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꽃님달 열이레, 맑음
다섯 해째를 아직도 정리하지 못하고 맞이하는 세월호 문제를 다시 지켜보는 동안
천 개의 바람이라는 노래가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답은 뻔히 나와 있는데 그걸 직설법으로 말할 수 없는
정치 · 사회적 문제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다들 알고 있는데도 그걸 제도나 법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타 들어가는 사람들의 가슴
1500여 일을 아직도 그 날에 머물러 있을 사람들을 헤아리는 동안
그들에게, 그리고 세월호 문제가 말끔하게 풀리기를 바라는 우리들에게
물리적인 시간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
그래서 4월은 언제나 2014년 그 4월
종일 하늘을 바라보며 거기서
天地不仁(천지불인)이라는 말을 읽습니다.
하늘은 그 어떤 이에게 특별히 인자하기를 거절한다는 말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하늘에 빌 일이 아니라
그만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말로도 들립니다.
아침나절 책도 읽고 쉬기도 하다가
점심 먹고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고 여태껏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응봉이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그가 일하고 있는 곳은 한의원
그렇지만 제 병이 생겼을 때는 어쩔 수없이 양의사에게 갈 수밖에 없는
그리고 몸 안의 몇 군데 문제가 생겨
지금도 통원치료를 받고 있어 그것이 걱정인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한 며느리에게 보약을 해 주려고 들렀는데
안부도 묻고 보약 문제도 상의한 다음
차 한 잔 하고 돌아와 물가에 가서 앉았습니다.
고기는 한 마리도 낚지 못했지만
이곳은 지금까지 다녀 본 중에 가장 좋은 낚시터
해지는 모습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나오는 곳
더욱이 집에서 가까운 거리이며
오늘 해지는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서 앉아 있던 보람이 있었던 그런 자리였습니다.
늦게까지 앉아 있다 돌아왔지만 몸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는데
하루를 잠시 돌아보며 짓는 오늘의 이름
‘물리적 시간의 한계’라고 하고는
다시 또 내일을 내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