 첫 촬영이니깐 떨지 말고 잘 하셔야 되요. 아셨죠?!"
"걱정마세요."
한태서라는 이름으로 최고의 연기자가 되겠다고 한 날부터 마음을 굳게 먹은 그였다.
오늘부터 촬영에 들어가기 시작한 건, 비연과는 다른 채널의 드라마였다.
비연은,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자신의 주가를 더욱더 올리고 있었다.
그런 비연의 모습을 볼 때마다 왜 그렇게 한쪽 가슴이 아픈지는
태서도 알길이 없었다.
"오늘 촬영한다더니 왜 이렇게 넋이 나가있어?! 첫 촬영이라 기뻐할 줄 알았는데?!"
"글쎄. 그냥 기분이 별로네."
"그건 그렇고, 그 손에 든 건 뭐야?!"
"......"
"이리 내놔봐. 쨔사!"
자신의 매니저형이 꼭꼭 숨겨놓듯이 뒤로 감춘 하얀 봉투를 낚아채간다.
그런 그의 모습에 태서는 인상을 찌푸렸고, 대기실을 박차고 나갔다.
나가버린 태서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매니저는,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놈 어디 아퍼?! 왠 파스가 많아?! 아주 약국을 휩쓸어 왔고만?!"
꽝!!!!!!
순간 엄청난 소리와 함께 사라졌던 태서가 나타났고,
그와 동시에 놀란 눈으로 태서를 바라보는 매니저.
휙.
넋이 나가있는 매니저를 틈타, 봉투를 빼앗아 든 태서.
"야!!임마!!너 어디 아퍼?! 왠 파스야?!"
"신경 꺼."
"얼씨구? 난 니 매니저거든?!"
"사적인 일이니까 신경끄라고."
탁.
냉정한 듯 내뱉고 나가는 태서
그런 태서를 보고서는 알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들썩이던 매니저는 태서가 나간 곳으로 빠져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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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J 이번주 최고의 시청률 프로그램은. 두구두구둥! 역시나 미씽유!!!!!!
역시나 은비연씨의 출연으로 첫회부터 현재 8회에 이르도록 한번도 일등을 놓친 적이 없네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52.9%의 시청률을 육박하며, 다른 드라마들과는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죠."
"그렇습니다. 물론 은비연씨의 연기도 연기지만, 미씽유라는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 연결 구조가
잘 짜여져 있다는 평이 대단하죠."
"네. 앞으로도 미씽유의 더욱더 발전을 기대하구요, 이번에 MBS 프로그램에 새로 시작되는,
황태자라는 드라마가 눈길을 끌고 있죠?!"
"네. 신인배우 한태서씨가 황태자로 출연하면서, 치열한 드라마 사이의 시청률 다툼이 예상됩니다."
"같은 시간에 SBJ 미씽유와, MBS 황태자의 방송이라. 과연 어떻게 될까요?!"
"글쎄요. 그건 시청자들만이 아시겠죠?! 그럼 오늘의 연예통신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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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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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
건방진 포즈로 쇼파에 누워서는 거칠게 리모콘을 이용해서 티비를 끄는 한 남자. 이하원.
그러더니만 잠을 자고 나왔는지 힘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비연을 바라본다.
"넌 지금 잠이 오냐?! 아무리 하루 휴가라지만 너무 한다?!"
"갑자기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건데?"
"이거 봐라 봐. 한태서가 MBS 드라마 황태자의 주인공이 되셨단다."
"......"
"이거 엄청난 라이벌이 되겠어?!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최고의 은비연이 한낯 한태서한테
밀릴 수도 있는 거잖아?!"
잔뜩 힘이 들어간 말로 비꼬기 시작하는 하원의 모습에
비연은 그저 한숨을 내쉴 뿐이다.
"하긴, 한태서라면 누구보다도 약한 은비연이였지."
"이하원. 비꼬지마."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이였으니 말이야."
"....."
"한태서 저 독한 놈이 무슨 꿍꿍이인지,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지?!"
"....."
"연기 하겠다고 한 날부터 난 알아챘어. 분명 널 밟고 올라갈 놈이야."
"....."
"은비연. 긴장 좀 해야겠어?"
