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란 무엇인가?
경북 의성군 봉양에 사는 프랑스 출신의 두봉 杜峰(본명 렌 뒤퐁) 주교는, 사제 서품을 받은 이듬해 한국에 온 뒤로, 한 번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반세기 이상을 한국인으로 살아온 “웃기는 괴짜 할아버지”다.
그는 한국인의 인정은 세계에 수출할 만한 가장 좋은 심리상품이라며 정(情) 문화를 극찬할 정도로 정에 반해 한국인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네 정에 빠져 한국에 뼈를 묻기를 소원한 외국인은 그 만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이라면 다 정이 있게 마련이다, 한국인의 정은 뭐가 어떻게 다르기에 이처럼 이방인들을 매료시키는 걸까.
물음으로 부터 시작해서, 끝나고 나면 이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우리네 정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이다. 정은 “한국인의 마음”이고, 한국인에게 정은 “그 몹쓸 사랑”이다.
영동지방 산불 후일담
어느 날 우연히 "미쓰 트롯" 이라는 프로를 보는데 마침 장윤정씨가 심사위원석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자꾸만 눈물을 훔치니,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유심히 보았다. 그날은 마침 장윤정의 묵은지 같은 친구 "김영"이란 무명가수가 2차 관문을 통과하려는 참이었다. 상대도 보통이 아니었다. 암만 봐도 우열을 가릴 수 없겠다 싶어 끝까지 보았다.
"김영"이란 가수의 절친 장윤정이 심사위원장(?)으로 앉아있으니, 우승은 따논 당상이나 다름없다. 지금 이순간이야 말로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찬스다. 지금 2차 경선만 통과하면 그 지긋지긋한 12년차 무명가수의 설움을 딛고 꿈의 스타가 될 수 있다.
이윽고 합격자 발표 시간이다. 비단 나 뿐 아니라 모든 시청자들도 마음속으로는 "김영"을 응원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눈에도 오랜 무명생활의 땟국이 켜켜이 보이기 때문이다.
장윤정은 한국최고의 가수이다. 하지만 또래인 그녀는 무명가수다. 온갖 천대를 받으며 지내온 그녀가 아닌가? 우리들은 속으로 "김영" "김영"을 부르며, 기왕에 김영이 가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뿐 이었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그렇게도 바라던 "김영"은 탈락하고 다른 가수가 합격한 것이다. 우리들의 기대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심사위원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5 : 5 로 나뉘었으니. 이젠 장윤정 손가락에 달려있다. 그런데 장윤정은 김영을 부등켜안고 울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부른 노래가 "우지마라 우지마~!"였다.
장윤정은 아무리 친구이지만 솔직히 실력이 안 되어 떨어뜨렸다고 했다.
무명 가수 김영은 영동지방 산불 피해자를 위해, 성금으로 300만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기부란 남는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도 빠듯할 터인데. 기라성 같은 가수들은 무얼 하나?
인간들의 사랑과 정과 인정
타임지에서 선정한 영어로 옮기기 가장 힘든 한국말이 ‘정’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 수궁이 간다. 영어 단어 중에 'empathy'라는 것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감정이입' '공감'으로 해석된다. 연민 동정 애정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정(情)'과는 가까우면서도 약간의 어감 차이가 있다. 그저 그냥 그런 '인정(人情)'쯤 이랄까.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empathy'를 국가별 순위로 따져봤다데 한국은 6위로 나왔다. 1위는 에콰도르,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 3위는 페루, 4위 덴마크, 5위 아랍에미리트, 7위는 미국, 8위는 대만, 9위는 코스타리카, 10위는 쿠웨이트였다.
63개국 10만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남들에 대한 연민, 다른 사람들의 시각도 배려해주는 성향 등을 측정하여 통계를 내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인정머리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조사해보니 국가 간에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남미의 에콰도르가 가장 인정이 많은 나라로 선정이 되었고, 미국은 간신히 7위, 영국은 아예 10위권 내에 들지도 못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가장 인정머리 없는 것으로 꼽혔고, 꼴찌에서 7개국은 동유럽 국가들이었다.
세계에서 태어나기 가장 좋은 나라, 80개를 발표했는데, 한국이 19위로, 이스라엘(20), 이탈리아(21), 일본(25위), 프랑스(26), 영국(27) 등을 앞서고 있다. 한국의 인구 절벽이라는 걱정스러운 와중에 그나마 다행이다.
그나저나 정(情)을 기준으로 한다면, 과연 한국이 6위가 아닌 1위가 되어야 한다. 아니야, 어쩌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지도 모른다. 정이란 무엇일까. 받는 걸까 주는 걸까. 받을 땐 꿈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 조용필의 노래 '정'이 그립다.
정(情) -조용필
정이란 무엇일까 받는 걸까 주는 걸까?
받을 땐 꿈 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
정을 쏟고 정에 울며
살아온 살아온 내 가슴에
오늘도 남모르게 무지개 뜨네 정을 쏟고
정에 울며 살아온 살아온 내 가슴에
오늘도 남모르게 무지개 뜨네
첫댓글 정(情)이란 무엇인가?
경북 의성군 봉양에 사는 프랑스 출신의 두봉 杜峰(본명 렌 뒤퐁) 주교는, 사제 서품을 받은 이듬해 한국에 온 뒤로, 한 번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반세기 이상을 한국인으로 살아온 “웃기는 괴짜 할아버지”다.
그는 한국인의 인정은 세계에 수출할 만한 가장 좋은 심리상품이라며 정(情) 문화를 극찬할 정도로 정에 반해 한국인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네 정에 빠져 한국에 뼈를 묻기를 소원한 외국인은 그 만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이라면 다 정이 있게 마련이다, 한국인의 정은 뭐가 어떻게 다르기에 이처럼 이방인들을 매료시키는 걸까.
물음으로 부터 시작해서, 끝나고 나면 이 물음은
장윤정은 한국최고의 가수이다. 하지만 또래인 그녀는 무명가수다. 온갖 천대를 받으며 지내온 그녀가 아닌가? 우리들은 속으로 "김영" "김영"을 부르며, 기왕에 김영이 가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뿐 이었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그렇게도 바라던 "김영"은 탈락하고 다른 가수가 합격한 것이다. 우리들의 기대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심사위원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5 : 5 로 나뉘었으니. 이젠 장윤정 손가락에 달려있다. 그런데 장윤정은 김영을 부등켜안고 울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부른 노래가 "우지마라 우지마~!"였다.
장윤정은 아무리 친구이지만 솔직히 실력이 안 되어 떨어뜨렸다고 했다.
무명 가수 김영은 영동지방 산불 피
인정머리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조사해보니 국가 간에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남미의 에콰도르가 가장 인정이 많은 나라로 선정이 되었고, 미국은 간신히 7위, 영국은 아예 10위권 내에 들지도 못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가장 인정머리 없는 것으로 꼽혔고, 꼴찌에서 7개국은 동유럽 국가들이었다.
세계에서 태어나기 가장 좋은 나라, 80개를 발표했는데, 한국이 19위로, 이스라엘(20), 이탈리아(21), 일본(25위), 프랑스(26), 영국(27) 등을 앞서고 있다. 한국의 인구 절벽이라는 걱정스러운 와중에 그나마 다행이다.
그나저나 정(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