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비아의 연주
앙헬 로메로의 연주
안드레아 디에시의 연주
모짜르트는 짧은 생애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총 626개의 작품)
그중에 수많은 걸작들이 있지만 그의 오페라 '마적(말탄 도둑이 아니고 마술피리라는 뜻입니다.)은 아마도
그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미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마적'은
다른 오페라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레시타티브(서창)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라고
하면 서곡, 서창(레시타티브), 영창(아리아) 등으로 되어있고 막과 막 사이에 간주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중에 서창은 일반적인 대사를 곡조에 붙여서 노래하는 것이나 이것을 노래라고 보기는 가락이 좀 거시기(?)
합니다. 그러므로 극중의 대사는 거의 읊조리는 듯한 레시타티브로 이루어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아리아가
나오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아리아 제목인 '그대의 찬 손', '아! 그이인가!', '그리운 아버지여' 등은
정식으로 제목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니고 아리아의 첫 소절을 그냥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페라 마적은 이런 레시타티브가 없이 연극처럼 그냥 대사를 말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거의 모든 오페라가 아리아와 레시타티브로 나뉘는데 유독 마적만 레시타티브가 없는 것이죠. 이러한 유형의
오페라를 징슈필(Singspiel)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고쳐쓰면 Song Play 즉 노래연극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처음 마적을 구경가면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상연된 마적에서는 대사 부분을
그냥 우리말로 상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마적에는 주옥같은 아리아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유명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와 '나는야 새잡이' '파파게나, 파파게노' 등등..... 많은 아리아가
나오며 이중에 많은 곡들이 변주곡의 테마로 사용될 만큼 훌륭한 작품입니다.
Fernando Sor 라는 작곡가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음악애호가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클래식 기타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클래식 기타 전문의 작곡가입니다. 그를 일컬어 흔히 '기타의 모짜르트'
라고 부릅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모짜르트 마적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9 (Variation on the theme of
Mozart 'Zauber Flote') 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 변주곡을 들어보아도 도대체 마적의 어디에서 취한 주제
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 선배들에게 물어보아도 확실하게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심증이 가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주제가 약간 비슷할 뿐이지 같다고 보긴 어렵고... 아무튼
아직까지 수수께끼입니다.
그러나 원래 테마가 어떻든 이 변주곡은 기타곡중에서 손꼽는 명곡입니다. 기타의 전설의 명인인 세고비아의
연주를 마침 유튜브에서 구할 수 있어서 여러 형제, 자매님들과 같이 즐길 수 있게되었습니다. 세고비아의
연주와, 현대의 연주자인 앙헬 로메로 그리고 안드레아 디에시의 연주로 비교해서 감상해 보세요. 세고비아의
연주는 정식으로 연주회나 음반 취입을 위한 연주가 아니고 촬영을 위해 약식으로 연주한 듯 합니다. 그래서
서주 부분과 원래 도돌이표를 연주해야 하는 비교적 긴곡입니다만 연주시간이 상당히 짧습니다. 그렇지만
대가적인 풍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비디오라고 생각합니다. 두툼한 손으로 표정 변화와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연주하지만 곡조는 힘이 있고 무딘 것 같은 손끝은 전광석화와 같이 현을 튕겨냅니다. 세고비아의 정식음반을
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앙헬 로메로는 기타연주로 유명한 집안인 로메로 페밀리의 일원으로, 아버지인
셀레도니오와 페페, 셀린, 그리고 앙헬의 4 부자를 흔히 '로스 로메로스 (Los Romeros)'로 부릅니다. 로스
로메로스와 줄리안 브림, 존 윌리암스 등이 세고비아나 나르시소 예페스(영화 금지된 장난의 주제가 로망스의
연주로 유명합니다.) 의 뒤를 이은 현대의 거장들 입니다. 안드레아 디에시의 연주는 세고비아나 앙헬의 연주
보다는 곡을 지배하는 능력이 조금 못하지만 온 심혈을 기울여 정성껏 연주하는 것이 보입니다. 앙헬과 안드레아
의 연주는 작곡가인 Sor가 모짜르트의 테마 앞에 자신이 작곡한 서주부를 덧붙인 곡을 연주했기 때문에 연주시간
도 무척 깁니다. 클래식 기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줄 수 있는 명곡에 대한 명연주입니다. 즐감 하세요.
첫댓글 정말 무식한 얘기 한마디만 해도 될까요? 저는 기타로 이렇게 클래식을 연주하는 걸 몰랐네요....포핀스님 혹시 전공이 음악이세요? 넘 부러워요....음악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참 뭐가 틀려도 틀린거 같아요....왜!!!!!! 저는 뭐하나에 특별한 재능이 없는걸까요?
참 글고 음악 넘넘 좋아요....언제나 마음의 양식을 주시네요....
우왕~ 즐거이 들어주시니 제가 더 기쁘네요. ^^ 음악 전공은 아니공...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클래식기타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됐는데.. 그냥 좋더군요... 그때 그 느낌을 지금 홍한 분들과 나눌수 있어 넘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