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가 난다면 상대방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신경이 많이 쓰이게 된다. 식사를 한 후 양치질과 치실을 꼼꼼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입냄새가 많이 난다면, 혀를 닦는 습관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혀를 너무 강하게 닦아도, 혹은 닦지 않아도 입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혀 닦기를 통해 입냄새를 예방해보자.
올바른 방법으로 혀를 닦아야 구취를 줄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혀에 설태나 상처 생기면 구취 유발…헛구역질은 피해야
혀에는 미세한 돌기가 오돌토돌 돋아 있어,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그런 만큼 음식을 먹은 후에는 미세 돌기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운데, 이를 잘 닦아내지 않으면 혀에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 상피세포 등이 쌓이면서 흰색의 이물질이 끼게 된다. 흔히 ‘백태’ 또는 ‘설태’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설태가 많이 껴 있으면 구강 내 세균이 설태 속 단백질을 분해하는데, 이때 휘발성 황화합물이 발생하면서 불쾌한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설태를 제거하려고 혀를 너무 자주, 세게 문지르다 보면 혀 표면의 돌기가 깎이면서 혀에 상처가 나기 쉽다. 이 경우 세균에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면서 입냄새가 더욱 심해지기도 하고, 오히려 설태가 더욱 많이 생기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미세 돌기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혀의 가운데 부분은 원래도 옅은 흰색을 띠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설태로 오인해서 긁어내다 자칫 상처를 내거나 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간혹 백태를 꼼꼼하게 제거하기 위해 칫솔이나 혀클리너를 깊숙이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 이때 반사적으로 구역질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음식물이나 위산이 역류하면서 구토를 하거나 구취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한두 번 정도 헛구역질을 하고 위산이 역류하는 것은 건강상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잦다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지거나 치아가 위산에 의해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만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1~2회 부드럽게 혀 닦아야…상처 났다면 주의
그렇다면 올바른 혀 닦기 방법은 무엇일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혀를 닦을 때는 혀의 뿌리 부분인 뒤쪽에서 시작해 혀 끝부분인 앞쪽까지 부드럽게 3~4회 정도 닦아내면 된다. 힘을 세게 주고 혀를 긁어내듯이 닦으면 오히려 혀에 상처가 날 수 있는 만큼, 손에 힘을 풀고 가볍게 쓸어내는 것이 좋다. 혀를 닦는 횟수는 하루 1~2번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혀를 닦을 때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너무 깊게 닦아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때 칫솔보다는 혀클리너를 사용하는 것이 구역질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두꺼운 칫솔이 입천장을 자극할 때 구역질이 쉽게 발생하는데, 혀클리너는 칫솔보다 높이가 낮아 입천장 점막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미 혀에 상처가 난 상태라면 혀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하이닥 치과 상담의사 서준석 원장(서울에스치과의원)은 “혀에 상처가 나서 쓰라릴 때는 억지로 설태를 제거하지 말고, 혀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가글액과 칫솔질만으로 구강 내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칫솔질을 할 때도 가급적 상처를 건드리지 않아야 하며, 상처가 완전히 나은 후에 설태를 약한 힘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올바른 방법으로 혀를 잘 닦는데도 불구하고 설태가 많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구강칸디다증이나 구강건조증 등이 설태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 경우라면 평소 물을 자주 마셔 입안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양치질뿐만 아니라 꼼꼼히 치실을 하는 등 구강 내 이물질이 남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서준석 원장 (서울에스치과의원 치과 전문의)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