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치료와 재활법️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꾸준한 재활로 일상 찾은 성영자씨
척추관 주변 황색인대 두꺼워져 신경 압박, 허리 펴기 힘들어…하반신 저림 증상 동반
인대 제거 수술 진행…재활로 적응 앞당겨
4주동안 하루 30분씩 가볍게 걷는 게 좋아
의료진과 상의해 신체에 맞는 방법 찾아야
충북 음성에 사는 성영자씨(82)는 20년 전 삐끗한 허리 때문에 오랜 시간 고생했다. 당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어야 했지만 쌓인 농사일 탓에 병원을 찾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최근에는 통증이 더 심해져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게 됐고, 다리부위에 저림 증상까지 나타났다. 결국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성씨는 “요추부 4번과 5번 사이에 심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해 치료가 시급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성씨처럼 심한 허리 통증을 앓고 있는데 이를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곤란하다. 통증 때문에 허리를 펴지 못하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면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관 주변 척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황색인대가 점차 두꺼워진다. 이때 인대가 척추관 안에 있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통증과 하반신 저림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퇴행성 질환이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172만71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기록했던 134만8965명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로 환자수는 매년 증가세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환자수가 142만2124명으로 전체 환자의 5분의 4가량을 차지했다.
성씨처럼 허리를 펴기가 어렵고, 하반신 쪽에 저림 증상까지 동반한 상태라면 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치료도 한층 복잡해지고, 완치 시간도 길어지기 마련이다.
치료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부터 시작한다. 촬영 결과 협착이 심하지 않고 증상도 가볍다면 물리치료나 신경주사·신경성형술 같은 보존적인 치료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협착 정도가 심하다면 발목 마비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신경을 압박하는 황색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성씨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수술이 잘됐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된다. 척추 수술은 재활치료와 꾸준한 관리도 중요하다. 재발을 막으려면 수술 후에 중장기적인 재활 계획을 세우고 척추 부위를 관리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장한진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은 “척추관협착증이 너무 오래 진행된 환자는 보통 척추선과 골반 각도가 틀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며 “수술로 교정한 허리와 골반 주위의 근육이 바뀐 뼈 모양에 익숙해지려면 재활치료를 꾸준하게 잘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복기에 따라 재활치료 형태도 달라진다. 수술 직후라면 부종·통증관리에 중점을 두고 수술 부위 상처 회복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수술 후 약 4주간은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걷기 등 주변 인대와 근육을 회복하는 기간으로 삼는 것이 좋다.
수술 부위 근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슬링운동 치료가 적합하다. 슬링운동이란 흔들리는 줄에 신체를 매달아 환자가 능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돕고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이 운동법은 ▲신체 불균형 교정 ▲수술 부위 유연성 향상 ▲다리 저림 완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회복속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걸을 때 시선을 바닥이 아닌 위쪽에 두는 것이 수술 부위에 부담을 덜 준다. 이밖에 통증 부위에 주기적으로 온찜질을 하거나, 베개를 무릎에 끼고 눕는 습관도 수술 부위에 피로감을 줄이는 방법으로 꼽힌다.
장 센터장은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재활치료를 찾으려면 의료진과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수술 이후 빠르게 회복하려면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충분한 재활치료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허리 근육이 약해지고, 재발 우려도 커진다”면서 “다만 자신의 체력과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재활치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하고 나서 체계적인 재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