".....뭘?"
"연기자로써든, 인간으로써든. 한태서를 이기기 위해서 말이야."
탁.
리모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서는 옷걸이에 걸려져 있는 외투 한개를 입고서는
천천히 비연을 지나쳐 걸어나가는 하원.
그런 하원을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는 비연이였다.
"니가 한태서를 이길 수 있는 방법."
"......"
"알려줄까?!"
"......뭐?!"
평소와는 달리 사뭇 진지해진 하원의 표정에서는 농담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저렇게 화난 얼굴로, 정색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이하원의 모습은
언제나 은비연을 긴장시켰다.
"내가 알려주면, 그대로 할 수 있어?!"
"......"
"할 수 있냐고 묻잖아."
"하원아 나는...."
"이하원."
"....?"
"이하원이 그 방법이야."
"........"
"바보."
딸깍. 쾅.
무언가 알지 못하는 말을 내뱉고서는 집을 나가버리는 하원.
아마 오늘은 돌아오지 않겠지, 아니, 며칠동안 다시는 웃는 얼굴로 찾아오지 않을 지도 몰라.
오래 걸리겠지. 하원이가, 무뇌아로 돌아오는 그 시간은.
하원이 나간 그 곳을 멍하니 바라보던 비연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는다.
"한태서를 이기는 방법이 이하원이라니, 바보는 너잖아."
..
.
..
- 난 싫어.
- 뭐가?!
- 그 이하원 자식말이야!!!!!!
- 왜 갑자기 소리는 지르고 그래!
- 은비연, 내가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 아오! 진짜 화나!!
- 왜 그러는데?!
- 그 놈!!!!이하원이라는 게 짜증나!
- 얼씨구? 왜 이래?
-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사귀는 걸 아는 유일한 녀석이 저 놈이라니!
- 그게 뭐 어때서?!
- 그..그게 뭐 어때서? 너 그게 남자친구 앞에서 할 소리냐!
- 왜?!
답답한 듯 태서는 가슴을 두번 쳐내더니 비연을 바라본다.
그러자 비연은 그런 태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똘망똘망한 눈만 꿈뻑일 뿐이다.
- 이하원 저 새끼 너 좋아하잖아!
- 응. 하원이 나 좋아해.
- 너 죽을래?!!!!
- 친구로써 좋아해.
- 뭐?
- 나도 하원이 너무 좋아해. 정말 은다한보다 더 좋아해.
- 너.
- 걱정마.
- 뭘?
- 이하원은 좋은데, 한태서는 사랑하니까.
- ......
- 우리 태서는 바보래요. 내가 하원이 좋다고 가버릴까봐 그래?!
- 아오 몰라!!!!!!!
- 바보. 한태서.
- 됐어. 하여간 이하원 옆에 있지마!! 둘이 있으면 내가 완전 방해꾼 같으니깐!
- 얼씨구?!
- 아오!!!!!!!!!!!!
한태서 나쁜 놈.
니가 하원이 그렇게 만들었잖아.
착하고 착한 하원이를, 나쁜 남자로 만들어버렸잖아.
..
.
..
.
.
.
.
며칠 후.
"오랜만이네요?!"
"그러게요 비연씨! 촬영 없는 동안 잘 지냈어요?!"
"뭐 저야 그럭저럭이요."
"에이~ 그렇지 않아보이는데요?! 녹초가 다 됐어요. 하긴, 채널 돌릴 때마다 비연씨가 있었으니
얼마나 바빴는지 알 수 있어요."
"시후씨도 그렇잖아요. 피식."
"황송합니다요."
미씽유 촬영이 있는 날로 오랜만에 시후를 만난 비연이였다.
시후는, 자신보다 2살이나 많은 사람이였는데도, 친구같고 편한 파트너였다.
어디 하나 빠질 곳 없이 완벽한 그런 배우였다.
"촬영 들어갈게요. 추우니깐 빨리 빨리 하고 끝냅시다! 화이팅!"
감독의 말과 함께 출연자들이 모두 자리로 돌아갔다.
오늘의 촬영분은 그랬다.
사랑하는 남자를 보내야만 하는 마음 아픈 여자.
