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진품 살바토르 문디
53년전 7만7000원에 팔린 이 그림…
"2000억원 넘는 다빈치 진품"
김재곤 기자 truman@chosun.com
조선일보 2011.07.04
경매 감정가로는 사상 최고… 지금껏 제자작품으로 알려져
지난 수백년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1958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약 7만7000원)에 팔렸던 그림 '살바토르 문디'(세계의 구세주)가 최근 전문가들 분석결과 다빈치가 그린 작품으로 판명됐다. 이 작품이 경매에 부쳐질 경우 최고 2억달러(약 2134억원)를 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주 미국에서 발간된 월간 아트뉴스 매거진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작품은 지난 2006년 소더비 경매에서 1억4000만달러에 거래된 미국 추상(抽象)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의 작품 '넘버5(No.5) 1948'이다.
▲ '살바토르 문디'… 오른손가락을 꼬아 축복을 기원하고 왼손으로는 구체(球體)를 감싸쥔 예수의 모습을 그린 그림‘살바토르 문디’(세계의 구세주). 이 작품은 지난 수세기 동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평가절하됐으나 최근 복원작업을 통해 다빈치가 그린 진품으로 판명되면서 진가(眞價)를 찾게 됐다.
/데일리메일 뉴시스예수의 모습을 목판 위에 유화(油畵)로 표현한 '살바토르 문디'는 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인 지오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가 그린 것으로 추정됐다. 원래 청교도혁명으로 처형된 영국의 찰스 1세가 소장하다 왕정 복고 후 아들인 찰스 2세가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동안 미술계에서 자취를 감췄었다. 결국 이 작품은 19세기에 영국의 수집가 프란시스 쿡경(卿)을 통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 1958년 경매에 부쳐져 45파운드에 팔렸다.
이 작품의 진가가 드러나게 된 것은 약 6년 전 이 작품을 공동으로 취득한 미국의 화상(畵商) 컨소시엄이 기울인 집요한 노력 덕분이다. 이들은 전문가들을 동원해 수세기 동안 이 그림에 얹힌 덧칠을 벗겨내는 등 복원작업을 거쳐 작품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놨다. 영국, 이탈리아, 미국의 르네상스 미술 전문가들이 최근 모여 과학적 기법 등을 동원해 감정한 결과 이 작품이 다빈치가 직접 그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복원작업에 참여했던 이탈리아 미술사학자 피에트로 마라니는 "살바토르 문디의 복원작업을 통해 예수가 입고 있던 옷의 경이로운 색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오는 11월 영국 런던의 국립미술관에서 열릴 다빈치전(展)에서 다른 60여점의 다빈치 그림과 함께 전시된 뒤 경매에 부쳐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