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명 아이비브릿지로 불리는 인텔의 3세대 코어 프로세서 i7/i5가 발표됐다. 2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샌디브릿지의 발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세대 교체다. 지난 1년간 인텔은 2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CPU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PC방을 비롯해 완제품 시장까지 온통 '코어 i' 시리즈의 물결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때문에 이번에 출시되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세대 프로세서로 쌓은 인텔의 시장 영향력을 이어가고, 데스크톱을 비롯해 날로 늘어가는 노트북 신규 구매자들에 대한 수요를 늘리기 위한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다. 과연 새롭게 선보인 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어떤 특징을 갖추고 있으며, 기존 2세대 프로세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살펴봤다.
- 틱-톡 전략에 따른 공정의 변화
인텔 프로세서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텔의 틱-톡(Tick-Tock) 전략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틱-톡 전략은 1년을 주기로 새로운 공정이 적용된 프로세서와 새로운 아키텍처로 만들어진 프로세서를 번갈아 가며 내놓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작년에 아키텍처가 바뀐 프로세서를 내놓았다면 올해는 공정이 바뀐 제품을 내놓고, 내년에 다시 아키텍처가 바뀐 제품을 내놓게 된다. 2010년에 출시됐던 1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45nm에서 32nm로 공정이 바뀌었고, 2011년에 출시된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공정은 그대로지만 아키텍처가 바뀌었다. 이번 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아키텍처는 샌디브릿지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공정이 22nm로 더 미세해졌다. 이른바 Tick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공정이 미세해짐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우선 전력과 발열이 줄어든다. 이미 이전 세대 제품도 전력과 발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3세대 제품은 이보다 더 낮은 소비전력과 발열로 가짐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 이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울트라북을 비롯한 차세대 노트북의 배터리 시간을 늘려주고, 발열을 줄여 더욱 슬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의 변화는 트라이게이트 (Tri-Gate) 3D 트랜지스터 (3-D Transistor) 기술의 도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텔은 45nm 공정의 코드명 펜린(Penryn) 프로세서부터 사용돼 왔던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High-K metal gate) 기술에서 한층 진일보 한 3D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했다. 인텔에 따르면 3D 트랜지스터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더욱 개선된다고 한다.
3세대 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 수는 14억개로 기존 2세대 제품의 9억 9500만개보다 약 50% 정도 늘었고, 다이사이즈는 160mm²로 기존의 216mm²보다 약 25% 정도 줄었다.
- GPU의 성능 증가 및 DX11 지원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가장 변화된 특징으로 GPU의 성능이 높아졌다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비브릿지는 CPU의 컴퓨팅 능력 증가보다 GPU의 성능 증가가 더욱 눈에 띄는 제품이다.
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GPU인 인텔 HD 그래픽스 2000과 3000보다 실행 유닛을 늘려 성능을 높인 HD 그래픽스 2500과 4000가 탑재됐다. 여기에는 상황에 따라 GPU의 작동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도 적용됐다. 이로써 3D 영상은 물론 게임에서도 더욱 개선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달 미국서 개최된 GDC2012에서 아이비브릿지의 내장 그래픽이 탑재된 노트북을 이용해 디아블로3를 시연하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DX11의 본격적인 지원과 퀵 싱크 비디오(Quick Sync Video) 기술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DX11 기반의 게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HD 그래픽스 2500과 4000이 DX11을 지원함에 따라 내장 그래픽으로도 실감나는 게임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고로 OpenGL은 3.1을 OpenCL은 1.1을 지원한다.
여기에 HD 영상을 빠르게 변환해주는 퀵 싱크 비디오 기술이 기존의 1.0에서 2.0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로써 영상 변환의 성능도 약 50% 정도 개선됐으며, 화질도 더 좋아졌다고 한다.
- 아이비브릿지 어떤 제품이 출시되나?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은 모두 14종으로 모바일 프로세서 5종과 데스크톱 프로세서 9종으로 구분된다. 모바일 프로세서 i7 라인업만 우선 출시되는데, 이중 가장 높은 성능을 내는 제품은 코어 i7 익스트림 에디션으로 3920XM이라는 모델명을 갖는다. 또한 하위 모델로 코어 i7 3820QM과 3720QM, 3612QM, 3610QM이 있다.
▲ 인텔 모바일용 프로세서 라인업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는 i7과 i5가 동시에 출시한다. 우선 i7 라인업에는 3770K와 3770이, 저전력 버전으로 3770T와 3770S가 있다. i5 라인업은 5종이다. 일반 버전으로 3570K와 3550, 3450이, 저전력 버전으로 3550S와 3450S가 있다.
▲ 인텔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라인업
▲ 인텔 데스크톱용 저전력 프로세서 라인업
인텔은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궁합을 맞추게 될 메인보드 칩셋도 발표했다. 총 8종으로 모바일 4종과 데스크톱 4종이다. 모바일 칩셋으로 HM77과 UM77, HM76, HM75가, 데스크톱 칩셋으로 Z77, Z75, H77, B75 등이 있다. 현재 7시리즈 메인보드는 이미 출시 중에 있으며, 프로세서는 4월 말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 1155 소켓을 사용하는데, 최근 출시된 7시리즈 메인보드 외 일부 H61 칩셋 제품에서도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