그리고 그런 여자를 보내고 다른 여자에게 간 나쁜 남자.
그 둘이 서로 같은 시간에,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된다.
"기분 전환하자더니 온 곳이 여기야?! 에이 재미없다아?"
"그러게. 나 상당히 재미없는 여자다 그렇지?! 그래서 남자들이 다 나 싫다고 하는가보다."
"왜 갑자기 또 진지해져?! 어?! 민아(비연의 극중 이름) 너 우는거야?! 그런 거야?!"
"흑....흑....난 왜 항상 이럴까...응?...흑흑.....난 정말 모든 걸 다 줄만큼 사랑했는데, 왜....
.......흑흑.....그는 날 싫어하는 거지?! 흑......흑...."
"민아야..."
"흑......흑........."
민아(비연)이 울자, 그녀를 꼬옥 안아주며 토닥여 주는 친구.
그런 친구의 시야로, 누군가가 보인다.
"민아야!!저 새끼 아냐?! 저 새끼 맞지!!!!!!!"
"흑.....흑.....누..구?......!!!!!!!!!!!!!!!!!!!!!!!!!"
"저 새끼잖아!!!!!! 태후(시후)!!!!!!저 새끼 맞지!! 내가 죽여놔야 겠어!!!!"
"소하야. 그러지마. 응?! 그러지마...흑흑....."
태후(시후)를 죽이겠다며 벌떡 일어나는 그녀의 친구 소하.
그런 소하를 말리는 민아.
"어머?! 자기야 저기 봐. 피식. 여자가 남자한테 차이기라도 한건가?! 청승맞게."
".......그러게 말이다."
"뭐?! 야이새끼야!!!!!너 말 다했어?!!!!!우리 민아 이렇게 아프게 해놓고!!!!!!뭐?!!!!!!!!"
"어머. 태후씨 아는 사람이야?!"
"....."
"태후씨?!"
"모른다고는 못하겠지 이 쓰레기 같은 놈아!!!!!!아주!!!!!!!!!아작을 내버릴꺼야."
"소하야. 제발, 그러지마 응?!"
"태후씨이!! 아는 사람이냐구."
"그럴리가. 내가 저렇게 천한 여자들을 알리가 없잖아."
순간, 민아(비연)이 태후를 바라본다.
그러자 태후(시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민아(비연)를 한심하게 바라보고서는, 같이 온 여자와 돌아선다.
그와 동시에 그를 부르는 민아.
-10
"이봐. 최태후."
"........"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어머! 자기야 저 여자 봐. 화났나봐!!"
"뭐라고 했냐고!!!!"
"내가 뭐라고 했는데?!"
"피식. 몰라서 묻는거야?!"
"그렇다면?!"
쫘-악
순간 세트장에 정적이 흐르고, 손바닥이 얼얼한 비연이였지만 연기에 집중을 한다.
그와 동시에 뺨이 얼얼해진 시후는 아프지만 꾹 참는다.
"천한 여자라고 했니?! 니 입으로?"
"아-아. 그 것 때문에 내가 이런 취급을 받는건가?!"
"....뭐?"
"웃기는 군. 천한 여자를 천하다고 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됐다는 건데?!"
".......!!!!!"
"사랑에 목 메달아, 헤어진지가 몇주가 지났는데도 이러고 있는게 천하지 않으면 그게 뭐야?!"
"...!!!!"
"아주 안타까울 정도로, 불쌍한 여자야 넌."
"......입 다물어."
"..뭐?"
"입 다물라고!!!!!!!!!"
쫘-악.
한번 더 태후(시후)의 뺨을 날리는 민아(비연).
두 사람의 연기에 모든 사람들이 멈춰있는 듯이 빠져들어간다.
마치 진짜 사랑했던 연인이 헤어졌던 것 처럼...
리얼한 연기에 갈채를 보내주고 싶은 심정이였다.
"너한텐, 내가 그렇게 불쌍하게 하찮게 보였니?!"
"......"
"그럼 버리지 말지 그랬어?! 그렇게 믿고 있는 나!! 버리지 말지 그랬냐고!!!!!!!!!"
"....."
"적어도 니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선 안 되는 거였어. 뭐?! 천해?! 하?"
"...."
"잘 생각해 봐. 하찮고 불쌍한 게 누군지. 최태후. 니가 사랑이라는 걸 알긴 하니?!"
"....."
"하긴 너 같은 게 알리가 없지. 이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자식아."
".......말이라도 함부로 하는 거 아냐!"
"피식. 최태후. 니가 그랬지. 너에게 난, 그저 하찮은 여자라구."
"....."
"고맙다. 이제야 니 마음을 알겠네."
민아(비연)은 옷 매무새를 다듬으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태후(시후)를 바라보며
씽긋 웃어준다.
"이제 나에게도 너라는 녀석은, 그저 하찮은 남자야."
"....!!!"
"이런 거였구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
"그래. 사랑할 때와의 차이점. 사랑할 땐, 뭐든 감싸주고 싶었는데 이젠 아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있는 너. 최태후를 봐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네."
"......"
"나한테 맞아서 퉁퉁 부어오른 니 뺨도, 저 계집애 앞에서 나를 그렇게 하찮게 말해도,
아무리 싫다고 버리고 간다 해도, 이젠 아무렇지 않을 것 같네."
"......"
"그러네. 내가 이제 진짜 최태후 사랑하지 않네."
뚜벅 뚜벅.
몇 걸음 걸어가던 민아(비연)이 상체만 뒤로 돌리더니, 태후(시후)를 바라본다.
"그동안, 내 가슴 한쪽을 꽉 채워줘서 고마웠어.
이젠, 나에게도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게 해준 걸 일깨워 준 것두. 그럼 잘살아. 정말 끝이다.
안녕, 최태후.."
"컷!!!!!!"
컷 소리와 함께, 비연과 시후에게 스탭들이 붙기 시작한다.
다음 씬을 준비하게 위해 메이크업과, 헤어를 다듬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야. 아무리 봐도 두 사람은 천생연분이라니까! 이참에 스캔들 어때?!"
"감독님. 저는 은비연씨 이제 무서워요."
"응? 무슨 소리야?!"
"이거 봐요. 뺨이 아주 제대로 부었다니까요."
"으!! 어떻게요. 많이 아팠죠?!"
"그럼 안 아프겠어요?! 몰라요. 너무 아파서 이제 무섭기 까지 하다니까요!"
"시후씨는 엄살이 너무 심해서 탈이라니까! 많이 붓긴 했네. 은비연씨 파워가 장난이 아닌데?!"
"감독님까지 놀리시면 어떻게요!"
"피식. 이거 비연씨가 시후씨 거하게 쏴야할 것 같네. 안 그러고서는, 시후씨 삐돌이로 변할 것 같아."
"에?! 삐돌이요?!"
"몰랐어요?! 시후씨 완전 삐돌이잖아! 내가 시후씨랑 연기만 벌써 두작품째야. 완전 제대로 삐돌이!"
감독과 시후 사이에서 무언가 정(情)이 느껴진다.
그런 두 사람의 말과 행동에 비연은 피식 하고 웃더니
시후에게로 손을 내민다.
"스케줄 언제 비어요?! 내가 거하게 쏠게요!"
"진짜요?!!!! 은비연씨 진짜 거하게 쏘는 거예요?!"
"그래요. 물론 두 사람 모두 스케쥴 비는 날이요."
"야호!!!!!!!감독님 고마워요!!"
"시후씨야 말로, 나한테 거하게 쏴야 하겠는데?!"
"감독님도 참! 빨리 다음 촬영 들어가요! 아싸!!"
"시후씨! 다음씬은, 우울 그 자첸데!! 그렇게 좋아하면 어떻게!!!!!"
.
.
.
.
..
.
..
오랜만에 즐겁게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비연에게 드라마라는 것은 다른 활동보다도 더욱더 즐거웠다.
슬픈 장면에서는 마음껏 울 수 있고, 기쁜 장면에서는 마음껏 웃을 수 있고.
정해진 스케쥴에 맞춰, 자신의 생활이라고는 일체 찾아볼 수 없는 연예인의 직업으로
웃을 시간이, 울 시간 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자신의 앞에 있는 이 남자만 빼면 말이다.
"즐거워 보이는군."
"....."
"여기까지 왔는데 아는 척도 안 해줄 셈인가?!"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
"왜. 내가 은비연 사는 곳 조차도 모를까봐?!"
"한태서."
"들어갈까. 날이 좀 추운 것 같은데."
탁.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자신 앞에 서 있는 한태서를 보고
헛웃음이 나오는 비연이였다.
생각이 있는 남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이가 없는 행동이였다.
이 곳은,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신의 집이였다.
항상 파파라치들과, 기자들이 숨어서 비연의 사생활의 일부를 캐가기 위해 북적이는 이 곳에,
한태서가 당당하게 걸어들어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행동이였다.
그것도 말이 안 되는데, 더욱더 말이 안 되는 건.
"뭐해? 안 들어올꺼야?!"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빼앗아, 자기네 집 들어가듯 들어가서는
비연을 재촉하는 태서의 행동이였다.
"뭐하는 건데?"
"그렇게 계속 서 있을건가? 기자들 정보 제공에 힘쓰시겠다?"
"휴."
태서의 말에 집으로 들어온 비연은 문을 잠그고
신발을 벗은 후, 쇼파에 앉았다.
"이러는 니 행동 이해 안가는데, 설명 좀 해줄래. 한태서?"
"이해 할 것도, 설명할 것도 없어."
".....뭐?"
"난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
"한태서!!"
"보고싶었거든."
"......뭐?"
"......."
"한태서. 너!!!!"
"내가 너 보고싶어서 찾아왔다구. 왜 그것도 안돼?!"
"될리가 없잖아!!!!!!!!"
태서의 행동에 이제는 기가 차고 황당할 따름인 비연이였다.
이 남자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이러고 있는 거지?!
"상관없어. 된다 안된다는 내가 정해. 은비연이 정하는 건 하나도 없어."
"이봐. 한태서."
"왜?!"
뻔뻔스럽게 대답하는 태서가 너무나 밉다.
완전 한태서 페이스에 휘말려든 것 같은 생각에 비연은 어지러울 정도다.
"나가."
"....?"
"내 집에서 나가라고! 공연히 일 크게 만들지 말고 나가."
"글쎄. 내가 지금 여기서 나가게 되면, 일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은데."
"....뭐?!"
"내가 불렀거든. 기자들."
"....!!!!!!!!"
"은비연 집으로 정체 모를 한 남자가 출연할 테니까 잘 찍어가십시요. 그리고 널리 퍼트리십시요."
"제 정신이야?!!!!!!!!"
"그게 한태서라면, 더욱더 노력해주십시요."
"!!!!!!!!!"
태서는 비연을 바라봤다.
당황해서, 또는 너무 많이 추워서, 또는 너무 많이 더워서, 또는 놀라서, 또는.......
그 어떤 일에도 금새 흥분 잘하고, 금새 단순해지는 그런 여자가 너였지. 은비연.
그런 니가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화가 난 듯 보이는 못된 얼굴로 내게 소리를 지른다.
참 사랑스러웠지. 그 때의 너는,
.............
.......그런데 비연아.
지금은 그 때의 니가 아닌데도, 난 왜 이렇게 니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을까?
"농담이야. 그렇게 화낼 필요 없어."
"한태서 나 지금 너랑 농담할 기분 아니야!!"
"나 없는 동안 잘 지냈어?!"
"...........뭐?!"
"처음에 와서 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 그거였는데, 이제서야 묻네."
"....한태서."
"그냥 잘 지냈냐는 안부인사보다, 나 없는 동안 잘 지냈냐는 씁쓸한 인사를 먼저 하고 싶었었거든,
물론 대답은, NO이길 바랬고."
"너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야?!"
"난 말이지. 너 없는 동안 한번도 웃은 적이 없었다."
".......!!!!!"
"보고싶었어. 미치도록."
"한태서!!! 날 버린 건 너야. 잊었니?!"
"널 버리고 간 그 심정을 알아달라고 온 거 아니야."
태서의 말에 비연의 동공은 심하게 흔들린다.
이 남자가 하는 말을 들어선 안돼. 귀를 막아야 해.
이 남자의 흔들리는 눈을 봐서는 안돼. 눈을 감아야 해.
아무것도 들어서도, 보아서도 안돼. 그런데.......그런데.
"왜 울어."
"......."
"왜 우냐구. 바보같이."
"안 울어!"
"울잖아. 니 눈에서 눈물 떨어지잖아."
"안 운다고 하잖아!"
"억지부리지마. 강한 척도 하지마."
"......."
"한태서 앞에서, 은비연 강한척 하지 말라구."
"....너!!"
"내 앞에서 강한 척 하는 니 모습 보면, 그 동안 많이 힘들었다는 거 알게 돼. 그러면 그럴수록
내가 더 잔인하게 찢어져. 그러니까 그러지마."
"......."
"난 여전해. 니가 우는 거랑 삐져있는 게 아직도 제일 무서워."
"!!!!!!!!!!"
태서의 말에 옛시간의 기억들이 돌아오듯 그렇게 비연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 그 순간들을 지워버리며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대던 비연은 태서를 바라본다.
"이만 가줘."
"은비연."
"가라잖아!!!!너 보기 싫어! 한태서 너 보기 싫다구!!!"
"피식."
차갑게 웃던 태서가 비연을 바라보더니
무언가를 쇼파에 조용히 내려놓고서는 집을 나서려 걸어나간다.
"내일부터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 있을거야.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니가 사랑했던 한태서로
돌아온 거였으니까. 잊지마. 오늘 하루만은, 이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 한태서야."
"........"
"그러니까 내가 제일 사랑한 사람도 너 은비연이야."
"......."
"사랑해. 갈게."
탁.
닫혀버린 문과 동시에 떨어지는 비연의 눈물..
바보같은 남자. 바보같은 남자!!!!!!!!!!!!!!!!!!
차갑게 돌아설 땐 언제고 이제 돌아와선 이렇게 아프게 만드니.......
흑......바보. 바보.
.
..
.
..
.
.
.
"비연아! 은비연!!!!!!!!!"
"...으...음"
"어제 들어와서 아직까지 잔거야?! 어우! 얼마나 잤으면 눈이 이렇게 부어!"
"하린언니?!"
"멍청아 빨리 일어나. 우리 하린이 고생시키지 말고!"
"뭐야. 은다한도 왔어?!"
"이게 오빠한테 은다한이 뭐야!!은다한이!!!!"
"시끄러워 다한아!"
"네!"
"아주 아침부터 닭살을 떨어라 떨어! 언니 지금 몇시야?!"
"8시야. 얼른 일어나, 아침에 저번에 미뤄놨던 CF찍으러 가야 돼."
"알았어. 씻고나올게."
비연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그런 비연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다한.
그런 다한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 하린.
비연은 그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고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이거 뭐야?!"
"....뭐?!"
"왠 파스?!!!!!!"
"파스라니?!"
욕실로 들어가려던 발을 옮겨 다한의 목소리가 들리는 쇼파 앞까지 걸어온 비연.
다한의 들고 있는 하얀 봉투를 건내받아 열어보니
약국을 휩쓸어왔는지 수많은 파스들이 눈에 띈다.
"어디 아퍼?! 왠 파스가 이리 많아?!"
"글쎄. 어디서 났........"
알 수 없는 파스의 정체에 대해 생각해보던 비연이, 순간 어제의 한태서를 떠올렸다.
설마, 이 남자···
"왜 말을 하다 말아?!"
"......."
"은비연?!"
"잘됐네! 저번에 발 다쳤었잖아. 이거 붙이자!"
"......."
"야!은비연! 오빠 말을 먹어?! 아요! 이게!!!!"
"은다한. 저리 가."
"응. 하린아♡"
두 사람의 러브빔 모드 사이에서도 굴하지 않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비연.
이내 또 한번 어깨가 들썩인다.
"바보....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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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사랑에 미치다● 9-10
초절정진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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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1 02:0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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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흑흑..ㅜㅜ 슬퍼염..ㅜㅜ
넘잼있어여^^ 얼른 많이 써주세염
정말 재밌어요^^! 잘보고가요^^~~
ㅜㅜ 왜 헤어졌을까나?
ㅋㅋ 이제 댓글 달아지니까 힘내서 언능 언능 올려주세요 ㅋㅋ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